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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373rd] 뒷세계 금융업

레무이 2017. 8. 10. 20:50

몇 년 전의 이야기.



당시 사금융업계에서 일했는데 (뒷세계의) 어떤 해의 여름.



언제나처럼 빚독촉하려고 방문한 집에 부모는 도망쳐버렸고 아이만 2명 남아있었다.



7살, 5살. (*)


(* 일본은 만 나이를 쓰기 때문에, 원문에서는 5살, 3살)



나이 많은 쪽이 남자, 어린 쪽이 여자.



나는 아직 말단이라 업계의 형님들과는 달리 얼굴도 무섭지 않은모양이라, 집에 갔을 때 동생쪽과 친해지게 되었다.



너덜너덜한 옷에다가 목욕도 하지않는 모양새,



"언제부터 부모님 사라졌어?"



라고 물어보아도 대답도 하지 않는다.



"뭘 먹고 살았어?"



라고 물었더니, 큰아이가 동생을 부추겼다.



동생 쪽이



"이쪽···."



하며 손을 잡고 뒤뜰로 나를 데리고 갔다.



찢어진 철망을 지나서 나온 곳은 초등학교의 뒤뜰이었다.



"있잖아, 나, 이거 먹었어."



라면서 연못을 가리킨다.



나쁜 예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말이야, 그 연못에는 금붕어가 우글우글 헤엄치고 있었으니까···.



두명을 안고 집에 돌아가자, 테이블에는 작은 그릇과 밥공기.



"너희들··· 금붕어 먹고 있었니···"



라고 물었더니,



"···응"



엄청나게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나왔고, 나도, 그 자리에 있던 형님들도 울었다.



곧바로 형님이 많은 음식과 옷을 사왔다.



근처의 목욕탕에서 몸을 씻겨 주었다.



그 다음엔 우리들도 어쩔 방법은 없으니까, 시설에 연락을 넣었다.




시설에서 데려가던 날



"오빠, 고마워."



라고 말했다.



···전혀 고마운게 아니야-.



···우리들이 너희들의 부모를 매몰차게 몰아세웠던건데.




나를 포함한 몇명인가, 이후에 업계에서 손을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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