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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것이다.
이것은 내가 최근에 경험한 이야기.
나는 그날 시내의 백화점으로 쇼핑을 갔다.
백화점이라고는 해도 대기업이 아니라 조금 오래되고 작은 백화점.
비가 내린 뒤의 평일 낮, 손님은 별로 없었다.
나는 5층에 있는 남성 잡화에서 물건을 산 뒤에 이제 돌아가려고 생각해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위에서 내려온 엘리베이터에는 2명의 손님이 타고 있었다. 덧붙여서 엘리베이터 걸 같은 세련된 그런건 없었다.
4층에 도착한 손님은 2명 모두 내렸다. 엘리베이터에는 나 홀로.
그대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3층을 지났을 때였다.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불빛도 사라졌다.
아무래도 정전인 모양이었다.
역시 초조했다. "우왓!"같은 말을 입 밖으로 말했었다.
아무도 듣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조금 있으면 바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불안했다.
어쨌든 이 엘리베이터에는 창문이 없다. 게다가 왜인지 비상등도 들어오지 않아서 완전히 깜깜했다. 이 낡은 백화점 자식.
어두웠기 때문에,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희미하게 밝아졌다. 어딘지 모르게 자리를 잡고 섰다.
엘리베이터의 안쪽에 서 있었던 나.
휴대폰을 바라보던 얼굴을 들어 무심코 문 쪽을 보았다.
엘리베이터 버튼의 반대 쪽 모퉁이에 누군가가 뒤돌아서 서 있었다.
보통 말하는 긴 머리에 소복을 입은···라는 것은 아니었다.
어두워서 색은 잘 모르겠는데, 원피스를 입은 숏컷의 여성이었다.
나 이외에 타고 있을리가 없는데 거기에 있었다.
나는 굳어졌다. 단 몇 초였겠지만, 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것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왠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마음 속으로 '부탁이니 뒤돌아 보지 말아 줘'라고 기원했다.
소리도 내지 말고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가만히 있어달라고 기도했다.
만일 저 녀석이 이쪽을 향하거나, 뭔가 무서운 목소리로 뭔가 말을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계속해서 비명을 지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 자신의 비명으로 미쳐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휴대폰을 잠궜다. 이제는 불빛이 무서웠다.
바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 불빛 탓에 그 녀석이 이쪽으로 돌아서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서서히 어둠에 눈이 익숙해졌다.
그 녀석은 여전히 모서리에 머리를 붙이는 모습으로 이쪽에 등을 돌리고 서있었다.
나는 가만히 굳어져 있었다.
식은 땀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그 녀석이 움직였다.
등을 돌린 채 버튼 쪽으로 움직여 갔다.
걷고있는 느낌이 아니었다. 미끄러지듯 소리없이 움직였다.
나는 어떻게 든 비명을 참았다. 소리를 삼켰다.
그 녀석은 조작 패널의 앞에 섰다.
나는 그때 덜덜 떨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안돼, 이제 한계다라고 생각했다.
그 녀석이 손을 들어 최상층의 버튼을 눌렀다.
어두웠을텐데도, 그 녀석의 손가락이 잘 보였다. 손톱이 벗겨져 너덜너덜한 손가락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뒤돌아서, 낮고,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몇 층에서 떨어질까요?"
시체의 얼굴.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나는 그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아니, 눈 따위 없었다. 검은 구멍을 보았다.
나는 한계에 다다랐다. 내 몸이 비명을 지르기 위하여 숨을 크게들이 마셨다.
자, 목청껏···하는 순간 확 불이 들어왔다.
엘리베이터의 작동 소리가났다.
안내방송 목소리가 들렸다.
"일시적인 정전으로 인해 고객은 큰 불편을···"
그 녀석은 사라져 있었다.
나는 무사히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나중에 옛날, 그 백화점 옥상에서 투신 자살을 한 여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오래된 건물에는 자주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믿었다.
나는 이제 그 백화점에 가지 않는다.
혼자서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는다.
이번처럼 무사히 끝날리가 없다.
그 얼굴 그 목소리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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