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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46th] 차고 앞의 여자

레무이 2018. 2. 5. 00:14

내가 4~5살 적의 이야기인데···



그 무렵 나는 저녁이 되면, 보조 바퀴 달린 자전거로 산책을 나가는 것이 일과였다.


좋아하는 공원이나 친구의 집 앞을 대충 돌고 돌아오는 겨우 20분 정도의 산책.


코스는 언제나 같았다.



돌아 오는 길.


큰 교차로를 지나서 조금 더 가면, 우리집까지 3분 정도 거리에 어떤 큰 집이 있었다.


그 집의 차고 앞에는 항상 뭔가를 찾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여자가 있었다.


닫혀 있는 차고의 셔터 앞에.


나는 그 집이 서 있는 사람과는 반대측의 보도로 삐걱삐걱 달려서 집에 돌아갔기 때문에, 얼굴같은건 보이지 않았는데, 빨간 재킷에 회색 스커트를 입은 머리칼이 긴 여자였던 것을 기억한다.


매일 언제나 그 여자가 차고 앞에 있었기 때문에 "뭘 하는 거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도로를 건너 반대편까지 가는 것도 귀찮아서, 나는 그저 그 여자를 보고는 집에 갈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의 어느 날.


언제나처럼 그 집 앞을 지나는데, 차고 앞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있었다.


"뭐지?"라고 생각하면서, 평소보다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그 집 앞을 지나 집으로 돌아갔다.


셔터가 열려 있는 차고 앞에 모인 사람들 틈에 그 여자는 없었다.





그 이후 그 여자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셔터가 닫힌 차고를 보고 "그 여자는 어디에 간걸까?"라면서 매일같이 집으로 돌아갔다.



궁금했던 나는 어느 날 어머니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엄마, 내가 산책에서 돌아 오는 길에 교차로를 지난 곳 근처에 큰 집이 있잖아? 거기 차를 넣는 곳 앞에 언제나 여자가 서있었는데. 어딘가 가버린거야?"


그렇게 말한 순간, 어머니의 안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갑자기 나의 양 어깨를 잡고 화난 듯한 어조로 나에게 물었다.


"너 봤구나! 그 집 앞에서 여자를 본거야!"


의외의 전개에 나는 울고 싶어졌다. 설마 이렇게 반응하실 정도로, 혼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꾸중은 계속 되었다.


"얘, 그 사람은 귀신이야! 교차로에서 사고를 당한 여자!"


나는 "어?"라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전혀 종잡을 수 없었다.


어째서 교차로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의 귀신이, 조금 떨어진 집의 차고 앞에 나오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으니까.


"그 여자말이야, 눈을 찾고 있었어! 오른쪽 눈! 죽었을 때 조사해보니 오른쪽 눈이 없었던거야! 사고 때 날아가 버린거였대! 그게 그 집의 차고에 있었다지 뭐니. 왜 그렇게 된건지는 엄마도 모르겠지만···"





다소 진정하여 말투가 돌아온 어머니, 나는 다시 질문했다.


"어떻게 그 집에 눈이 있다는 걸 안거야?"


다시 어머니의 높은 언성이 집에 울렸다.


"너 이외에도 그걸 봤다는 사람이 많이 있는 거야! 친절한 아저씨가 매일 있는걸 보고는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여자에게 말을 붙여봤다는데! 그러니까 여자가 돌아보며 말했대. [···눈을 찾고 있어요. 내 오른쪽 눈··· 알고 있나요?] 라고!"


거기서부터 더이상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돌아 본 여자의 오른쪽 눈이 없었다는 것을.



그 날을 마지막으로, 나는 산책 나가는 것을 그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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