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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놀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시간도 늦었으니까 친구의 집에서 돌아오는 길,


이번 주 만화 아직 안읽었다는걸 기억해 내고, 편의점에 갔다.


가게에 손님은 나 혼자 뿐.


첫 번째 책을 손에 들고 문득 얼굴을 들자, 편의점 앞의 길을 하얀 우산 흰 옷을 입은 사람이 걷고 있었다.





이런 시간에 뭐하는거야 (나도 돌아 다니고 있지만)라고 생각하면서 책으로 눈을 떨어 뜨렸다.



첫 번째 책을 읽고는, 다음에 읽으려고 했던 책을 손에 들고 얼굴을 들어보니, 아까의 사람이 앞의 길을 걷고 있었다.


보도와 편의점 사이에는 주차 공간이 있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서 본 건 아니었지만,


외형도 걸음걸이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세상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두 번째 책도 읽은 다음에 방금 점원이 진열해 준 오늘 발매된 잡지를 손에 들고,


읽기 전에, 같은 자세로 오래 있었던 지친 어깨를 돌렸다.


그러자 또다시 앞의 길을 걷고있는 사람이···.



조금 전과 같은 하얀 우산을 쓴 사람.



기분이 이상했기 때문에, 그 후에는 창밖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만화에 집중했다.



다시 두 권 정도 읽고는, 낯 익은 점원과 조금 대화하고 먹을만한 것을 사서 밖으로 나왔다.


비는 이슬비가 되어 있었지만, 다시 세차게 내리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빨리 돌아 가려고 보도에 나온 순간 움찔했다.


20미터 정도 앞을 걷는 하얀 우산을 쓴 사람의 모습.


시골이라 그런지 이런 시간에 달리고있는 차는 거의 없었고, 가로등도 적었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벗어나면 주변은 대단히 어둡다.


그 탓에 불필요하게 음침해 보였다.



어쩐지 싫다··· 일부러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그래도 점점 거리가 좁혀 간다.



얼마나 걸음이 느린거야! 라고 생각했다.




앞을 걷는 하얀 우산 사람과의 거리가 3m 정도 되었고,


왠지 더 이상 접근 싶지 않았고, 추월하려는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얕은 생각이었지만 저 골목에서 꺾어주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그 골목으로 꺾어져 들어갔다.


다행이다! 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마음대로 상상했다는걸 미안해 하는 마음도 있었으므로, 그 사람의 뒷모습을 향해 가볍게 인사를 했다.




그 순간, 그 사람이 뭔가 말하는 것이 들렸다.




뭐지? 생각했지만, 이쪽을 향하지 않았기 때문에 혼잣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대로 걸어 다음 골목을 지나치던 중에, 왠지 오른쪽을 보았다.


골목 저 편에는 익숙한 주택가가 보였다. 하얀 우산을 쓰고 걷는 사람도 보였다.


평범하게 등골이 오싹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지만,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아까까지 내가 천천히 걷는데도 거리가 가까워질 정도로 그 사람은 굉장히 천천히 걷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지금은 굳이 말하자면 속보. 평소보다 조금 더 속도를 내어 성큼성큼 걷고있다.



그런데 상대도 한 골목 건너편의 길을 나란히 걷고있다.



뭔가 불쾌한 느낌이, 그것을 떨어내기 위해서.


우연인가, 아니면 이쪽을 의식하고 걷는 속도를 바꾸면서 놀고있는 미친사람같은 무언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번이나 골목을 가로 질러도 하얀 우산을 사람이 하나 건너편의 길을 걷고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걷는 속도를 빠르게하거나 느리게하거나해도 내가 골목을 가로지를 때 저쪽 사람도 가로질러 간다.



너무 무서워져서, 곁눈도 팔지 않고 거리까지 달렸다.


머릿속으로는 자신을 향해서,


이것은 단지 비가 조금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젖고싶지 않으니까 달리고있을 뿐이라고 되뇌었다.


대로까지 나오자, 역시 몇 대의 자동차가 달리고 있어서, 조금 안심했다.



길을 통과 할 때 오른쪽을 보았지만 사람의 그림자는 없었고,


그 이전에, 저쪽 골목에서는 큰길로 나와도 횡단 보도가 없으니까 건널 수 있을 리도 없다.


그래도 혹시나 큰길을 건너 첫 번째 골목을 가로지를 때 용기를 내어 오른쪽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었다.


그 다음 골목을 가로지르는 때에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 라고 침착성을 되찾고는 걷기를 계속했다.


이 골목에서 꺾으면 바로 집이라고, 평소대로 오른쪽으로 꺾었다.



안쪽 골목에서 하얀 우산을 쓴 사람이 나왔다.



에?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하얀 우산을 사람이 골목을 꺾어 이쪽으로 걸어왔다.



소름이 돋았다.



위험해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이미 지금까지 온 길을 달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을 정도로 전력으로 달려서, 하나 앞의 골목에서 꺾었다.


그런데 꺾여진 골목 안쪽 길에서 하얀 우산을 쓴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길의 한 가운데에서 그 자세 그대로 부자연스러운 느낌으로 빙글 하고 이쪽으로 돌아서는, 걸음을 진행시켜왔다.



모두 잠 들어 조용해하고 깜깜한 주택가 한 가운데에서, 길이 교차하는 부근에는 가로등이 있기 때문에,


하얀 우산과 흰 옷은 굉장히 명확하게 비쳤다.



심야이긴 하지만 큰소리가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 라는 느낌으로.


가지고 있던 우산도 편의점 봉투도 내팽겨치고 쏜살같이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달리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자고있는걸 깨워서 "지금부터 갈테니까 집에 들여달라."고 부탁했다.


몇 시간 전에 보낸 참인데도 친구는 OK 해줘서 다행이라고 서둘러서 달려갔는데, 길을 건너 편의점을 지나 도로를 횡단하고 돌자,


저 앞에서, 하얀 우산을 쓴 사람이 서있는 것이 보였다.


이때까지 와서는 '어째서?' 밖에 생각할 수 없었고, 골목을 꺾는것은 포기하고 그대로 다음 골목을 향해 달렸는데, 거기서도 하얀 우산을 쓴 사람이 안쪽 골목에서 나왔다.


이젠 싫다고 생각하면서 일단 길을 달리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수신이 아니라 부재중 전화 표시. 게다가 3건.


시간을 확인하자 이미 4시를 지나고 있었고,


내 생각에는 아직 10분 정도 지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미 1시간 가까이 지나고 있었다


이 길에서 나간 적이 없고, 그 이전에 꺾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거리를 벗어나지 않았는데.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마치 모르는 곳 같아서, 몹시 무서워졌다.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아직? 지금 어디? 안올거야?"라는 졸린 목소리가 전화에서 들려왔다.


"가고 싶지만 무리. 꺾을수가 없어. 꺾으려고 하면 먼저 하얀 우산의 무언가가 앞질러 있어!"


라고 제대로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말했고 친구는,


"무슨 말하고있는지 모르겠지만, 앞서온다면 쫓도록 만들면 좋지 않을까?"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들었는데도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았기에,


"어? 어? 뭐 무슨말인거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라고 대답한 것이 고작이었다.


강한 어조로 의미를 모르겠다는 나에게, 친구는 화 내지 않고 천천히 정중하게,



"일단 꺾고 싶은 방향과 반대로 꺾을 수 있지? 그러면 먼저 앞서서 나올거잖아?


그 다음엔 뒤에서 쫓기는 형태로 똑바로 길을 간다면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겠지?"



이젠 뭐든지 좋으니까 매달리고 싶은 마음으로 "알았어" 라고 말하고는, 친구 말대로 해 보았다.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했더니 정말로, 꺾자마자 하얀 우산을 쓴 사람이 나왔지만, 뒤돌아서 도망쳐도 쫓아오지는 않는다.


정확하게는,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는 있지만, 그건 내가 꺾을 모퉁이까지 오면 돌아간다.


하지만 또 다른 모퉁이나 골목으로 들어 가려고 할 때 그 앞의 길에서 나온다.



갈수있어! 생각하자마자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보오오, 오, 아," 같은, 목소리인데 말이 되지 않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느낌만으로, 아 저것이 말하고 있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더욱 다리에 힘을 넣고 달렸다.



마침내 친구의 집 근처까지 올 수 있었고, 전화로 말하자 집 앞까지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정말로 집 앞에서 기다려준 친구에게로 갔더니,


"흠뻑 젖었잖아 ㅋㅋ 우산 어떻게 했냐 ㅋㅋㅋㅋ"라고 웃어서 조금 안심했는데,


본 것을 설명하고 달려온 길의 끝을 함께 봐달라고 했다.


어둡고 멀었지만 분명히 저쪽의 사거리에 하얀 우산과 흰 옷을 입은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놀란 얼굴의 친구와 황급히 집으로 들어간 후, 조금 멀리서 낮은 사람의 목소리 같은 소리가 계속 들려왔고,


친구가 기르는 고양이가 창문과 현관쪽을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밝아지고 자동차 소리가 시끄러워진 무렵에는 어느새 목소리같은 소리, 기분나쁜 그건 사라져있었다.



그날에 불제로 유명한 신사에 둘이 가서 불제를 해달라고 헀는데,


비척비척거리는 신주가 말해주기를,


"잊어 버리는 편이 좋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많이 있고, 그것이 무엇인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라고만 설명해 주었다.




오탈자 투성이에 글 솜씨도 없으니, 더 요약 해봐! 라든지 생산적이지 못해!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도 한기가 멈추지 않는 경험이라서 냉정하게 쓸 수 없습니다.


이걸 읽은 사람이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는 친구의 말을 기억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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