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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고 할까, 특이한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10월 초반인데, 치바현의 가모가와 근처의 작은 민박집에 묵었습니다.
오랜 친구가 그쪽에 친척을 통해서, 뭐랄까, 뭔가 맛있는 생선이라도 먹으면 좋겠다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민박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러 당장 욕탕으로.
온천은 아니었지만, 바다가 보이는 큰 노천탕도 나름대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목욕 후에는 기대하고 있던 저녁밥.
말로 들었던 대로 도미라든가 넙치(?)등의 후나모리(*)에 생선 조림에 덤의 맛있는 토속주로 완전히 기분.
(*후나모리: 배 모양의 그릇에 꾸며놓은 생선의 회, 튀김 등의 모듬)
그날 밤은 평소에 있었던 업무 피로로 일찍부터 잠들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민박의 검소한 아침을 먹고 근처를 어슬렁대다가, 숙소의 아저씨가 바다에 나간다고 해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자그마한 디카 한대를 챙겨서 선외기가 달린 작은 배에 탑승.
내해용의 작은 보트에 선외기가 달린 배입니다,
항구에 가까이에서 쓰일만한 배로 출항하여 20분이나 30분은 달린정도?
거리 감각이나 방향 감각이 둔한 편이라 어디까지 나갔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넘실대는 파도에, 일본이 보이기 않게 될 만한 정도의 근해였습니다.
바다 낚시용 낚시대를 꺼낸 아저씨는 한가롭게 실을 늘어뜨렸습니다.
느긋하게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큰 물고기가 걸렸습니다.
도미예요?라고 물었는데 아저씨는 중얼중얼 거려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뭐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안색을 바꾸고 낚시대를 버렸습니다.
무슨 일이세요?라고 물어보아도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꼬치꼬치 캐물어보자
"괜찮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앞으로 목소리를 내지 마, 절대로 내지 마라."
라고 소리치셨습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라서 좀 부루퉁한 상태로 먼 바다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뭔가 하얀 안개같은 것이 감돌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저씨는 나에게 들릴 정도로 화려하게 혀를 차고는, 빙글 하고 배의 방향을 틀어서 항구를 향해서, 선외기를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문득 깨닫고보니, 왠지 비릿한 냄새와 함께 끈적한 습기가 섞인 공기가 배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뭐야 이거? 라고 생각하며 아저씨를 보니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하는 제스처로 침묵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리라도 쫒아내는 모양으로 쉿 쉿! 하며 손사레를 치면서 앞을 바라보라고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는건가…라고 생각하고,
시키는 대로 앞을 향하고 배의 흔들림에 떨어지지 않도록 뱃전에 매달렸습니다.
파도를 맞으면 조그만 배는 크게 튀어 상하로 흔들렸습니다.
물 위의 속도 감각이 없으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달리는 배 위에서 받는 맞바람으로는 시속 20킬로정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아무튼 하나부터 열까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잠시 꼼짝않고 있으니, 뒤 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것도 저 멀리서 부르는 듯한....
"어이-! 어이-!"
그런 느낌으로.
뭐였지? 하고 돌아보자, 아저씨는 수건을 쓰고 귀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돌아보지 마라!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뭐, 그 시점에서 가벼운 사태가 아니라고 이해했습니다.
뱃전을 잡고 꼼짝도 않고 있었는데, 문득 주변을 눈치채면 좋았던 날씨가 쓱 흐려져서, 배의 주위에는 안개가 뒤덮이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시계가 흐려져갔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부르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 목소리는 부른다고 말하는 것보다도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가냘픈 목소리로도 들렸습니다.
가능한 한 무시하고 육지 쪽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안개가 점점 많아져서, 육지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넘실대는 파도 위에서 안개에 둘러싸이면 정말 아무것도 안보이더라구요.
몰아치는 눈보라로 인해 생기는 화이트 아웃과 같은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그러자 숙소의 아저씨가 배를 세웠습니다.
최 후미에 털썩앉아 염불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난만다부 난만다부?? (**)
(** 아마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너무나도 무서워서 뱃전에서 보기흉하게도 덜덜 떨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무섭다고 생각한 것은 2번째였을까요?
지리는 차원이 아니고, 이젠 정말로 바지 속에서 큰 것을 터뜨려버릴 기세였습니다.
얼마나 떨렸는지 모르겠지만, 아까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는,
"어이!"
부터 시작해서,
"기다려달라구!"
로 바뀌어있었고,
"도와줘- 두고가지 말아줘-"
그렇게 끝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 팟-하고 떠오른겁니다.
이건 도자에몽(***)의 목소리라고.
(***도자에몽: 물에 빠진 시체를 부르는 속어)
부끄러움도 체면도 없이 마구 떨고있는데 이번에는 뱃전을 누군가가 두드렸습니다.
탕 탕! 탕 탕!
오싹한 소리였습니다.
그리고 비린내는 여전히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파도가 높은 상태였지만 파도의 너울거림과는 다른 흔들림이 돌연히 배를 흔들어왔습니다.
쿠릉하고 흔들리는 느낌에 황급히 배에 매달리자, 나의 손가락 끝에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물컹하는 느낌의 감촉이 있었습니다.
민달팽이를 뭉개면 이런 느낌일까...하는 감촉에 무심코 "흐아악!"하고 소리를 내어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근처의 수면에서 철썩! 하는 소리가 난 것 같았습니다.
조심조심 바다쪽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러자, 거거의 파도 속에,
새하얀 사람이 서서 이쪽을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2층 건물에서 바로 밑에 있는 사람을 내려다 보는 느낌에다가.
밑에 있는 사람이 고개를 들어 바로 위를 향해서 올려다보는 그런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뻗는 느낌.
꼴사나운 이야기지만.
허리를 빠져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어 버렸습니다.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항구에서 아저씨가 걱정스럽게 내 볼을 짝짝 치고있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지금도 모릅니다만.
그때 뭔가를 뭉갰던 손가락에는 티눈이 생겼고, 그 티눈이 어느 정도 두꺼워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뾰롱하고 벗겨졌습니다.
그 티눈 껍질이 마치 비늘처럼 보인다고 하길래 의사한테 갔었는데, 원인불명이라는 말로 방치되었을 뿐입니다.
왠지 두서 없는 이야기라 죄송합니다만,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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