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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61st] 폐가

레무이 2017. 8. 1. 01:28

내가 트럭 운전사를 하던 때의 이야기.



지도를 보며 달리고 있었는데, 내가 몰던 트럭이 들어갈 수 없는 높이의 터널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우회했다.




주변은 시골.



지도를 보니 우회한 길을 계속해서 달리면, 큰 지방도로가 나오게 되어있어서 그다지 걱정은 없었다.



그런데 어디를 어떻게 잘못들었는지 지방도로는 나오지 않았고, 다시 지도를 보아도 이상했다. 어디쯤이지?





밖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주위에는 폐가나 폐차가 드문 드문 보였다.



또한 울창하게 풀이 우거져 있었으며, 길을 물어보려고 해도 사람이 없었다.



도로 전방에 보니 아파트가 보여서, 거기서 U턴을 해서는 사람이 보이면 길이라도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정말로 사람이 있었다.



웬 백발의 할머니가 아파트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무섭구만~ 생각하면서도 트럭의 창문을 통해 길을 묻자 그냥 말없이 가리킬 뿐.



"정말로 그쪽이예요?" 하고 물어도 끄덕끄덕, 시종일관 바닥만 쳐다보면서.



그래서, 나는 가르쳐준대로 트럭을 몰았다.




나쁜 기분이 들었지만, 일단 달려보니 뭔가 건물이 세워져있는 광장이 나왔다.



···막 다른 골목이잖아.




트럭의 방향을 바꾸려고 핸들을 돌리자 갑자기 "파슥!" 하는 소리가...



"뭔가 밟았나?"라고 생각하고 손전등을 비춰봤지만 아무것도 밟지 않았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차에서 내려서는 손전등으로 건물을 비췄는데···



거긴 화재로 그을린 폐가였다.



차에 다시 타보니 시동이 꺼져있었고, 헤드라이트의 불빛은 켜진 채였다.



이상하네?




시동을 걸어도 엔진이 돌지 않는다.




그리고, 문득 앞을 봤는데,,,





아까의 할머니가 불빛의 끝에 서 있었다!!





당황해서는 계속해서 시동을 걸었고, 걸린 순간과 동시에 도망쳤다.



달리고 있는 도중에도 "쾅! 쿠쿵!"하고 차체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미칠것 같았고 전속력으로 달렸다.




중간에 아까의 아파트가 보였지만··· 유리는 깨져있었고 폐가처럼 보였다.



스쳐지나가듯 본 것이지만.



패닉 상태로 차를 몰다보니 원래 왔던 불빛이 있는 길이 나왔다.



지나가는 길에 술집이 보였는데, 영업 중이었기 때문에 길을 물어봤는데, 다른건 몰라도 술집 주인이 정말로 '인간'이어서 다행이었다.



술집 주인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이야기하자 아무래도 폐촌을 헤매고 있었다는 것 같다.



화재가 있던 건물은 지역 유지의 집이었던 모양이고, 상속자가 없었는데다가, 혼자 살던 할머니는 결국 화재로 불타 죽었다는 집이라고.



"그쪽은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아요."



라고 한다.



하지만 이상한 쪽으로 꺾어 들어갔던 기억이 없는데?



그리고 수수께끼인 것은··· 트럭의 섀시에 언제부터였는지 모르는 오래된 수건이 걸려 있었던 것.



그 후, 내가 업무 중 부상으로 입원했을 때 이웃 집이 화재로 불타버렸다.



그리고, 그 때 타고 있던 트럭이 입원 중에 방화되어 폐차되었다.



액막이 제사에는, 두말할 것 없이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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