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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93rd] 못상

레무이 2017. 6. 8. 10:32

우리 병원의 카테터 실 (중증의 심장병 환자의 처치를 하는 곳)에는 못상 이라는 것이 나온다.


못상은 파란 물방울 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으며,


모습은 덥수룩한 머리의 중년이거나, 젊은 청년이거나, 마른 여자이기도 하는 등 다양하다.



공통점은


방 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것,


동일한 파자마를 입고 있는 것,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 것,


문득 눈치채면 나타나있고, 또 어느샌가 사라져있다.


나타나면 그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보인다.


못상이 나왔을 때, 처치 중인 환자는 나중에 반드시 사망.



사망한 환자의 처치 중에 모두 나타나는 건 아니고, 못상이 나타났을 때의 처치 환자는 반드시 죽는 것이다.



처치가 성공해도 왠지 경과가 나쁘게 흘러가 버린다.



상당히 오래 전 못상이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불제 같은 것을 여러 번 시도한 모양이지만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일년에 서너 번 밖에 나타나지 않지만, 우리 과의 교수진과 교직원 모두 알고있다.


처치 중 못상이 나와도 모두 반응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위축되는 것은 신입 간호사 정도.



젊은 의사의 경우에는 못상을 목격하면 매우 절망한다고 하지만, 부장선생님 만큼은 못상이 나와도 포기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못상의 모습을 목격했을 텐데도, 이 징크스를 믿지 않는다.


못상에게 찍혀버린 환자를 어떻게든 구해내려고 부장선생님은 계속해서 싸우는 것이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는 것 같다.


신입 기사가 방 바깥에서 찍었는데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았다.


기사는 나중에 선배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고 한다.



만지려고 했더니 사라졌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있다.


그렇다고 하지만, 항상 최소 인원으로 처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어서 못상이 나와도 솔직히 말해서 상관 할 수도 없다.


한번은 부장선생님이 기구를 던지는 것을 봤는데, 기구에 맞기 전에 스윽하고 사라졌다


그러고보니 못상이 사라진 순간을 본 것은 그 한번 뿐이다. 항상 어느샌가 없어져 있었으니.


하지만 그런 것을 할 수있는 것은 부장선생님 뿐, 못상에게는 연관되면 안된다. 화를 부를 만한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직원들 사이의 암묵적인 규칙이기에 관여하지 않도록 한다.



못상이 죽음을 부른다거나, 죽음이 못상을 부르는건지는 알 도리가 없다.




이걸 쓰다보니 귀신인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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