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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생 시절의 이야기.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언덕에 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그 언덕을 올라서 등교해야 했는데, 그 중간에 큰 나무가 있었다.


로프가 쳐져서, "출입 금지! 나무타기 금지!"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거의 발을 걸만한 곳도 없었고, 아무도 그런 까불이 짓은 안해, 라고 생각했다.



3학년 정도 무렵이었나, 하교 중에 우연히 나무를 올려다 보자 위쪽에 아이가 있었다.


아니다, 사람이 있었다기 보다는 아이의 그림자가 있었다.


나무의 꼭대기 근처, 조금 굵은 가지에 앉아있는 것 같은 그림자.


나는 잘못 봤겠지, 라고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 하교하는 중에도 역시 그 그림자는 있었다.


기분 탓이 아니라고 생각한 나는, 함께 하교하고 있었던 친구에게 물어 보았다.


나 "저 나무 위에 아이같은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아?"


친구의 대답은 "아무것도 없는데. 기분 탓이겠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귀가.


부모에게 말해도 믿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함께 하교했던 친구 A에게서 전화가.


A "오늘 나무에 대한 이야기 했었잖아? 그때는 말할 수 없었지만, 나도 봤어···"


하지만 아무리 서로 이야기해봐도 진상을 알 수 있을리가 없었다.



다음날 저녁, 하교하는 학생들도 없게 되었을 무렵, A와 둘이서 그 나무 근처까지 가보았다.


주위는 어둑했지만, 나무에 아이의 그림자는 짙어 명확하게 모양이 보였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왠지는 모르지만, 순식간에 등골에 한기가 올라와서 위험하다 싶었다.


옆을 보자 A는 그림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 "바보야! 돌아가자!"


반쯤은 질질 끌면서 함께 A의 집까지 갔고, 나도 귀가.



다음날 학교에 가자 A가 오지 않았다.


오늘은 쉰다고 했지만, 거의 쉬지 않던 A가?



하교 중에, 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무 위로 눈을 올렸다.


그림자는 없었다.



돌아 오는 길에 A의 집에 들러 보았지만, "열이 나서 만날 수 없다"며 A의 엄마가 말씀 하셨다.



3주 정도 A의 휴일은 이어졌다.


그동안 4, 5번 정도는 A의 집을 방문했던 것 같은데, A의 엄마는 항상 "열이 나서 자고 있으니까. 미안하구나." 밖에는 말하지 않았고 나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 그림자가 손을 흔든 날부터,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A의 전학이 알려졌다.


모두에게 인사도없이 갑자기 전학이라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어째서인지 아무도 모르고, 교사들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A와는 전혀 소식이 없다.


최근 들어, 옛날의 그곳에서 나무타기를 하다가 떨어져서 죽은 아이가 있었다고 들었다.


나무를 자르려고 해도 공사중 사고가 많다거나, 공사의 기구가 움직이지 않아서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A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A의 그 이후와, 관계가 있는지 여부조차.



아이의 그림자는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라던 것일까?


그때, 내가 만약 손을 흔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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