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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93th] 행방 불명

레무이 2017. 3. 29. 21:12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또래의 사촌 2명과 언니와 숨바꼭질을 시작했습니다.


술래가 된 것은 한 살 아래의 사촌이었습니다.



할머니 댁에 갈 때마다 숨바꼭질 만 했기 때문에 들키지 않을만한 곳 (장롱 위의 골판지 안이나 현관 신발장 아래 등)은 과거에 숨은적이 있었으므로, 숨을 곳이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숨는 일에 능하여, 가장 마지막까지 들키지 않았을 때가 많았기 때문에, 그날도 기합을 넣고 숨을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눈에 띈 곳은 불간의 벽장.



위쪽의 단에 올라서서 위를 바라보자 판이 몇 밀리 정도 어긋나있었습니다.




밀어 보니 분리되었기에 거기에 기어오르고 판을 되돌려놓고, 밖에서 새는 빛에 의지해서 근처를 둘러 보자,지붕 아래 공간이라기보다 터널 같은 긴 통로같은 모양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집은 길쭉한 단층집이었는데, 아무래도 집의 한쪽 끝부터 반대쪽 끝까지 연결 되어 있을 것 같은 정도의 통로입니다.





높이가 어른이 겨우 기어갈 수 있는 정도.



벽장 근처에 있으면 들킬거라고 생각한 나는 일단 그 통로를 따라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래된 집이므로 틈새도 많고, 캄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별로 두렵지도 않았고, 네발로 기어서 앞으로 나가아서는 곧 집의 가장자리까지 도착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천장 이랄까 기어가고 있던 바닥의 판이 부러지면서, 나는 그대로 머리부터 떨어져 버렸습니다.





떨어진 곳에는 낡고 케케묵은 이불이 많이 쌓여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부상은 없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할머니의 집에 이런 방은 없습니다.



위를 올려다 보니 내가 떨어진 곳은 보입니다만, 상당히 높았고, 어떻게봐도 단층의 1층 이라기보다는 지하입니다.


주변은 흙과 돌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오르기 위해 손으로 주변을 탐험했는데, 뭔가 스위치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눌러보니, 위에서부터 매달려있는 코드에 붙어있던 알 전구가 켜졌습니다.



밝아져서 주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벽에는 뻥 뚫린 가로로 긴 횡혈식 통로··· 일단 기어오르는 방법은 무리로 보였고,



이 통로를 따라가면 어딘가에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네 발로 기어 그 횡혈을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에는 아까있던 것 같은 이불이 깔려있는듯 합니다.


눅눅해서 기분이 나빴지만 점점 무서워졌기 때문에 계속해서 나아갔습니다.



이젠 전구의 빛도 닿지 않았습니다.



왠지 미묘하게 오르막이었고,


좀 힘들었지만 개의치않고 계속해서 나아가자, 갑자기 뭔가를 당했습니다.




얇은 합판 같은 것이 기대어져 있던 모양인데, 판이 쓰러지면서 구멍에서 간신히 탈출···


···한 것은 좋은데, 본적도 없는 방이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감옥이라고 해야할까, 나무 격자로 막혀있었고 출구로 보이는 곳에는 큰 자물쇠가 걸려있어서, 나갈 수 없었습니다.


두려움이 최고조에 도달한 나는 큰 소리로 울며 소리질렀습니다.


그러자 감옥?바깥의 외부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누구있니?"


"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왔어요! 도와주세요!"


"잠깐만 기다려!"



철컹철컹 소리가 나고, 감옥 밖 문이 열렸습니다.


어딘가 창고 안의 작은 방 같은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 열쇠가 없으니까. 조금 기다려 줘."



잠시 후 아저씨가 나타났습니다.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하면서도 열쇠를 빙글빙글 돌리거아 당기면서 열려고 했는데 열리지 않았고,


결국 도끼로 때려 부수어 구출되었습니다.



이름과 어디서 왔는지를 물어왔고, 할머니의 집에서 구멍을 통해서 어떻게된 일인지 여기로 나왔다는 것을 설명했더니, 아저씨가 할머니의 집까지 업어서 데려다 주었습니다.



집에서 놀던 아이가 아저씨에게 업혀 돌아온 나에 대해서,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놀라고 있었습니다.


내가 "이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어요."라고 설명하자, 이해할 수 없어 하면서도 싱글벙글 답례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 녀석이 어디선가 구멍을 꿇고 우리 창고에 들어갔다"는 말을 아저씨가 한 순간, 두 분은 갑자기 "나가라!"고 호통을 쳤고, 아저씨를 쫓아내어 돌려보냈습니다.



어쩐지 미안한 일을했다고 생각한 나는 할아버지에게



"불단의 방의 벽장에서 갔어. 구멍이 그 아저씨네 집까지 이어져있어서 마음대로 창고에 들어가 버린거니까, 아저씨는 나쁘지 않아."



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런 곳에서 저런 멀리까지 이어졌을리가 없다!"



라고 호통을 치시고는, 불간에 가서 천장을 많은 판을 못으로 엉망으로 붙여서 막아 버렸습니다.


다음부터는 무서워서 그 터널에 대한 이야기는 입에 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게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창고가 있던 집은 그 몇 달 전까지는 이웃과 왕래가 거의 없는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만, 죽은 후에 저를 도와 준 부부가 살았던 것 같고, 창고에 대한 것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는 벌써 돌아가셨고 할머니도 몇 년 전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그 집은 남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최근 부모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만, 그런 일은 모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건 뭐였을까요?



대량의 이불.


전구.


터널.



떠올리면 무언가 무서워져서 별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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