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th] 너, 누구냐

휴대폰으로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뚝하고 끊어져 버렸다.

어? 전파가 안닿는건가하는 생각을 했지만, 평범한 실외라서 그럴 일은 없을 터였다.

안테나 마크를 봐도 세개 떠있고. 어딘가 이상한 거라도 만졌던걸까? 해서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결국 특별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갸웃하고 재발신하려고 했더니, 반대로 전화가 걸려왔다.

친구의 번호였기 때문에 그쪽에서 다시 걸었구나, 했다.

"어이, 여보세요? 이상하게 끊어져버렸어···"

[전화 바꿨습니다. 담당의 M이라고 합니다.]

진짜로 뜬금없었다. 그리고, 바로 아, 장난치는건가... 생각했다

목소리도 그랬고. 무엇보다 번호가 같았기 때문에 잘못 받았을리가 없었다.

"···아, M씨입니까. 이 전에는 대단히 신세를 졌습니다. ○○상사의 ●●입니다."

장난스럽게 말해보았다. ●●라니 그게 누구냐고 생각하면서,

당연하지만 이름도 회사도 전부 거짓말.

[······ ●●씨 좋습니다. 저는 H입니다.]

여기부터 말하는 느낌이 달라졌다.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지만, 기계 같아졌다.

뭐야 이 녀석, 이상해. 나는 약간의 변화에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의 용건을 전했다.

"지금 어디야. 나 이제 약속 장소 도착했거든?"

[무슨 약속을 했습니까.]

"영화 말이야. 니가 초대 했잖아 ㅋㅋㅋ"

[···●● 씨. 오늘은 갈 수 없습니다.]

낮은 목소리였다. 그렇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친구의 목소리였다.

"아, 그래? ······일단 장난같은건 이제 그만해."

호흡 소리가 들렸다.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심호흡을 하는 것 같은.

스스스우우우하아아아아아.

이자식 심호흡 길구나-라고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점점 무서워져 왔다.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없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무서워진 것은 이때였다.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뭔가가 잘못 되었다.

"너 뭔가 이상해. 업무전화 연기하다가 이번엔 미친흉내야?"

그렇게 말하자마자 친구의 중얼거림이 딱 멈췄다. 또다시 심호흡을 하고있었다.

"뭐, 못 온다는건 알았으니까··· 다음에 같이 가자."

이제 됐으니 전화를 끊으려고 했는데.

[에르키키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타이이이-]

라는 의미모를 소리가 나고 전화가 끊어졌다.

게다가 그 때의 끊어지는 방법이 뭔가 평범하지 않았고,

보통 뚝-하는 느낌으로 끊어지는데, 이 때는 파직-! 하고 끊어졌다.

이거 진짜인가. 라고 현실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서웠다. 특히 마지막의 소리가.

그거 어쩌면 동물의 울음 소리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다.

적어도 친구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영화를 볼 생각도 들지 않아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무서워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두 개의 메일이 수신되어 있었다.

한 통은 친구로부터 "미안, 영화보러 못가게됐다. 왠지 통화가 끊겼는데. 누군가와 통화 중?"이라는 내용으로,

두 통째는 본 적 없는 주소로 부터 "같이 갑시다." 라고만 적혀 있었다.

첫 번째는 처음 통화가 갑자기 끊어진 조금 뒤에 보내져 온 것이고, 두 통째는 두 번째 통화가 끝난 직후에 보내진 메일이었다

그 모순을 알아차린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누구냐,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