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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32th] 습기

레무이 2017. 4. 16. 16:21

대학 시절에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다.


별로 특별히 오래되지도, 신축인것도 아닌 보통 원룸.



2 년째의 겨울, 귀가 후의 습관으로, 나는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다.


그때 뭔가가 차가운 바람을 타고 두둥실 부유하며 들어온 것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기에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 방안이 비정상적으로 습기가 차오른 모양이 되었다.



1 년째의 겨울에는 그렇게 까지 되지 않았으며, 장마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는 아니라고 할 정도로 물기가 굉장했다.


현관에 있는 목재 신발장이 순식간에 곰팡이가 슬고 안쪽은 나우시카*의 썩은 바다같은 상황.


(*나우시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방 구석의 바닥과 벽은 아무리 주의하더라도 물방울이 맺히고 곰팡이가 생기게 되었다.


방 수리비 때문에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각오했다.


그 뿐만 아니라, 얹어서 더 내놔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침울했다.


또한 그 때부터 방에 나 이외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되었다.



청소 및 환기에는 꽤 착실한 사람이었고,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기 때문에 뭔가 영적인 현상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가난한 학생이기에 이사할 돈이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사는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왠지 일시적인 일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갑자기 시작된 것이니까 갑자기 끝나겠지, 정도.



그렇게 3 개월 정도 지나고, 조금 따뜻해졌네- 라고 생각하면서 창문을 열자


바깥에서 들어오는 바람과는 달리, 방안에서 뭔가가 가볍게 나갔다.


그 순간부터 왠지 방이 상쾌하고 넓어진 것 같았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얼마 뒤에 50만원 정도이지만 복권이 당첨되었다.


퇴거할 때 추가로 하우스 클리닝비 들어갔기 때문에, 본전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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