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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여름이었습니다.
제 할머니의 큰오빠인 T씨가 돌아가셨습니다.
T씨는 거의 만나보적도 없었지만, 여름방학이었기도 하고 부모님과 함께 장례식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T씨의 저택에 방문했습니다.
그곳은 모 현의 산속의 대자연에 둘러싸인 시골이었고, 저택이라고 부르기에 걸맞게 고풍스럽고 커다랬습니다.
부지 안에는 닭장이 있었고 많은 닭들이 사육되고 있었습니다.
T씨의 딸인 고모께서 판매할 수 없는 작은 달걀을 친척 아이들에게 주셨고, 어른들이 모이는 시간까지, 나는 아이들과 함께 그 달걀을 사용하여 소꿉놀이 같은걸 했습니다.
그러던 중 장례식이 시작되었고 난 발저림과 졸음과 싸우면서, 너무나 낯설기만 한 T씨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장례식도 차질없이 끝나고 부모와 친척의 아저씨 아줌마들은 맥주와 초밥을 둘러싸고는, T씨에 대한 추억과 아이들의 이야기, 잡담 등으로 고조되었고, 나도 아저씨들의 맥주를 따라주거나 했습니다.
이윽고 시골의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해질녘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문득 소변이 마려워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홀로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상당히 시골이었기도 해서, 화장실은 조금 특이한 모양이었습니다.
문을 열면 알전구 아래에 먼저 남자의 소변기가 있고 그리고 또 문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열면 이른바 쪼그려 앉아서 일을 보는 화변기가 안쪽에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는 처음 공간의 알전구 밖에 없고, 저는 두 번째로 이어지는 문을 연 채 화변기에서 볼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골의 여름 황혼무렵의 독특한 분위기와 낯선 목조 화장실에서 조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만, 콧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달래면서 볼일을 보고는 옷을 추스리고 돌아섰습니다.
그것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의 공간, 알전구 아래 흰 옷을 입고, 새까맣고 긴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은 여자의 뒷모습.
저는 공포로 몸이 저려오면서, 이상한 땀이 온몸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긴 것 같기도, 짧은 것 같기도.
여자의 머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던 내 귀에는
"그흐으으으으으으으으······"
하는 쉰 목소리 같은 것이 들려 왔습니다.
동시에, 나는 조금씩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려 갔습니다.
제 눈에 들어 온 것은, 이상할정도로 손톱이 긴 여성의 손등··· 그리고 발의··· 발가락···?
이쪽을 향하고 있어···!!
뒷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여자는 틀림없이 정면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머리를 모두 앞으로 늘어뜨려서 턱 언저리에서 하나로 묶고 있었습니다.
여자의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는데··· 보이지 않는데 보이고··· 보이지 않는데···
"히이이이··· 히이이이이이···"
저는 부들부들 떨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천천히 양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묶고있는 끈에 손을 걸려고 했습니다···
그 때 "덜컹"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휙···.
여자가 문쪽을 돌아보았고, 그리고 저는 기절했습니다.
눈을 떠 보니 나는 이불에 누워있었습니다.
부모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저를 살피고 계셨습니다.
"이상한 여자가 있었어요! 무서워··· 무서웠어요···."
또다시 울먹이는 저를 보고 두 분은 그래, 그래 하며 이해해주셨습니다.
아버지는 그 여자의 모습을 보지는 못하신 모양입니다.
조금 안정을 되찾은 제게, 고모는 한 권의 낡은 책자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것은 돌아가신 T 씨의 기록 같은 것이 었습니다.
그 중, 누르스름한 어느 페이지에 먹으로 그려진 그림은 내가 변소에서 본 여자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이런 무서운 것을 종종 보고 있었던 것 같아."
"이 기록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발견한것인데, 뭔지는 몰라도 대단히 두려워하셨나봐."
"그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니···."
그렇게 말한 고모는 눈물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 기록을 보면, T씨는 그 여자에 대해서 '뒷모습의 여자' (뒤 여자?) 라고 부르던 것 같았습니다.
닭의 사육에 대해, 숲에서 사냥과 같은 기록의 중간 중간에, 뒷모습의 여자에 대한 기록이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는 별로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써있었걸 기억합니다.
"뒷모습의 여자의 진정한 얼굴, 진정한 뒷모습, 그것이 눈에 들어오면 나는 죽을 것이다."
저는 뒷모습의 여자가 돌아보았던 그때, 여자의 뒤통수를 본 것 같기도 하고, 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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