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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31th] 관광객용 호텔 터

레무이 2017. 4. 15. 02:45

나의 실제 경험입니다만,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4년 전 여름, 친구 N과 둘이서 차로 Y현의 캠프에 갔다.


남자 둘 뿐이기에, 이왕이면 본격적인 캠핑을 해보기로 해서, 어느정도 산속에 있는 강변에 텐트를 쳤다.


맑은 물이 흐르기에 물고기도 많이 잡힐 것 같아서, 둘이서 낚시를 하다가, 마찬가지로 낚시하러 온 현지인 아저씨와 사이가 좋아져,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잠시 후 아저씨는 거기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폐허로 보이는 건물을 가리키며


"저기는 얼마 전까지 관광객용 호텔이었는데, 


손님이 깔끔하게 끊겨서, 지금은 저렇게 되어버렸어.


그런데, 침대 같은건 그대로 내버려 둔 채라서, 이런 시즌이 되면 종종 젊은 커플이 야한거 하러 온다구.


차로 조금 올라가면 오토 캠핑장이 있으니까."



해가 질 무렵 그 아저씨는 돌아갔다.


우리들도 불을 피우고, 낚은 물고기와 마을에서 사온 불고기로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끝내고,


잠시 맥주를 마시면서 두서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24시 반을 조금 넘은 무렵이 되었고, N이 제안을 했다.


"저기, 낮에 아저씨가 말했던, 호텔 터. 좀 가보지 않을래?"


나는 순간, '남자 둘이서 그런 곳에 가서 뭘 하자는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N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곧 드러났다.


아저씨가 말했던, "이런 시즌이 되면 종종 야한거 하러 올라오는 젊은 커플이~"라는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런 일로 일부러 가자고 까지는 생각 하지 않겠지만, 이 때에는 약간 술도 들어가 있기도 하고, 음란한 마음이 움직여서,


"좋아 가자 가자. 운이 좋으면 훔쳐볼 수···"라고 하면서 차를 몰고 호텔 폐허로 향했다.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도보로 천천히 다가갔다.


가까이 갈수록 건물의 외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3 층의 비교적 작은 건물인데, 건물 주변에는 별빛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어둠 속에서, 시끄러운 벌레의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어쩐지 나와 N은 완전히 흥이 깨어져서 "왠지 우리들 바보 같네···"라고 이야기 하던 때,


멀리서 스커트를 입은 여자가 나타나 건물 외부에 설치된 비상 계단으로 보이는 것을 걸어서 올라갔다.


걸어서 올라갔다기 보다는, 에스컬레이터라도 타는 듯 스르륵 올라갔고, 바깥쪽 문 쪽에서 안쪽으로 사라져갔다.



우리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었는데,


N은 흥분한 목소리로 "야, 진짜로 볼 수 있겠어. 몰래 가서 보자구~"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 여자의 심상치 않은 낌새에 잔뜩 겁을 먹어서, "이제 돌아 가자..."라고 약한 소리를 했다.


그러나 N은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 비상 계단의 아래까지 갔다.



N이 먼저 계단을 올라가서 모습을 살피고는, 뭔가 재미있는 것을 볼 것 같으면, 계단 아래에서 대기하고있는 나에게 신호하고, 나도 그 뒤를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계단 아래까지 오자 나는 완전히 위축되어 버려서,


N의 떨면서 발소리를 죽이고 계단을 올라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 들어가는 입구에서 상황을 엿보는 N.


N은 이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목소리를 낮춰서,


"야. 어쩐지, 노란 가운 같은 것을 입은 놈이 저쪽 방에 보이는데. 뭐지?"


라고 하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라는 여기까지, 내 기억은 뚝 하고 끊어져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왠지 혼자서 강변의 텐트 안에 누워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나가서 보니, 자동차도 제대로 돌아와 있었다. N의 모습 만 눈에 띄지 않는다.


침착하게, 조금 전까지의 일을 정리하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N이 건물에 들어선 이후의 일이 생각 나지 않는다.


그렇다기보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기억이 사라져 있었다.


술을 마시긴 했지만, 기억이 사라질 정도로 마시지는 않았다. 우선, 그 앞 까지의 기억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시계를 보니 1시 20 분.


N은 어디로 갔는지도 알 수 없었고, 무서워서 잠도 이루지 못한 채 텐트 속에서 아침까지 떨고 있었다.



텐트 안에는 N의 짐이 그대로 남아있다.


나는 무서웠지만, 밝은 낮이라는걸 생각해서, 용기를 내어 어제의 호텔 터에 갔다.


하지만 황량한 상태의 건물 내부와 그 주변 어디에도 N의 모습은 없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없이 혼자 도쿄로 돌아왔다.



친구와 N의 집에도 연락했지만 어디에서도 N은 찾을 수 없었고, 결국 Y현의 경찰에 연락했다.


나도 경찰에게 상당한 질문을 받았지만 뭐라고 대답할 만한 것도 없었다.


아마도 경찰은 내가 N을 살해 한 것이 아니냐는 상황도 생각했겠지만, 증거같은 것도 아무것도 밝힐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N은 스스로 사라진 것으로 흐지부지하게 정리된 느낌으로 종결되어 버렸다.


그로부터 4년, 현재도 N은 사라진 그대로이다.



이 이야기를 읽는 여러분은 별로 무섭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한 나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올 듯한 정도로 끔찍한 사건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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