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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06th] 나쁜친구 오우짱

레무이 2017. 6. 23. 21:17

내가 중학생 2 3 학년 때의 이야기.



그날 밤은 오우짱을 포함한 나쁜 친구들과 넷이서 근처 폐가에 가서 담력 시험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당시 나는 그 나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며 담배 피우거나 가벼운 절도를 하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불량배")



오우짱이 말한대로, 손전등 하나, 마일드 세븐도 하나 (ㅋㅋㅋ) 주머니에 찔러넣고서,


심야 11시경 가족에게 들키지 않도록 전등도 켜지 않고 몰래 현관에서 나오려고 했던 순간,


"부스럭"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고,


위축되어서 뒤를 돌아 보니, 우리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잠시 경직되어 있는데, 할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너는 가지 않는게 좋겠다."


"···네?"


가지 않는게 좋겠다라고는 말씀 하셨지만,


할아버지는 물론 우리 가족 중에서 지금 내가 어디에 가는지 따위를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할아버지는 "아직 나가지도 않았는데 눈이 떠지는구나. 가지말아라."고 말씀하셨다.


우와아······ 그 말씀을 듣고 단번에 심박수가 올라가는 나.


"으, 거짓말하지마··· 근데 할아버지, 내가 어디가는지는 알고있어?"


"모르겠다. 그렇지만 짐작은 가는구나"



그렇게 말씀하셔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조상이 영매사(?) 인 탓인지, 종종 나에게도 영감? 같은 건··· 아마도 있다.


(그래서 담력시험에 불리웠다는 것도 있다)



갑자기 안간다고 말하면 나중에 귀찮아져서, 그 자리에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현관의 검은 색의 전화가 울렸다.


당황해서 내가 전화를 받았더니 상대방은 오우짱이었다.


근처의 공중 전화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모양. (십여년 전 이니까, 휴대폰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마사야~ 아직 집에 있는 거야? 빨리 와라 여어~"


오우짱은 조금 화가 난 모양이었다.


"미안 미안, 조금 발이 묶여서. 곧 갈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봐."


하면서 옆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자 히죽 히죽 기색이 나쁘게 웃고 계셨다···


이럴 때의 싫은 예감은 적중하는 법이다.


확실히 할아버지는 뭔가 느끼고 계시는 모습.



불안해져서 다시 오우짱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오우짱?"


"·········"


"오우짱?? 지금 어디라고?"


"·········"


어라, 대답하지 않는건가, 반대로 방치 플레이인건가!?


순간, 나를 놀라게 하려는 연출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불러도 상대는 '응' 조차도 대답하지 않았다.


적당히 기분나빠져서,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이름을 불러 초대했구나"라고 하시며 발길을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눈이 떠진다니, 내가 뭔가 햬버렸나?


아직 가본 적도 없는 곳인데, 그런 이상한 인연이라니, 전혀 달갑지 않다.


일단은 가려고 하는 것 자체가 나쁘긴 하지만···.



단번에 공포가 밀려왔고, 전화 앞에 멍하니 서 있는데 또 치리리리리링!! 하고 벨이 울렸다.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더니 또 침묵.


확실히 말하지만, 함께 갈 친구들은 나에게 그런 장난같은거 할리가 없다. (고 생각한다).


오우짱은 현지에서 유명한 불량배라서 이성을 잃으면 걷잡을 수 없다는 정도로 무서운데,


그런 그에게 X(엑스)의 팬이라는 걸로 마음에 들었던 나에게, 장난따위 치는 놈은 없었다.


(가끔 있긴했지만 그런 놈들은 극진한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전화 너머에서는 신음 소리 같은게 아니라 정말로 침묵. 치-----익하는 소리 조차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전신의 모공이 열리는 것 같아졌고, 다시 전화를 끊었다.




또 전화가 울렸다.


나는 전화를 받지 않고 바로 수화기를 끊었다.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 내팽겨쳤다.





또한 전화벨이 울리고, 던지듯 끊는 일의 반복.






미치광이 처럼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




드디어 무서움에 휩싸인 나는 전화선을 빼버리고는 내 방으로 미친듯이 달렸다.


겁쟁이인 나는 그런 것을 목격하고 잠들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아침을 맞이했다.




다음날, 담력시험에 갈 수 없었던 것을 사과하러 오우짱의 집에 갔다.


묘하게도 오우짱은 화를 내지 않고 흔쾌히 맞아주었다.




"미안 오우짱, 어제 여러가지 있어 담력 시험에 갈 수 없었어···"




어색하게 내가 말하자, 오우짱은 내 어깨를 툭쳤다.



"아니, 사과는 괜찮아. 근데, 너 정말로 어제 오지 않았어?"



"어?"



질문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우짱이 어제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날 밤 오우짱 일행은 버려진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기다리다 지친 일행은 먼저 안으로 들어가자고 말하기 시작했고, 여분의 손전등으로 주위를 비추자,


바로 뒤에 내가 서있었다고 한다.



모두들


"너 임마! 완전 쫄았잖아!!"


라고 말하다가 바로 깨달았다고 한다.




나지만, 내가 아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것이지만, "절대로 아니야"라고나 할까... 아예 다른 사람.



가짜 나는 "미안 미안 ㅋㅋ"하며 웃고있다. (그 웃음이 무서웠다고 한다)


가짜 내가 "그럼, 들어가자구" 하며 폐가에 들어가도록 재촉하는 순간, 모두가 쏜살 같이 도망쳤다고 한다.



그 즉시 우리 집에 전화했지만 내가 전화선을 뺀 후 였기 때문에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이때 오우짱은 내가 죽은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물론 일행들이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그때의 딱 한번 뿐.


"여러번 전화를 건 기억은 없다"라는 것이다.




오우짱은 시종일관 웃으며, "좋은 경험시켜줬구만~"고 말했지만,



만약 그때 할아버지가 말리지 않았다면··· 생각이 들자, 나는 전혀 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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