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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34th] 농가

레무이 2017. 4. 17. 10:15

형 부부의 형수님이 알려 준 이야기인데 괜찮을까?


형수님 (귀찮으니까 가명 K양)의 아버지는 옛날부터 농사를 하는 분인데,


농가는 어릴 때부터 일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자주 푸념을 했다.


그런 푸념하던 흐름에서 술김에 나온 이야기.



당시 K양은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 집의 일을 돕고 있었다.


K양의 아버지는 감자나 메밀이라거나, 심지어 와사비까지 여러가지 농사를 짓는 분이셨다.


그래서 딱히 수확하는 일에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고 (규격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기) 그 때문에 언제나 수작업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무농약으로 정성들여 키워낸 야채는 정말 맛있고 유명했다.



어느 날, K양 아버지의 형이 농사를 그만두면서 보유하던 토지의 일부를 맡겼다.


그럭저럭 넓이가 있었기에, 이전에 메밀을 재배한 땅이었으니 일단 감자를 심어 상태를 확인했다.


그 감자의 첫 수확을 할 때, K양이 직접 캐고있었는데 흥미로운 것이 나왔다.


보통 대단히 큰 감자 이야기가 있겠지만, 그건 사람 같은 감자를 캐내었다고.


그것도 사실적인 얼굴 생김새를 하고 있는데다가, 감자의 크기로 보면 크기도 크다.


이건 드물다고 생각해서 아버지께 보여드리면 "잘했구나-"라고 칭찬해 주었다고 한다.


그 고구마는 출하하지 않고 그날 버터 간장으로 구워 먹었는데, 아버지 땅의 감자보다 맛있지 않았다.


크게 자랐기도 하고, 작물을 키우기에 준비된 땅이 아니라는, 그런 것이라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었다.



그 후에도 몇 번 심어서 수확을 반복해보았지만, 반드시 커다랗고 사람 같은 감자가 수확되었다고 한다.


곰곰히 다시 떠올려보면, 항상 같은 장소에서 인면 감자가 발견되었다고.


다른 감자는 점점 맛있어졌는데, 그 감자만큼은 여전히 맛있지 않은 그대로.


그리고, 수확할 때마다 매번 식탁에 올려졌다. 그것이 K양이 고등학교 입시 쯤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K양 아버지의 형이 실종되면서, 인면 감자가 수확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맡아주고 있었던 땅의 작물들이 갑작스럽게도 흉작이 계속되었고, 결국은 황무지가 되어 버렸다.


K양의 아버지 왈 "땅에 뭔가 했었는지도 모르겠구나-"라고 하시며 크게 신경쓰지 않으셨다.


K양도 그렇게까지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찜찜함을 남기는 사건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뭔지 모를 땅같은 것에서 자란 야채를 먹고 있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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