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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51st] 골목

레무이 2017. 7. 24. 03:49

중학생 일 때의 이야기.



밤 8시 정도에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어쩐지 뭔가가 이상했다.



몇번이나 다녀본 주택가가 분명한데, 기억에 없는 골목이 있었다.



어느 집과 집의 틈새에, 폭은 1m 정도.



어제까지는 단지 담장이 있었을 뿐인데.



뭐 얼마 먼 것도 아니고, 길 잃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호기심에 사로잡혀서 그 좁은 골목에 들어가보았다.



거기서부터 10걸음 정도 들어가다가 깨달았는데, 역시 뭔가 이상하다.



여름의 쓰레기장 같은 악취가 풍겨온다.



그리고 앞쪽에서,



"····· 아······ 게······ "



하는 사람의 목소리 같은 것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빛도 없이 캄캄해서, 점차 겁나왔는데, 아직은 호기심이 이기고있었기에 그대로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또 20걸음 정도 나아갔을 때, 내 주변의 어떤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그만큼이나 걸었다면 집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의 도로에 나왔을 거라는 것.



하지만 좌우의 담장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앞쪽을 눈여겨 봐도 나가는 길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과연 이건 뭔가 위험하다고 생각, 되돌아가려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랬더니 다섯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그림자가 있었다.



2m 정도의 커다란 남자.



거무죽죽한 코트를 입고 있고, 머리에 두건을 쓰고있는지 코 위쪽은 보이지 않는다.



손에는 손도끼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 녀석이 우두커니 서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심각한 두려움으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넋을 잃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아까부터 감돌고 있었던 악취도 그 녀석으로부터 풍기는 것 같았고, 코가 비뚤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보자 그 녀석의 입이 움직이고 있었다.



중얼중얼 뭔가 말하고 있었다.



"····· 아······ 게······ "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귀를 기울여보니,



".. 아아아아아 마.. 쿠케에에에아에 ······"



"마 .. 아아아 .. 아파아페헤케라에에헤 .."



의미 불명의 단어를 말하고 있었다.



그것도 외국어라는 느낌이 아니라 무작위로 정렬 된 카타카나를 낭독하고 있는 듯한 느낌.



이젠 너무나도 무서워서, 나는 울부 짖으면서 전력으로 달려서 도망쳤다.



그랬더니 그 녀석 나를 따라오는 것이다.



오른손의 손도끼를 머리위로 들어올리고는 달려온다.



"아아아에! 케헤후라헤어아우에! 쿠헤훼아아아아아에아!"



중얼중얼하던 목소리는 어느새 괴성으로 바뀌었다.



잡히면 죽는다! 라고 생각하면서 눈물과 콧물과 침으로 얼굴이 엉망이 되어서 정신없이 달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따라잡히지 않고 100m 도망쳤을까.



앞쪽에 골목의 출구로 보이는 틈이 보였다.



골목이 100m나 계속 되었다니 지금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것은 신경쓰지 못하고, 어쨌든 나는 출구를 향해 달렸다.



필사적으로 출구에 겨우 도달하자, 거기는 알고 있는 길이었다.



분명히, 골목 입구에서 100~150m 정도 앞쪽의 주택가.



위치적으로는 맞아 떨어졌다.



뒤를 돌아보면 골목 앞은 깜깜.



그 녀석도 사라져있었다.



멍하면서도 주위를 경계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한 나는 땀투성이에다가, 얼굴도 엉망이었다.



어머니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을 그대로 말씀드렸다.



뭐 당연히 믿어주지 않았고, 이 근처에 2m의 거인따위 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그 이후로도 그렇게 키 큰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 골목이 있었던 길은 절대로 지나가지 않도록 하고있다.



덧붙여서, 이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나는 키가 큰 남자를 엄청나게 기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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