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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87th] 영결식 도중에

레무이 2017. 3. 25. 20:54

아버지의 장례식 때의 이야기.



영결식 도중 마음 속으로 아버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아빠, 아직 하늘나라에 올라가지 않은거겠지. 여기 있다면 초를 흔들어 볼래?"


그러자 단상의 촛불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있던 위치와 초와의 거리는 3m 정도. 적어도 나는 바람같은 건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동안 초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알았어, 이제 됐어." 라고 마음 속에서 말씀드리자 흔들림은 그쳤다.



그리고 얼마동안 여러가지를 마음속으로 질문했다.


Yes라면 흔드는, No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같은 이야기도 했다.


그것도 매번 정확한 대답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저런걸 하고는, 이번에는 마음 속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지금까지의 일, 앞으로의 일, 여러 가지를 말했다.


마지막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린 순간, 갑자기 비가왔다. 그것도 상당한 장대비였다.


그리고 그 후에는 초는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때까지는 맑은 하늘이어서 비가 올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비는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끝나자마자 다시 훌륭할 정도로 맑을 때 까지. 약 30분 간 지독하게 내렸다.


계절은 7월. 소나기같은 짧은 비가 많은 시기였지만, 아침 10시 정도에 소나기는 드물다.


역시 아버지의 눈물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초가 흔들리지 않게 된 것은 성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무튼, 나는 오컬트 부정파지만··· 초도 비도 그저 우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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