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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인지 뭔지 때문에, 5층 (6층 일지도)이상의 건물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으면 안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내가 전에 살던 고속도로변의 아파트에도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었다.
6층에 살던 내가 계단을 사용하는 일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없었다.
음, 아마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날마다 엘리베이터의 신세를 졌다.
계단을 내려간다면 몰라도 올라가는건 꽤나 힘드니까.
하지만 힘들다는걸 알고있더라도 지금의 나는 오직 계단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학의 강의가 없는 평일 낮 무렵, 나는 편의점에서 밥을 사오려고 방을 나왔다.
1층에 내려가면서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인 8층에 멈춰 있었고, 지금 분명히 사람이 타거나 내리는 중 같았다.
나는 아래쪽의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열린 엘리베이터 문 너머에는 중년의 아줌마가 한 명 있었다.
가끔 보는 사람 이었기 때문에, 아마 8층의 주민이었을 것이다.
가볍게 인사하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1층의 버튼이 이미 눌러져있다.
4층에서 한번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운송업자의 형이 탔다.
3명 모두 사이좋게 목적 층은 1층이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3층과 2층 사이에서 멈춰 버렸다.
잠시 가벼운 중력이 몸을 억눌러왔다.
나를 포함한 실내의 세 사람은 3명 서로를 쳐다 봤다.
뭐지.
고장인가.
정전은 아닌 것 같다.
엘리베이터의 불빛에는 이상이 없다.
"어떻게······ 된걸까요?"
나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아줌마도 운송업자도 고개를 갸웃.
잠시 기다려도 움직일 기색이 없다.
그런데 운송업자가 가장 먼저 행동했다.
그는 내선 버튼을 눌렀다.
응답이 없었다.
탄식하는 운송업자.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운송업자의 의문은 나의 의문이기도했다.
아마 숫자로 보면 대단한 시간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침묵은 3분에도 못 미치는 정도였을까.
그럼에도 그것은 막연한 불안과 초조함을 불러 일으키는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모두 안절부절하기 시작했을 무렵,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가동을 재개했다.
아줌마가 짧게,
"우왓"
나도 갑작스러웠던 만큼 조금 놀랐다.
그러나.
눌려져 있던 것은 1층의 버튼 뿐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래로 향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는 움직였다.
스윽하고 4층을지나 5층, 6층······ 7층에서 멈추고 확 문이 열렸다.
나는 의아해 열린 문을 쳐다보았다.
죄다, 무슨 일인거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서 이러는거지.
"어쩐지 불안정해보이니까."
아줌마가 엘리베이터를 내리면서 말했다.
"어쩐지 불안정해보이니까, 계단으로 내려가는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 뭐가 일어날지 모르고."
"그야 그렇네요."
하면 운송업자도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당연하다.
전부 아줌마 말 그대로이다.
지금은 운 좋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상태이지만, 다음엔 갇혀버린 통조림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잘못하면 오작동으로 인해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있다.
그런 일은 질색이다.
나도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생각은 없었기에, 두 사람과 함께 내리려고했다.
아니, 잠깐.
뭔가 이상한 느낌이.
엘리베이터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물론 아파트의 7층이다.
하지만······ 몹시 어둡다.
전등이 하나도 켜져있지 않다.
불빛이 없는 것이다.
통로의 안쪽은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 할 정도로 어둡다.
역시 정전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면, 엘리베이터만큼은 엉뚱하게도 불이 켜졌있다.
그렇다.
작동에 이상이 있다고는 해도, 엘리베이터는 일단은 가동하고있다.
정전은 아니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
위화감을 품고, 나는 문득 7층에서 보이는 외부의 광경에 눈을 가늘게 뜨고 보았다.
뭐야 이건.
하늘이 붉다.
아침노을? 석양인가?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아니다.
태양도 구름도 아무 것도 없는 하늘이었다.
왠지 오싹할 정도로 강렬한 빨강.
이번에는 시선을 땅으로 내려본다.
깜깜, 아니, 새까만 색이었다.
고속도로와 건물의 윤곽을 보여주는 실루엣.
그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전혀 불빛이 없다.
게다가 평소에는 지겨울 정도로 듣게되는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의 주행음이 전혀 없다.
침묵이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거기엔 움직이는 것이 전혀 없었다.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살아있는" 냄새가 눈앞의 풍경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하늘 만이 유난히 붉다.
빨간색과 검은색의 세계.
다시금 되돌아본다.
그런 가운데, 역시 엘리베이터 만은 여전히 환하게 불이 켜져있었다.
짧은시간 골똘히 생각하는 사이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혀버렸다.
기다려줘.
어떻게 하지.
내려야 하나?
아니면 여기 있어야 하는건가?
이번에는 특히 이상한 동작없이 엘리베이터는 얌전히 1층까지 직행했다.
열린 문 너머로는 항상 보던 1층이었다.
사람이 걷고 차가 달린다.
생활의 소리.
밖은 낮.
익숙한 일상.
안도했다.
이제 괜찮다.
나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마음이 진정되자, 그 두 사람이 걱정되었다.
나는 계단 앞에서 두 사람이 내려 오는 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아무도 내려 오지 않는다.
15분 정도 지나도 아무도 내려오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이정도까지 시간이 걸리는건 이상하다.
나는 뒤죽박죽인 심정으로 무서워졌다.
밖으로 나왔다.
왠지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 날 이후,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어도 탈 수 없는 체질이 되었다.
지금은 다른 아파트에 이사, 오르내릴 때에는 어디를 가더라도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
계단이라면 "이어져 있다" 그래서 저쪽 세계에 가버릴 염려는 없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다르다.
저것은 이계로 이어지는 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있다.
이젠 엘리베이터 따위는 절대로 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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