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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479th] 라이브 하우스에서

레무이 2017. 11. 26. 23:13

미리 써두는데, 나에게는 영감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이번에 처음 본거다.


내 사이트에 올릴까 생각했는데, 여기 자주오니까 익숙하기도 하고, 이야기의 흐름에도 맞으니까 여기에 쓴다.


길어질거라고 생각하지만, 흥미가 있으면 읽어보세요.



나는 도내에서 동료와 취미로 밴드 활동을 하고있다. 그냥 카피밴드(*)(하드락)이지만.


(*카피밴드: 유명 밴드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



특별히 손님을 모으고 돈을 번다던가···는 취향이 아니라서, 완전히 자기 만족으로 하는 카피밴드.


카피밴드 온리 이벤트 밖에는 나가지 않는다.



그런 느낌으로 지난달 (11월)에도 간단한 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고객에 섞여 이상한 아줌마가 있었다.


검은 부스스한 긴 머리에 피부가 나쁜, 눈 아래에 큰 기미가 있고, 입을 삐죽하게 ^ 자로 구부린,


건강하지 않아보이는 통통한 아줌마.



차례도 끝난 나는 다른 밴드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내 근처에 그 아줌마가 있었고, 뭔가 이야기하고 있었다.


좀 듣고 있으면, 이런 이야기였다.



"라이브 하우스를 시작하려고 하던 남편이 갑자기 병으로 지난 겨울에 사망했다.


도중에 죽은 남편의 조문으로 1주기 추모 행사를 자신이 개최한다.


밴드를 좋아했던 그가 좋아했으면 한다."



드물게 심지가 강한 사람 이구나. 나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 때 무심코 위를 올려다 보았다.


라이브 하우스라면 대체로 지하에 있기 때문에


천장에는 에어컨이나, 여러가지 파이프가 노출되어 있는 곳이 많다.


그 희고 굵은 파이프와 얇은 파이프의 틈새!!! 지금도 쓰면서 오싹한데.


거기서 난 얼굴을 보았다.


뭔가 글로 쓰면서도 기분이 이상하네···


검고 무표정한 입을 반쯤 열고있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으니까 얼굴 묘사는 여기까지만 합니다.


즉, 얼굴이었다.


맥주를 떨어뜨렸다. 아무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순간 연주가 시작된 소리에 정신이 팔렸다 싶었는데, 이젠 사라져 있었다.


눈을 뗀 것은 아니었는데···


바로 착각이라고, 그저 기분 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그 다음 주말에 밴드의 멤버 중 한 명을 만나 술을 마시던 때의 일.


(그와는 오래된 친구라서 곧잘 둘이서 마시러 간다)


문득 녀석의 입에서 회장에 있던 그 아줌마의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들과 같은 하드 록의 카피밴드 업계에서는 상당히 유명 인사였던 것 같고,


밴드와 라이브를 좋아하고, 아직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사방에 얼굴을 내민다는 모양이다.


(우리들의 라이브 날에도 딸이 왔었다는데, 나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조금 문제가 있어서, 음악을 좋아해서 라이브 하우스에 오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를 하는 인간 (밴드 맨)과의 친교를 목적으로 온다는 것이다.


밴드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밴드를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 녀석들도 많기 때문에, 손님을 냉대 취급하기는 힘들다.


이런 사람 만 있는건 아니지만.


그런 어쩔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자랑, 딸 자랑, 이런저런 자랑을 내세우기로 유명한 아줌마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말하기로는 이야기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이 내가 들은 남편 이야기였다.


병으로 죽은, 밴드를 좋아했던 남편.


사실은 이것이 완전히 거짓말이라는데, 사실은 병이 아니라 자살이라는 모양이다.


그 자살에 이르른 경위라는 것이 또한 처절했다.



남편이 회사에 정리해고 된 퇴직금과 아르바이트로 어떻게든 연명하던 작년,


그런시기에 아줌마의 라이브 하우스 순회는 열을 더해버렸고, 딸과 매일 자가용으로 라이브 하우스를 순례하는 삶.


집에는 차가 한대 밖에 없는데, 그것을 아줌마가 타고 나가버리니까, 차를 좋아하고 드라이브가 취미였던 남편은 탈 수 없었다.


집에 돈은 없는데, 퇴직금을 사용하여 라이브를 보러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빠져버린 아줌마.


아침까지 술마시다가 늦은 아침에 돌아와서는 밤까지 자고, 또 라이브 하우스에 간다.


익숙하지 않은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인스턴트 음식, 집에는 아무도 없는 가족.


남편은 우울증이 되었다.


그리고 200킬로 떨어진 곳에서, 어딘가의 밴드의 라이브에 참가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아줌마를 남편이 만류했다고 한다.


"제발 가지마. 외로워."라고.


하지만 아줌마는 그런 남편을 뿌리치고 차를 몰고 그 라이브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줌마와 딸이 돌아오는데, 경찰에서 연락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남편이 자살했다고.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지는 아줌마 본인이 몇명에게 사실을 말한 것이 퍼졌기 때문)



나는 그 녀석의 이야기를 맞장구 치면서 들었는데,


이제 정말 제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내가 본 것은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그 남편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아줌마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을 때에 본 거니까.



이 아줌마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데, 정중하게 "추모 라이브 하겠습니다" 라고 적혀있다.


"사랑이란" 이라는 설교풍의 내용도 적혀있다.


이 추모 라이브 출연자들은, 진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 같다.


"라이브에 가지 말아 줘"라면서 죽어간 남편.


추모 라이브라고!!???


헛소리 집어 치워!!!!


이 아줌마는 남편의 죽음조차 바보처럼 떠드는 술안주로 이용하고 싶은가??


인간이 아니다.


나는 파이프 사이로 본 얼굴보다, 이 아줌마 쪽이 훨씬 무섭다.




이 이야기는 사실이고, 실제로 12/10 (내일)부터 이틀, 이 이벤트는 도쿄의 모 라이브 하우스에서 개최된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직전에 출연예정 밴드가 모두 취소"를 당하고도 (이 이야기를 들은 걸까) 어디에서 또다시 아무것도 모르는 밴드를 모아 개최한다.



한없이 인간이 아닌, 귀신보다도 더윽 무서운 인간의 이야기.


길어서 미안합니다. 끝입니다.






덧붙여서, 이야기 중에는 "하고 한다"라고 썼습니다만, 제대로 적당히 숨겼습니다.


그 근처의 이야기를 너무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단정해버려서, 누군지 알아보게 되는 것도 곤란하니까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확인도 하지않고 믿고는,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는건 분명히 좋지 않다! 고 생각합니다.



얼굴을 봤을 뿐인 나에게는 관계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으로서 좀 분노해버려서, 흥분한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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