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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비슷한 나이의 유령(아마도)을 만난 이야기.
우리집은 옛날부터 여름 방학에는 할머니 집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때도, 나, 누나, 부모님이 함께 할머니 집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증조 할아버지의 성묘를 가게 되었다.
묘지에 도착하여 모두들 무덤을 청소했다. 하지만 어렸던 나는 지루했다.
나는 묘지 주변을 탐험하러 가기로 했다.
시골의 묘지는 넓었기에 나는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갔다.
묘지에는 우리 가족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모양이었다.
국화 꽃과 주위의 대나무 숲을 바라보며 걷는 시골, 공기가 상쾌하구나 이라든지, 아이다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묘지 구석까지 갔을 때, 나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직경 4미터 정도의 원형의 공간이 있었고, 거기만 녹색의 울타리로 둘러싸여있는 것이었다.
울타리 안쪽은 대나무와 나무들이 덥수룩하게 자라 있었으며, 엉망으로 거칠게 관리되지 않아 있었다.
설명으로 알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묘지의 다른 부분은 보통의 땅인데, 그 원형 부분만 나무가 어지럽게 자라나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울타리의 틈새 한 곳에서 유난히 굵은가지가 하나 튀어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갈색 나뭇가지에 손을 대어 보자 묘하게 부드러운 느낌이 있었다.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썩은 팔이야"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당시의 나와 동갑 정도의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눈이 망가져 있었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오른쪽 눈이 하얗고 주변이 붉게 짓물러 있었다.
상당히 위축되었지만,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몰라서,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말한 것 같다.
"팔?"
"그래, 그건 팔이야. 시체의 일부가 튀어 나온거야."
조금 오싹했다.
"이게 시체라고?"
"그래."
"그러면- 이건 무덤이라는거야?"
"무덤이야"
"튀어나와 있으면 안되는 거잖아. 묻지 않으면 안되잖아."
"왜?"
그런 정도의 대화를 한 것 같다.
당시의 나는, 죽은 자를 무덤에 묻고 향을 올리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래서는 천국에 갈 수 없어!"
"천국이 아니야. 그는 지금 지옥에 있어. 몹시 괴로워한다구."
나는 점점 무서워 져서 가족의 곁으로 돌아왔다.
일단 할머니에게 여쭤보았지만, 이 주변에는 그런 아이가 살고있는 집은 없다고 한다.
없다고 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할머니 댁 주변은 진짜로 집 조차 거의 없는 시골이었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는 역시 유령이었던 것일까. 오른쪽 눈이 짓무른 묘지의 유령.
덧붙이자면, 그 때 이후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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