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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29th] 아파트 1층에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4. 14. 12:53


실제로 겪었던 썰을 하나 풀어볼게.


내가 7살 쯤 되던 무렵에 부모님은 이혼하게 되었어.

엄마는 침실이 2개 있는 아파트에 살았고, 집에 내 방이 따로 있었지만 내가 엄마 집에서 머무를 때는 엄마 침대에서 같이 잤어.

집은 1층이었고 집 구조는 복도의 끝에 침실 2개가 서로 마주보는 형태였어.


그 일은 여름이 한창인 어느 밤에 일어났어.

여름이라 더워서 엄마는 엄마 방의 창문을 항상 열어 놓고 있었어. 

창문은 침대 머리맡의 바로 뒤에 위치해 있어.

없는 침대도 있겠지만, 엄마 침대는 머리맡에 나무판이 있는 거였고 그 머리판이 창문을 향해 있는거야.

그러니까 머리가 창문을 향해 뉘이고 자는 구조인거야.


나는 엄마랑 같이 엄마의 침대에서 자다가 한밤 중에 눈을 떴어.

그 상태에서 몸만 일으킨채로 그대로 앉아서 정면을 보니 우리집 고양이가 엄마 방의 문틀에 앉아 있는 게 보였어.

(엄마 방은 열려 있었고 그 너머로 내 방이 살짝 보였어.)


그런데 우리 고양이는 침대에서 항상 우리랑 같이 자는데 문틀에 앉아 있는 게 처음이라 이상했어.

고양이는 내가 쳐다보자 잠깐 쳐다보다가 이내 내 방으로 가더니 야옹하고 울었어.

나는 조용히 엄마를 깨웠고 엄마는 일어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

방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져서 엄마랑 나는 동시에 그 쪽을 쳐다보니 어떤 남자가 내 방안에 있었어.

그 남자는 내 방에서 나가려는 중이었고 집 구조적으로 우리한테는 그 모습이 보였어.


엄마는 놀랄 틈도 없이 순식간에 나를 집어서 창문 밖으로 내던졌어.(우리 집은 1층이라서 안전해.) 

엄마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반응을 했는지 놀랐어.

나를 던지고 엄마도 재빨리 나와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누가 들었는지 머지 않아 경찰이 왔어.


경찰이 와서 우리 집을 조사했지만 무단 침입한 흔적이 전혀 없는거야.

경찰이 왔을 때는 현관문이 열려 있어서 남자가 현관으로 도망쳤을 거라고 경찰들은 말했어.

이상한 것은 엄마가 그날 밤 도어체인과 잠금장치로 현관문을 확실히 잠궜다고 확신했어. 


그 동안 별다른 일이 없다가 1주일 후에 엄마가 부엌을 청소하던 중에 무언가를 발견했어.

부엌에 온수탱크가 들어있는 벽장에서 이름과 그림이 그려진 공책을 발견했어.

그 밖에는 우리 것이 아닌 장갑 한쌍과 껌종이를 발견했어.


한번 더 경찰을 불러서 그것들을 보여줬고 경찰은 그 남자가 그날 밤 우리가 다시 잠들 때까지 벽장에서 숨어 있었다고 추측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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