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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618th] 단골 편의점

레무이 2018. 4. 21. 08:00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는 편의점이 적기 때문에, 단골 편의점이 저절로 정해진다.


고딩이었던 나는 어떤 곳을 자주 이용하곤 했기에, 대부분의 점원과 안면이 있었다.



그날은 우연히 리포트 용지가 부족해서 밤에 사러갔다.


그 시간의 점원도 친숙한 알바누나였는데, 나이는 25살 이라고 말했었다.


"이런 늦은시간에 왔네?"


"아, 보고서 용지가 없어서요."


정도로, 딱히 계산대에서 무난한 대화를 하고있었다.



그러자 계산하는 동안에, 누나가 갑자기 두통에 시달리는 것.


"괜찮은거예요?"라고 물었는데,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그래, 대충은."


통증은 금세 잠잠해진 모양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그리고, 집에 갔더니 아무 말도 없이 나간거냐며 꾸중을 들었는데,


"아. 리포트 용지을 사러······"라고 하며 가방을 열어봤더니 웬일인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주머니의 지갑도 나왔을 때 그대로,


실제로 구입했는데, 지갑을 확인해봐도 영수증과 잔돈이 줄어든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은 돌아오는 길에 떨어뜨렸나 or 편의점에 놓고 왔을 가능성을 생각하고,


길을 살피며 편의점까지 되돌아가는 처지가 되었는데,


결국 떨어뜨린 것은 없었고, 편의점까지 도착했다.



가게에다 놓고오다니 그럴리가 없는데, 같은걸 생각하면서 편의점에 들어가자,


밤 시간대에는 보기 드물게도 점장이 정장을 입고 와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누나가 알바 들어오기 전에 자기 방에서 쓰러져 있었다는 모양이고,


이제부터 인원을 보충하고 용태를 확인하러 간다는 것.



누나가 졸도한 원인은 뇌일혈로 치료의 보람도 없이 사망해버렸는데,


그때의 대수롭지 않은 대화와 구매했던 내역이 흔적도 없어졌던 경험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원망과 미련으로 사람에 씌일 것 같은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성불 할 수 있을까 잠시 걱정했다.


이상한 소문은 전혀 나지 않았고, 주변에서 괴현상이 일어난 것도 없었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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