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번역 괴담

[320th] 빛의 맹세

레무이 2017. 7. 7. 18:36

인근 영감이 있는 아주머니에게 여름 축제 때 들었던 이야기.


영감 아주머니에게 상담을 부탁해온 여성이 유치원 시절에 겪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나는 유치원 시절에 '빛의 맹세'라는 곡을 부른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빛의 맹세"가 무슨 노래 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유치원 시절의 노래 책에도 실려있지 않고,


인터넷 등으로도 다양하게 조사해 봤지만 그런 이름의 동요는 없었다.


곡명이 비슷한 노래를 몇몇 조사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도 멜로디가 달랐다.


"빛의 맹세"를 가르쳐 준 것은 내가 속해있던 튤립 반의 U 선생님이었다.


튤립 반에서는 매우 인기있는 노래였지만, 나에게는 뭔가 무서운 느낌이었던 곡이라서 별로 즐겨 부를수는 없었다···.


어떻게 무서웠는지는 뭐라고 말로 하기는 힘들지만, 어려운 가사와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음정의 멜로디가 싫었다.



그리고, 신경이 쓰이는 것도 한가지 체험한 적이 있다···.


튤립 반 전원이 가까운 신사의 숲으로 소풍을 갔을 때의 일이다.


U 선생님이 "자, 다들? 신사 앞으로 조금 모험하러 갑니다!" 라고 갑자기 말했던 것이다.




나는 짚으로 만든 인형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U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만든 인형인데, 튤립 반 아이들 모두 하나 씩 가지고 있었다.


덧붙여서, 이 소풍에서 성인은 U 선생님 밖에 없었다고 기억한다.


가지고 있는 앨범에도 이 소풍에 대한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신사에 도착했지만, U 선생님은 숲 속으로 점점 들어간다··· 아이들도 많이 힘들었다···


그 안쪽에는 시커먼 3그루의 나무가 있는 잡목림이 나왔다···.



U 선생님이 못과 망치를 배낭에서 꺼내고는,


"여러분! 인형을 나무에 붙여 드리세요!"


라고 말했다···



U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수많은 지푸라기 인형이 까만 나무에 매달려 갔다···


마지막에 모두 '빛의 맹세'를 불렀다···


부르면서 우는 녀석이나 뭔가에 떨면서 힘주어 눈을 감고있는 아이도 있었다···


이 노래는 불경을 거꾸로 재생한 듯한 섬뜩한 소리가 섞여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숲에서 나오자 벌써 하늘은 노을이 지고 있었다···


신사 옆에 있던 공원에 원아들을 모아서는,


"자! 이제 자유 시간이에요"


라고 U 선생님은 말했다.



그냥 잠시동안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며 놀고는 유치원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열이 나거나 손에 부상을 입거나 해서, 튤립 반의 몇몇이 유치원을 쉬었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며칠 후 열이 내려서 유치원에 가보니, U 선생님은 유치원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U 선생님은 어디계셔?" 라고, 나는 같은 반의 친구에게 U 선생님에 대해 물어봤지만, 모두 "모르겠다", "벌써 유치원을 그만뒀어"라고 말했다.


개중에는, 처음부터 "U 선생님 같은건 모른다"라는 아이도 있었다.


소풍갔던 일도 기억하는 아이는 소수였다.



U 선생님은 이젠 유치원을 그만둔걸까?


송별회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앨범도 U 선생님의 얼굴은 찍혀있지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입니다만, 그건은 평범한 소풍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유치원의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U 선생님은 어디 갔죠?"라고 물었습니다만, 이상한 얼굴을 할 뿐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어째서인지 유치원에서는 U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이네요?



어쨌든 U 선생님의 이름··· U는 "우데치기리"라고 하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인간의 이름이 아니잖아요?

'번역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322nd] 주운 휴대폰  (0) 2017.07.08
[321st] 중학교 때의 이야기  (0) 2017.07.08
[329th] 불투명한 얼굴  (0) 2017.07.07
[328th] 경찰관의 통한  (0) 2017.07.05
[327th] 웃어라!  (0) 2017.07.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