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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2학년 10월경의 저녁, 친구의 집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미 그때는 주위가 어둑해서 발밑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익숙한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는데, 큰 소리로 누군가가 불렀다.
"어이, 못 움직이겠으니까 도와달라구."
어두운 가운데, 눈을 부릅뜨고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니 30세 정도의 형씨가 담벼락에 머리를 기댄 상태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 때,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몸통에서 머리까지 벽에 박혀있다고 할까···
하지만 그 모습이 바보같았기 때문에 웃으면서
"무슨 일입니까?"
라고 묻자, 아무래도 어떻겐가 끼어버려서 꼼짝도 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미안하지만, 내 손을 좀 잡아당겨 주쇼. 그러면 빠질 지도..."
"어떻게 이렇게 된겁니까? ㅋㅋ"
"사고라고나 할까···. 거기 내 오토바이 있잖소?"
남자의 시선 끝을 보니 오토바이가 널부러져 있었다.
"큰일이었네요. 다치셨다면 구급차 부를까요?"
내가 그렇게 말하면서 그 사람의 팔을 강하게 잡아당기자, 우지직 소리가 나며 벽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고맙소."라고 말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대로 쓰러지는 것이었다.
자세히, 그 사람을 보니 얼굴의 절반정도가 함몰되어 있었고, 몸통의 절반도 괴상한 모양으로 움푹패여있었다.
게다가 함몰되지 않은 쪽의 눈을 뜬 채로 죽어있었다.
이제, 경찰이라던가 뭐라던가가 오게되었고···
충격이었다.
조금 전까지 이야기했는데···
내가 본 것은 사람이 죽기 직전이었던 걸까.
아니면 이미 죽어 있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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