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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30대 후반의 방구석폐인 남성과 그의 어머니까지 둘이서 살고있는 집이있다.
내가 이사 왔을 무렵엔 이미 집밖으로 안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남성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아주머니 쪽은 우리 어머니와 사이가 좋아서, 가끔 집으로 차를 마시러 온다.
품행이 좋은데다가 조용한 사람으로, 젊은 시절에 미인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알바하고 돌아왔더니 많은 이웃사람들이 그 집 앞에 모여 있었다.
그 집 아들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하고 어머니께 물으니,
"저쪽 아들, 오늘 아침 발을 부딪쳐서 발가락이 뽑혔대."
몇년이나 몇년 동안이나, 집에 틀어 박혀서 좋아하는 것만 먹다보니 어느새 당뇨병 발병.
그래도 병원에 가지않고 그냥 방치했더니 작은 상처인데도 단번에 괴저(*)가 되어버렸다고···
(*괴저 : 괴사의 일종, 조직이 건조되고 감염 등으로 2차적인 변화를 받아 외관이 눈에 띄게 변형되는 것)
그래도 끈질기게 방치해 놨다가 어딘가에 부딪친 타이밍에 뿅, 하고.
목욕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식사도 엄마에게만 맡기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여기까지 진행되었는데도 별로 불편함이 없었던 것 같다.
결국 발은 절단, 당뇨병 치료를 위해 얼마간 입원하기로.
하지만 발가락이 떨어질 정도로 썩었는데 통증이 없었을까.
인간이라는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절대 따라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리고,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인데 입원 소동 후, 그쪽 아주머니가 우리 어머니를 통해 우리 오빠에게 부탁을 해왔다.
긴급 입원이었기 때문에 아들의 PC도 켜져있는 채로 방치되어있다고.
아주머니 본인은 컴맹이라, 만약 고장이라도 내면 아들이 화를 낼거라고.
그래서 어떻게든 해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확실히 PC를 다뤄본 사람이 아니면 전원을 끄는 방법도 모를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오빠에게 다녀와달라고 했는데, 여동생(나)이 같이 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떼를 쓰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목욕도 안하는 남자의 방 따위 절대로 더러울게 분명해! 바퀴벌레 반드시 나올거라고! 무서우니까 함께 가야돼. 그리고 언제나처럼 바퀴벌레는 맡아줘!"
집에서 오빠와 아버지는 벌레 공포증, 해충퇴치는 나와 어머니가 담당하고 있다.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나도 귀찮을 일을 맡게되었다.
가보니 방은 상상했던 것보다 상태가 좋았다.
발 디딜 틈은 없지만, 만화나 에로 동인지가 대부분.
조금 음식물 쓰레기 냄새는 났지만, 음식물 쓰레기 자체는 널부러져있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우선 아주머니가 음식물 쓰레기만은 치워놓았다고 한다.
정리해가며 힘이 쭉 빠지는데, PC를 보자마자 무심코 오빠와 둘이서,
"우와아···"
라고 했다.
화면 보호기가 촉수 유녀 에로물이야!
그것도 어떤 의미에서 보더라도 진짜배기다 이거!
게다가 2ch를 한창 하던 중이었던 듯, 전용 브라우저가 켜져있었다.
읽어보면 꽤 【처참한】 수준의 여자학대 관련 내용.
보고있는 스레도 그런 것들만 잔뜩.
둘이서 이거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죽고싶을지도 ㅋㅋㅋ 라고 하고있는데, 문득 뒤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아래에 있었다고 생각한 아주머니가 뒤에 서 있었다···
가면같은 표정없는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들여다 볼 생각도, 웃을 생각도 들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 사과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무표정한 그대로 글을 가리키며
"그것을 쓴 건 그 아이?"
무심코 둘이서 수긍하자 가만히 화면을 바라보던 아주머니,
"이럴 거라고 생각은 했어··· 발이 썩을만큼 방에 있었으니···"
한심한 이야기이지만 이때의 아주머니, 진심으로 무서웠다.
둘이서 어떻게해서든 사과를 드리고는, 마구 PC를 종료한 다음 집으로 달려 돌아갔다.
그때 그 아주머니를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알바의 시간대를 늦추거나 친구의 아수라장 합숙 훈련에 함께가고, 가급적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고 했다.
어머니도 좀 어색해질까봐 그쪽 이야기는 하지마시라고 당부했다.
오빠도 잠시 친구의 집에 머물도록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한 달이 지났는데···
어제, 여름 코믹마켓이라는 아수라장에서 돌아왔더니 그 집은, 빈집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에게 물었더니, 이유가 있어서 갑자기 이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들과 딸에게도 안부 전해달라고 하면서, 굉장히 좋은 과자도 받았다. 그런데 병원에 있는 아는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아들은 아직도 입원중이라고 한다. 당분간 어머니가 문병을 안오니까 여러가지 힘들다고, 발에 장애가 있으니, 장애인 아파트라도 찾고 계시는 걸까. 퇴원하더라도 그 집은 생활하기 어려울테니까 말이야."
···아무래도 그게 아닐거라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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