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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년간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체험한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18세의 여름, 당시 사귀던 남자 친구 (현 남편)와 바다에 1박 2일로 놀러 가게 되었습니다. 렌터카를 빌려 숙소와 목적지는 딱히 정하지 않고 출발.
일단은 바다가 있는 방향으로 차를 2시간 정도 달리자, 인기가 별로 없는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저녁까지 바다에서 놀았던 우리는 차로 돌아와 숙소 찾기를 시작했습니다.
"민박 1명 3만원"
인터넷에서 이 글자가 눈에 들어왔고, 즉시 남친에게 제안했습니다.
길을 확인하니 우리가 있는 바다에서 10분. 도중에 편의점에서 저녁 밥을 사서 들어가자, 남친도 찬성하여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객실 창문 쪽에는 잔디와 담쟁이가 얽혀있어, 과연 3만원···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짐을 들고 안내 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는 서양식 방에 로프트 식(*)으로 되어있어, 아래에는 TV와 소파, 로프트 위에는 이불이 있었습니다.
(*로프트 식: 침대를 위로 올리고 아래 쪽은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 벙커 침대)
이제와서 떠올리면, 방에 들어간 순간부터 뭔가 무겁기도 하고 어둡기도 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처럼의 저렴한 숙소, 남친과의 첫 여행, 그저 즐기고 싶은 마음이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남친이 목욕을 끝내고 저도 들어갔습니다.
직접 가지고 온 샴푸 세트를 세면대에 놔두고 나온 것이 생각나서 저는 욕실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샴푸가 들어있는 가방을 잡은 순간, 문득 눈 앞에 인기척을 느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때는 무섭다는 느낌이 아니라 어째서인지 "누군가 안에 있는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목욕 후 저녁 식사를 하고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태평하게 웃고 있었는데, 남친이 계속 로프트 계단을 신경쓰는 눈치였습니다.
"무슨 일?"
저는 남친에게 물었습니다.
"그게··· 계단 위의 공간 신경쓰이지 않아?"
확실히 로프트 위에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사람 1명쯤 들어갈 것 같은 틈이있었습니다.
"어라 정말! 사람이라도 들어갈 수 있겠어!"
제가 그렇게 말하자 그는 고개를 수그렸습니다.
"···그렇지?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남친의 그 한마디로 단번에 나도 무서워졌습니다. 나도 남친도 영감은 전혀 없는데··· 아까까지 보던 코미디 프로그램도 냉장고가 움직이는 소리조차도 겁이 저는, 남친에게 이제 자자고 말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이불에 들어갔습니다.
무섭기 때문에 불은 모두 켜놓은 채로, 남친과 이불은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
제 오른쪽 발쪽에 계단이 있었고,
남친은 제 왼쪽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잠들어 버리면 어쨌거나 내일이 온다! 아침이 되면 밝아져!!
마음 속으로 자신을 타이르며 온 힘을 다해 눈을 감고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계단이 신경쓰였고 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남친을 보니 계단과 그 위의 틈새를 힐끔힐끔 신경쓰고 있었지만, 이른 아침부터의 운전 피로 때문인지 어느샌가 졸고 있었습니다.
"지금 남친이 잠들어버리면, 나는 확실히 뭔가 체험하게 될거야···!"
직관적으로 그렇게 생각한 저는 곯아 떨어지려는 남친을 정신이 들도록 깨웠습니다.
"부탁해! 잠들면 안돼!"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천장을 응시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천장을 보고, 가끔 시계를 확인하고, 남친과 옆에 붙어 누워있으면서도 아무 대화는 없는 채로 시간은 0시가 지났습니다.
무서워··· 이래서는 아침까지 잘 수 없어···
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는 오싹함, 그리고 이 방에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분위기에 짓눌린 듯 했습니다.
"잠깐만!"
갑자기 남친이 나에게 말을 걸어 왔습니다
깜짝 놀란 나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이젠 안되겠어! 나가자!"
그는 제 손을 잡고 다락방을 내려갔고, 짐을 싸서는 잠옷 그대로 방을 뛰쳐 나왔습니다.
다행히도 재빨리 체크아웃 하고는 차량에 탑승했고, 남친은 말없이 근처 편의점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새파랗게 질린 얼굴의 남친에게 물어봤습니다.
"그거 안들렸어? 계단 올라오는 소리. 한 칸을 올라오고 내려갔다가 위로 또 올라오고··· 그걸 계속 반복하는거야. 조금만 있으면 금방이라도 올라올 것 같았어. 정말 위험했어."
미신이나 도시전설 등을 전혀 믿지 않는 그가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무서워하는 것을 처음 본 저는 수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분명히, 뭔가 있었어. 난 여자가 있었다고 생각해. 그 계단 위에 틈새에···"
남친이 계속해서 무서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소름이 멈추지 않았고, 방에 들어간 순간의 느낀 묵직한 낌새라거나 화장실의 인기척까지 모든 것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자도 무서운 분위기는 알고 있었어···"라고 대답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시간은 1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지금부터 숙소를 찾을 수도 없었기에 우리는 무더운 차안에서 창문을 열고 편의점 주차장에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아침 5시가 되어 밖이 밝아졌을 때, 우리는 돌아가는 길에 아무 곳도 거치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귀가 중에는 가급적 어제의 이야기는 피하고 밝은 서양 음악을 차내에 틀어놓고 필사적으로 즐거운 이야기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2시간에 걸쳐 어제 왔던 길을 반대로, 남친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 어머니 보고갈래?"
차를 차고에 세운 남친이 말했습니다. 남친의 어머니는 옛날부터 영감이 있어서, 보이는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느낄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다녀왔습니다~~"
현관을 열자, 언제나처럼 남친의 어머니가 맞이해 주셨습니다.
"재미있게 다녀왔니~" 하시는 남친의 어머니께, 우리는 어제 겪은 얘기를 하려고 하면서 거실의 의자에 앉았습니다.
"사실은 처음으로 무서운 일이 있었어."
남친이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어머지는, '아, 역시!' 라고 말하려는 듯한 표정으로
"여자가··· 있었던거지?"
저도 남친도 놀라서 숨을 들이켰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만 우물우물 대는 저를 곁눈질로 본 남친은, 어제 사건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에 따르면, 그 방에는 분명히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남친에게도 저에게도 이상한 느낌이 오지는 않는 것을 보니 붙어 오지는 않았다.
무엇이었는지까지는 영감이 강하지 않아서 알 수는 없다. ···는 것이 었습니다.
그 이후 우리는 무계획 여행을 하는 것은 그만두었고, 싼 가격에 이끌려 덥썩 숙소를 결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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