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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어렸을 때 동네에 자주 어울려 노는 여자아이가 있었어.
그 아이는 조금 불량스럽고 실제로 입도 험했고, 바로 "뭐야 임마?" 같은 말을 했는데,
이래저래 다른 아이들을 잘 돌봐주는 성격이어서 (처음에는 불평하지만, 떨어뜨린 물건을 열심히 찾아 주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과 그럭저럭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언제인지는 애매하지만, 그 아이가 우리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지금 떠올려 보면, 조금 과묵해서 불편했지만, 나로서는 집에 친구를, 게다가 여자라는 것도 있어서, 그다지 꺼리지 않고 집에 데려온거야.
그렇게 만화책을 읽거나 텔레비전 보면서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게임기는 형의 것이라 할 수 없었다)
NHK에서 "나는 너로, 너는 나로"라는 프로그램을 하기 시작했다.
두 남녀가 머리를 부딪히면 정신이 바뀌어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는 내용.
잠시 그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갑자기 이쪽을 향해 머리를 쾅 하고 나에게 부딪혀왔다.
그리고는 "바뀌었나? ㅋㅋㅋ" 처럼 웃었다.
나는 평소 그다지 볼 수 없었던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이 뭔가 이상해서, 히히 웃고 말았다.
몇 년이 지나 그 아이도 가족의 일로 이사했고,
그리고 몇 년 정도가 지났을까? 부모님과 내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아이의 화제가 되어서 부모님이 말씀하셨는데.
"그 아이의 집은 조금···"
아버지가 폭력으로 감옥에 갔고 어머니는 아이를 귀찮아해서 사실상 방치.
그 집엔 여동생이 있었는데, 유치원에 배웅이나 마중도 없이 그 아이가 스스로 통학, 하지만 집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고.
그 아이, 어떤 기분으로 나에게 박치기를 한 것일까.
어린 시절의 일이라서, 그 이상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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