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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617th] 학교를 조퇴 한 날

레무이 2018. 4. 20. 08:00

내가 초등학교 2 학년 때의 이야기.



어느 날, 열이 나서 학교를 조퇴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학교와 집이 가까웠고, 아버지는 직장에 어머니는 나가 있었기 때문에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위층 방에서 자고 있는데 1층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가 돌아왔구나 생각해서 1층에 가보니 옆집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손에는 칼이 있었고 낮에 집에 있는 나를 보고 깜짝 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저씨가 있었다는거, 비밀로 해줄래?"라고 말을 걸어와서, 식칼을 확인한 나는 너무 무서워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부모님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살해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아저씨가 많은 과자를 가지고 오게 되었습니다.


웃는 얼굴로 "이거 먹으려무나"라고 건네 오는 아저씨.


어째서 과자를 가지고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저씨의 미소가 무서워서 매번 그저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이 녀석, 부끄러워하기는······"하면서 웃었습니다.



지난달 아저씨가 죽었다고 합니다.


겨우 해방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주 마을 사람들 틈에서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아저씨는 경마와 파칭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 아저씨는 알콜 중독으로 종종 여러 집에 몰래 출입하고 있었다.


· 아저씨가 죽은 후에 주변에 발생하던 절도사건이 뚝 사라졌다.



아직도 그때의 아저씨의 얼굴과 칼이 트라우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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