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가위 눌림에 관한 기억이 있다.



몇 년 전에 살았던 집이 훌륭하게도 흉가였다.


그래서 가위 눌림이 상당히 잦았다.


주로 가위에 눌리면 여자가 배 위에 올라타고 있다거나, 벽에서 손이 몇개나 뻗어나와서 쓰다듬거나 하는 그런 식이었다.



하지만 그 날은 달랐다.


어쩌다보니 가위에 눌린 나는 한시라도 빨리 잠이들기 위해서 발버둥쳤다.


여름인데도 차가워지는 (추위와는 다른 느낌) 방.


이대로는 또 곤욕을 당하고 만다.


초조해하는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창문이 딸깍 열렸다.


그리고 천천히 열리는 창문 유리.


들어온 것은 모르는 아저씨였다.



처음보는 캐릭터의 등장에 긴장하는 나.


그러나 몸은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떻게든 시선을 필사적으로 움직여서 아저씨를 관찰했다.



몸집이, 크다.


머리카락은 더벅머리에. 큐티클은 전혀 없음.


눈빛은, 뭔가 이상하다.


인상으로는, 육체파 노숙자.



어떻게든 거기까지 판단했을 때, 아저씨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어떤 무서운 일을 당하게 될 것인지 불안해 하는 나.



사냥감을 확인하려고 가까워진 아저씨의 손을 응시했다.


녹슬고 구부러진 톱‥. 열쇠따는 도구.




아저씨는 귀신이 아니라 강도였다.




그때만큼 기절하고싶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



친구가 데려온 고양이가 없었다면 정말로 죽은 채로 발견되었을거다.

'번역 괴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7th] 세 글자  (0) 2017.09.19
[416th] 어느 공동주택 이야기  (0) 2017.09.18
[414th]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0) 2017.09.17
[413rd] 기묘한 상담  (0) 2017.09.16
[412nd] 씌어있던 것은···?  (0) 2017.09.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