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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지난해까지 치바현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서 거주했습니다.


우리가 그 아파트에서 이사하는 계기가 된 끔찍한 체험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던 곳은 30층 아파트의 29층이었는데,


2년 전 거기에 입주했던 초기에는 거실 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전망과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비해 확실히 넓어진 것까지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무렵부터 이상한 일들이 연속해서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두 딸들의 주변에서 일어났습니다.



어느 날 밤, 모두가 잠든 새벽 세시 정도 였을까, 큰딸이 우리 부부의 침실에 갑자기 와서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화장실에 할아버지가 있어···. 무표정으로 비쩍마른 할아버지가 있다고·······"



우리는 놀라서 곧바로 화장실로 보러갔습니다.


그러나 노인의 모습같은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 때 였습니다.


이번에는 작은 딸이 방에서 튀어나왔습니다.



"침대 옆에 할머니가 서 있었어···. 썩은 할머니가 서 있었어······"



"썩은 할머니?···."



우리는 바로 아이 방으로 가보았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나쁜 꿈이라도 꾼거야. 자, 방으로 돌아가서 어서 자렴."



그러나 아이들은 무서워하며 방에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그 날은 안방에서 함께 자게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아이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나와 아내에게,




"할아버지가 있었어·····"



"할머니가 있어······"




그렇게 호소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화장실이나 아이의 방을 조사해도 그런 노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계속된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와 아내는 딸들이 정신적으로 이상해진 것은 아닐까 걱정했고, 아는 정신과 의사와 상담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사춘기 이전의 여자아이에게 흔한 사례라고 하여, 잠시 상황을 보고 나서 결정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리고 며칠 후 이번에는 아내가 묘한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데, 옆의 벽을 사람의 그림자가 움직여 지나갔다고 합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수십 명의 그림자가, 그 모든 그림자들이 뼈와 피부 만 남은 노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그림자들은 바로 옆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뒤쪽의 벽에서부터 천장 쪽으로 계단을 올라가듯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나는 처음에는 아내도 정신이 이상해졌냐고 걱정했지만, 일단 정말로 그런 그림자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하려고 며칠 동안 부엌에서 벽을 관찰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앞에서는 그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3~4 일 후, 터무니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로 이런 일이 있었는지 스스로도 믿을 수 없을정도입니다.




심야의 두 시쯤이었습니다.




침대에 들어가려고 침실 불을 끄려고 할 때였습니다.


침실은 트윈베드인데 아내는 이미 침대의 안쪽에 누워있었습니다.




그 때, 아내의 침대 반대편 벽에 희미하게 노인의 그림자가 떠올라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너무 공포에 질려서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딸의 방에서 또다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서둘러 아내를 흔들어 깨웠고, 그림자에 대해서도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딸에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우선은 딸의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랬는데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작은 딸이 뼈같이 비쩍마른 노인에에 팔을 잡혀 벽으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정신없이 딸을 안아들고, 제쪽으로 끌어왔습니다.


그러자 보킷는 시든 가지가 부러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노인의 팔이 부러 저와 딸은 그 반동으로 반대편 벽쪽으로 지나갔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노인의 팔은 마치 모래처럼 무너져갔고, 재와 같은 것만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노인은 어디론가 사라져 없어져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무엇이며, 어째서 우리 집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조속히 밝혀내야겠다고 생각,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조사를 부탁했습니다.


풍수 전문가와 심령 능력자, 무속인 등 여러 사람에게 의뢰해보았지만, 결국 납득할 수 있는 이유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그런 괴현상을 참을 수 없어서 그 아파트를 나가기로 했습니다.




단, 영매 한 사람이, 이 집은 저승으로 이어지는 계단같은 통로가 지나간다고 말한 것이 지금에 와서는 매우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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