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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466th] 지옥 버스

레무이 2017. 11. 16. 21:28

초등학교 수학 여행에서의 일이었다.


우리는 목적지까지 직행으로 달리는 버스에 올라탔다.


친한 친구끼리 옆자리였다. 조금 심하게 들떠있는 친구가 난감했지만, 버스 여행은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1시간이 지났을 무렵, 야스카와는 아까까지의 텐션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조용했고, 뭔가 신묘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차멀미 나는거야?"


나는 물어 보았다.


"응, 조금 어지러워."


"선생님께 말할까?"


"아니, 괜찮아, 말하지 마."


"그래, 다시 기분 안좋아지면 말하자."


"응."


아무튼 녀석이 괜찮다고 말했으니까, 더이상 취할 방법은 없었다.


나도 녀석의 차멀미 때문에, 모처럼 즐거운 수학 여행을 망치고 싶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기에, 그녀석 내버려두고 친구들과 대화를 즐기고 있었다.



"선생님, 와다가 기분이 안좋대요."


갑자기 뒤쪽의 여자애들 자리에서 구토 경고가 선생님에게 보고 되었다.


경고 된 곳에서 선생님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괜찮아?"라는 상투적인 대사와 구토 봉투를 장착 한 구토용 양동이를 전달하는 정도다.



특기가 "구토 되돌리기"인 나로서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다.


옆의 야스카와까지 더해져 "연쇄 구토"라는 비상 사태에 돌입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와다는 차멀미에 견뎌내어 다행이었다!! 나는 감동했다!


그렇게 비상 사태는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버스는 예정대로 거침없이 달려서 고속도로에 돌입했다.


고속도로는 커브도 신호도 없기 때문에, 멀미가 악화되지 않는다.


나는 안도하며 친구들과의 시덥잖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




그때,


내 옆의 야스카와 폭탄이 불쑥 불꽃을 올렸다





"··· 똥 싸고 싶어."





···차 멀미가 아니었다.



녀석은 일심 불란하게도 당장 괄약근의 속박을 뿌리 치고 태어나려고 하는 "똥"과의 뜨거운 배틀을 고독하게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물론 버스에는 화장실이 없었고, 고속도로를 탔기 때문에 다음 휴게소까지는 요원한 일이었다.


"위험해? 선생님 부를까? "


"아니, 말하지 말아줘."


모기처럼 가냘픈 목소리로 녀석은 약하게 호소했다.



그렇다. 초등학생에게 '똥'이라는 행위는 무슬림이 돼지를 먹는데 비견될 정도의 금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녀석의 모습을보고 있으면, 그런걸 절대로 말할리 없다는걸 알 수 있었다.



"이대로는 '똥꼬맨'이나 '지려버렸맨'으로 전직해버릴 뿐이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녀석의 만류를 뿌리 치고 선생님에게,


"야스카와가 똥싸고 싶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라고 전했다.


일부러 선생님에게 접근하여 작은 목소리로 전한 것은 나 나름대로의 그녀석의 명예를 배려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런 나의 배려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야스카와, 참을 수 있겠니? 금방 쌀 것 같아? "



라면서, 버스 안에 울려 퍼질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야스카와의 원한어린 시선이 나에게 꽂힌다.



순식간에 차내에는 정적이 찾아왔고, 모두의 주의는


"똥을 지릴 듯한 야스카와"에게 쏠렸다.



선생님이 녀석의 옆자리로 이동했기 때문에 옆자리였던 나는 선생님의 자리로 이동할 수 있었다.



"폭발지역은 피했어! 해냈다!"



악랄하지만 나의 그 때의 솔직한 심경은 그렇다.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이었지만,


"야스카와가 똥을 참아낼 수 있기를"


라면서 기도하면 하나님께 혼날것 같아서 그만뒀다.


얌전히 사건의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선생님은 "참을 수 있니?" 아직도 묻고 있었다. 야스카와 군은 반쯤 울음 상태에서 대답하려 하지않는다.




나는 생각했다.


만약 "이제 참을 수 없습니다."라고 녀석이 대답한다면 선생님은 어떻게 할 것 인가.


그리고, 어린 내가 낸 최고의 답변은 "버스를 정차하고 길가에 똥을 싼다"는 것이었다.


그 이외의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도 있지만. 잇큐스님(*)도 이렇게 대답 할 것이다


(*잇큐: 일본의 지혜로운 스님)


베스트 아이디어를, 만약 그 때가되면 선생님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Time is come --- 그리고 때는 다가왔노라.





선생님의 "참을 수 있겠어?"의 물음에 결국 녀석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WARNING WARNING 폭발 초읽기 시작 승무원은 신속하게 대피하라"



긴급 콜이 뇌내에 울려 퍼진다.




그러나 우리에게 도망 갈 곳이란 없었다.




모세에게 매달리는 민초처럼 우리는 선생님의 결정을 기다렸다.


모세의 입에서 결단의 말이 토해져 나왔다.



"야스카와는 가장 앞자리로, 앞 좌석의 사람은 뒷좌석으로 이동해! "



의외의 모세의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자리를 이동하는게 어떤 해결이 되어줄까. 그러나 그 의문은 모세가 손에 집은 것에 의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모세의 손에 있던 것··· 그것은





"양동이"





그래, "구토 양동이"로 장착 완료된 그 양동이다.


과연 모세가 그 양동이를 무엇에 사용하려 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모세는 바다를 나누는 대신에 "구토 양동이"를 "똥 양동이"로 변신 시키려고 하는 것을.



모세의 인도하에 민족 대이동은 종료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다. 아니, 지옥은 지금부터다.


모두가 얼굴을 마주보았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다가오는 지옥의 시간을 모두가 최대의 정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맞이하고자 했다.



"삐뿡"



정적의 차안에서 마침내 사탄이 탄생했다. 악마의 어머니는 오열을 올리고 있었다.






"뿌쁫! 부빠빠빠빠빠빠!



부핏! 비삡! 삐삐부부붓!!



뿌챠챠챠챠챠챠챠챠챠챠ーーーー삐삡!!"




정말 사탄이 아닐까 싶은 우렁찬 외침을 들었다!!


우렁찬 포효와 함께 차안에는 지옥의 냄새가 만연!!



이 극한의 상황에 견디지 못하고, 타키가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그러자 거기에 이끌려 자제하고 있던 아이들도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부뿌비찌칫 부워어엌 빠빠뿟ーー 빠합 삐삐 푸륵푸륵푸륵 빠빳!



부빠빠빠빠푸륵푸륵푸륵 비치치푸치뿌뿌뿌ーーーー빠빠빵 뿌우욱"




사탄의 우렁찬 외침과 냄새와 어린 양들의 웃음으로 차안은 더더욱 지옥으로 변했다.




그 독기에 당한 것은 차멀미를 하던 와다였다.


마지막 보루인 구토 양동이는 이미 버스 전방에서 야스카와의 항문연금술에 의해 똥 양동이로 클래스 체인지했다.



참을 수 없게 된 와다 입에서 용해액이 힘차게 발사되었다.



정문의 늑대, 뒷문의 호랑이라는 말이 있지만,


"정문의 설사똥, 뒷문의 구토"


라는 것은 고대 중국의 문인조차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차안의 빌어먹을 악취와 구토의 악취가 섞이고, 설사똥의 발산 폭음과 마음으로 외치는 폭소가 들끓었다.


울어버린 여자아이와 구토 되돌리기를 하는 녀석들도 나타났다.




"프우웩느웩뿌부치칫 우-웨에에ーー뿌뿟부삣부삣 뿌아푸륵푸륵빠빳!



와하하하 그웨에에엑 하하 우웩우웨에엑 하하하하 우웩 푸륵푸륵 웩느웨엑 하하하 느으엑



푸륵푸륵 와하하하 느웩우웨엑 오웨엑 뿌뿡 우웩 하하하하 웨엑"





탈분, 구토, 오열, 폭소, 격취를 태운 지옥의 버스는 속도를 늦추는 일 없이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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