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th] 우미보우즈

우리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는 철이 들 무렵부터 배에 탔던, 태생부터 어부셨다.

오랫동안 바다에서 살아온 할아버지는 바다의 장점과 무서움을 잠들기 전에 자주 이야기로 들려주셨다.

그 중에는 "거대 상어와 7일 밤낮으로 싸운 일" 라든지, "회오리에 배가 빨려들어간 일" 등의 엉뚱한 에피소드도 있긴했지만,

어린 나에게는 술이 들어간 불그스름한 얼굴로 터무니없는 무용담을 말해주는 할아버지가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영웅 따위보다 훨씬 멋져 보였다.

그런 할아버지가 언젠가, 평소와는 달리 진지하고 무서운 얼굴을 하고 이야기 해주셨다.

할아버지가 동료들과 고기잡이에 나갔을 때, 갑자기 바다 한가운데에서 배가 뭔가에 부딪혀 좌초되었다고 한다.

해도에는 그 근처에 암초와 섬이 있다는 것은 쓰여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생각,

배 밑의 모습을 확인하려고 동료 1명이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그 결과,

무려 해수면이 허리까지 밖에 올라오지 않는 정도로 발이 바닥에 닿았다.

시험삼아 할아버지도 뛰어들어보니 수심 1m 근처에서 확실히 발로 바닥을 밟았다.

거기에서 주위를 돌아다녀 보았는데, 배에서 20m 이상 떨어져보아도 아직 끝이 아니었다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동료 한 사람이 물속에 잠수했는데, 적갈색의 울퉁불퉁 한 바닥을 봤다고 했다.

알려지지 않은 암초일까? → 이정도 바다의 깊이는 있을 수 없다.

고래의 시체 일까? → 너무나 크다.

그런 의견을 나누고 있는데, 동료 한 사람이 불쑥 말을 뱉었다.

"이건 '우미보우즈'라는 녀석 아닌가?"

"우미보우즈"

옛날부터 어부들이 두려워한 전설의 바다 괴물의 이름이다.

평상시라면 웃어 넘기는 그런 말도, 눈 앞에 현실을 둔 할아버지의 등골이 오싹했다고한다.

그 와중에 말을 꺼낸 녀석이 배의 뱃머리에 주저앉아, 일심불란하게 불경을 외우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와 다른 동료들도 그것을 따라서 전원 주저앉아 "난마이다부"라고 외웠다.

할아버지는 그 때 마음 속으로 "집에 가고 싶어. 살아 돌아가고 싶다."고 계속해서 빌었다.

그 염불이 효과가 있었는지, 잠시 후 쿠쿵! 하는 큰 진동이 배를 흔들었다 생각하자,

배를 좌초시킨 "무언가"는 흔적도없이 사라졌다한다.

공포에 사로 잡힌 할아버지와 동료들은 고기잡이를 그만두고 부리나케 항구로 돌아가 본 것을 모두에게 말했지만, 역시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고기잡이를 했지만 그 '뭔가'를 만난 것은 결국 그 때 뿐이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이런 말로 결론지었다.

"그게 뭐였는지 알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결국 포기했다. 그건 분명히 인간이 관여해선 안되는 것 일게야."

지금도 현역 어부인 할아버지는 고기잡이에 나서기 전에 반드시 불단과 신단에 손을 모아 기원한다고 한다.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만선이기를, 다시는 그것을 만나지 않기를"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