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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24th] 달걀의 안쪽에

레무이 2018. 1. 13. 09:14

아는 경찰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작년 이맘때 쯤의 토막 살인 사건, 기억하십니까?


젊은 여자의 방에서 남자의 토막 시체가 발견 된 사건. 그 이야기입니다.


아, 별로 징그러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은 그렇지만 (웃음).


그 여자, 일단 에이코 씨라고 해봅니다, 그리고, 남자는 카즈키 씨라고 해두고 이야기를 계속 해봅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어머니가 소꿉 친구였기 때문에, 역시 소꿉 친구가 되었습니다.


초중고 학교가 같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카즈키 씨의 친구 사카키 씨와 그녀가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3명이 함께 같은 대학에 진학했는데, 그 후 반년 만에 사카키 씨가 사망했습니다.


데이트 도중에 댐에서 떨어져버린거예요.


둘만의 시간에서 떨어진 사고였기에 목격자는 없었지만, 그것은 결국 사고로 다루어졌습니다.


에이코 씨가 충격으로 상당히 정신적으로 힘들어해서, 사정 청취같은 것도 할 수 없었던 탓도 있습니다만.


그녀는 집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게되어, 대학도 자퇴.


욕실이나 화장실이나 식사라든지 최소한의 일상 생활에 지장은 없었지만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무리하게 뭔가 시키려고 하면 소리를 지르고 날뛰기도 했습니다.


아빠는 병원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에이코 씨가 있는 2층에는 접근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돌아다니지 않은 탓인지 살이 쪄서 체격이 좋아지는 에이코 씨, 어머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시기가 왔고, 카즈키 씨가 뒷바라지를 돕게 되었어요.




에이코 씨는 예전부터 손재주가 좋아서 세밀한 공예품 솜씨가 좋았다고 하는데, 집에 틀어박히고 부터는 항상 달걀 세공품을 만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달걀에 구멍을 뚫어 내용물을 빼고 잘 씻은 뒤, 고운 천 조각을 본드로 붙인다. 거기에 끈을 달아 커튼 레일에 매다는.


커튼을 열 수는 없었으므로, 그것을 엄마가 매일 방의 천장에 옮겨 압정으로 고정.


방 천장은 여러가지 무늬의 달걀로 채워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에이코 씨의 임신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카즈키 씨의 어머니에게 가장 먼저 상담했습니다.


엄마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카즈키 씨는 집을 뛰쳐 나와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에이코 씨를 임신시킨 것은 카즈키 씨 였어요.


어느 날 친구 중 하나가 종종 자러 오는 카즈키 씨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 이야기를 하자마자 역시 제대로 책임을 취해야겠다는 말을 하고는, 친구 집에서 나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살아있는 그를 본 마지막 증언이었습니다.



다음날 그는 에이코 씨의 방에서 토막 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찾아낸 것은 에이코 씨의 어머니였습니다.



처음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방 구석에는 에이코 씨가 자고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 천장에 매달려 있었을 달걀 껍질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심한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에이코 씨는 새근새근 자고 있었고, 냄새의 원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에이코 씨에게 여성의 월별 행사가 시작된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피 냄새와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임신이 아니구나, 하고 안심하고는 일단 환기 시키려고 생각하는데, 바닥은 온통 금이 가고 꺠져버린 둥근 알껍질.


천에 싸여 있는 수백개의 달걀.



엄마는 창문까지 길을 만들기 위해 발로 달걀을 밀었는데, 그 기묘한 무게감 놀랐습니다.


움직여지면서 강해진 냄새.


그리고, 그 묘한 무게감.


조심스럽게 주저 앉아 근처의 그 것들을 관찰하는데, 그녀는 천 사이로 보이는 검 붉은 무언가는 깨달았다.


옛날 큰 부상을 당했을 때 본 상처의 안쪽을 닮은 색상.


엄마는 비명을 질렀는데, 아빠는 1층에 있었는데도, 아무 말 조차도 건네오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기분이 나빴지만 발로 무거운 달걀을 밀어내고는 에이코 씨의 옆까지 가서 억지로 일으켜 방에서 데리고 나갔습니다.


에이코 씨는 싫어하며 달걀을 짓밟거나 했습니다만, '위기 상황의 초인적인 힘'이 작용했는지, 몸집이 작은 엄마가 에이코 씨를 방에서 끌어내어 1층에 내려왔습니다


에이코 씨의 모습을 아빠는 외면하고 침실에 들어가버렸습니다.


엄마는 혼자서 간신히 에이코 씨를 거실에 들어 앉히고는, 경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물론 엄마는 달걀의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웃이 뱀이 나왔다고 가서 112번 경찰을 부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 보다는 더 긴급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도착한 경찰은 에이코 씨에게 짓밟힌 달걀 속에서 인간의 안구를 찾아 냈습니다. 그것으로 큰 소란이 일었습니다.



이제는 눈치 채셨을거라 생각합니다만, 달걀의 내용물은 카즈키 씨였습니다.


그가 수백, 수천에 가까울 정도로 잘게 나누어져서 달걀의 껍질 속에 담겨있었습니다.


DNA 감정으로 그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체의 많은 생체적 검사로 확인된 것은.


그는 산 채로 산산히 나누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칼을 사용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거칠게 뜯어내고 부러뜨린 산산조각이 되었던 겁니다.




그 흩어진 조각들이 정중하게도 달걀 껍질 속에 넣어져서 천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에이코 씨에게서는 아무런 증거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결국 에이코 씨가 무리하게 임신당한 것을 원망하여 카즈키 씨를 죽인 것일까라는 추측만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습니다. 경찰도 아직 그 수수께끼를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기 보다는 풀 상상조차도 하지 못합니다.


달걀 껍질에 뚫린 구멍보다 큰 뼛조각이 어떻게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인가.


모든 구멍은 천으로 덮여 있는데, 전날 밤에 그가 목격되었다. 단 하룻밤의 작업으로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산산조각 찢어낸 현장이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도구없이 인력으로 사람을 찢을 수 있는 것인가. 그것도 산산조각으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에이코 씨는 지금은 정신 병원에 있다고합니다.


뱃 속의 아이가 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듣지 못했습니다.



카즈키 씨가 어디서 어떻게 죽었고, 어떠한 방법으로 달걀 속에 담긴 것인가.


해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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