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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자주 놀러가는 공원에 머리 긴 언니가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이상한 분위기 가지고 있었다 언니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유없이 나를 마음에 들어하며 귀여워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름이 뭐니?" 라든지, "어디 살아?" 등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면서 놀이 상대가 되어달라고 했습니다.


언니는 고양이가 좋아하는듯 자주 공원에 모이는 길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곤 했습니다다.



나는 언니와 종종 만나는 K공원보다 조금 떨어진 T공원을 좋아했기 때문에, 며칠정도 K공원에 가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다.


오랜만에 K 공원에 가면 언제나 앉아있는 벤치에 언니가 있었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습니다.


언니에게 말을 걸었더니,


"Y짱! 왜 이리 안왔던거야!? 이리와서 언니와 놀아한다고!?"


라고 소리쳐서 깜짝놀랐고 겁먹은 나는 그때부터 K공원에 발걸음이 줄었습니다.



얼마 후, 오랜만에 K공원에 갔는데, 역시나 거기에는 언니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많은 친구들과 왔기에, 언니와 놀지 않아도 되니까 언니를 무시하고 놀고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느새 내 곁에 와서는


"Y짱 언니 집으로 놀러 오지 않을래?"


라고 말을 걸어 왔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면 안되는 걸요."


라고 대답하자 언니는 웃으며,


"언니는 모르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언니의 집은 저기있는 아파트야."


공원 옆에 있는 아파트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그래서 안심했던 나는 "그럼 갈게요" 하고는 언니와 공원을 나와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언니의 집은 아파트 1층의 제일 가까운 집이었기 때문에 조금 안심하면서 집에 들어갔는데, 집 안은 고양이 투성이였습니다.


끝없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작은 방 한칸짜리 아파트에 30마리 정도의 고양이가 북적대며 있었습니다.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언니에게 "나, 역시 돌아갈래!" 라고 했는데, 언니는 내 팔을 잡고,



"언니는 아이를 갖고싶어. 그렇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야.


그래서 고양이를 아이라고 생각하고 귀여워했어.


저기 Y짱, 내 아이가 되어, 나와 함께 살래?"


라면서 팔을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Y양, 언니를 좋아하죠?"


라며 자꾸 나를 방의 안쪽까지 끌고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 익숙해져 있었을 언니의 얼굴이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눈이 빛나고 있었고 입 모양이 이상하게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언니 뿐만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고양이들도 나를 보고있는 것처럼 생각되었고, 무서워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뒤에 어떻게 방에서 탈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부터 나는 K 공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무서워서 엄마한테 말할 수 없었습니다.



몇 년이 지나 그 아파트 앞을 지나갈 때마다 그 언니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생각합니다.





어쩐지 어머니, 장난이 아닌 정보 끌어 내 버렸습니다···.


조금 혼란 중입니다.


라고해도,별로 대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만.





어머니에게 여쭤보니 어머니가 말하기를,


"아, 그 OO씨 말이구나 요 아래의, 머리가 좀 이상한 사람이었는데. 잘도 알고있었네?"


어라?


"아니, 이상하다는게 뭐예요?"


"갑자기 괴성을 지르거나 칼을 휘두르기도 하고, 게다가 웬일인지, 작은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들어가 며칠동안 감금하고, 여러가지 장난을 했다나봐."


"아··· 장난이요?"


"그래서 경찰에 붙잡혔는데, 조금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아, 그 후에 이사했다고 들었는데?"


"그런 사람이··· 집 근처에 있었구나···"


"어쩐지, 고양이 시체도 많이 나왔다는 모양이고, 상당히 발칵 뒤집혔던 일이야. 냄새도 굉장했대."


"고양이의 시체!?"


"하지만 엄마도 자주 슈퍼에서 고양이를 몸에 감고있는 것 봤어~"


"감고 있다고요!?"


"고양이말이야, 포대기같은 끈으로 빙빙 몸에 두르고 있는거야. 아기 대신처럼.


그런데, 대체로 몸에 감아둔 고양이, 죽어있었어."



어머니와의 대화 그대로입니다.




정말 난 도대체 어떻게 탈출했던 걸까요?


나는··· 정말 아무 일도 당하지 않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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