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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644th] 카운트다운

레무이 2018. 5. 17. 07:30

여친과 함께 있을 때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뭔가 잘못걸린 전화라고 생각해서 무시하고 있었는데,


여친이, "내 앞에서 받을 수 없는 전화야?"라고 말해서, 어쩐지 바람기를 의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


그러자 이른바, 가공 청구 보이스 피싱···


"당신이 이용한 사이트의 요금이 미납되어···"라고 조선족 양아치 같은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나 여친있어서 그런 사이트 안들어가거든요."라고 해도 바보같이 매뉴얼대로 "등록 되어있습니다."의 시종 일관.


이런 것은 무시가 제일인데, 여친이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가, "잠깐만"하고 말하고는, 휴대폰을 빼앗아 말하기 시작했다.





양아치는 분위기도 모르고 "당신의 남친이 이용한, 농익은 유부녀 클럽(← 사이트 이름은 가짜로)의~"라고 말하는데,


여친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있었다.




바람의 혐의는 벗었지만 다른 의미에서 핀치.


내가 옆에서 "그런거 흔한 보이스피싱이라니까."라고 작은 목소리로 여친에게 말해도, 점점 여친의 표정이 경직되고 있었다. 진짜로 최악.


적어도 사기 전화를 끊으려고 휴대폰을 돌려받았는데 갑자기 여친이 절규.


통화중에 소리를 질렀더니 양아치가 분노 MAX가 되어서 "장난하냐 자식드ㄹㄹㄹㄹ아!"라면서 굉장하게 혀를 떠는 귀찮은 상황.


"미안합니다, 우리 여친 조금 정상이 아니라서···"


등등 아무말 대잔치를 하면서 끊을 타이밍을 재고 있었더니, 여친이



"빨리 끊어!! 당장!!"



하며 재촉했다.



너 때문에 아직도 안끊은거 아니었냐고, 뭐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달려와서는, 휴대폰을 강탈해서 끊어 버렸다.





내가 "도대체 뭔데?"라고 물어보자 "아까 전화는 계속 들으면 안돼."라고.


그거야 뭐 사기꾼 상대로 계속 듣고있으면 안되는건 맞지만 그렇게 겁 먹을 필요는 없는데.


저건 단순한 위협일 뿐이라서 이쪽의 행방은 커녕 이름조차 모르니까 끊어버리면 되는거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랬더니,


"그런 의미로 위험한 게 아니야"


라고.




뭐, 서론이 길었는데, 말하자면 여친은 "보이는" 타입이었고,


주로 자신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있는 것만 감지한다고 한다.


나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체질이라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그런 촉으로 실제로 여러번이나 사고같은 위험한 사건을 피할 수 있어서,


최근에는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뭐, 이번에도 예와 같이 위험한 뭔가를 느껴서 끊은 것 같다.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여친이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여자가 아니라서 안심했는데,


담담하게 매뉴얼대로의 대사를 말하는 양아치의 목소리에 섞여 또 다른 누군가가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뒤에 야쿠자 상사가 붙어서 지시하던거 아니냐고 내가 웃었더니


여친 왈,


"할머니 목소리였으니까 그럴리 없어. 게다가 이상한 동요같은 소름끼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


라고.




그것도 어쩐지 단편적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우물"라든가 "아이를 매달아서~"라든가 "눈을 으깨어~"라든가,


이상한 말만이 명확하게 들렸고, 직관적으로 "이건 계속 듣고 있으면 위험해."라고 공포감이 갑자기 치밀어 올라서 무심코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양아치에게는 들리지 않은 것 같고, 당연히 나도 그런거 듣지 못했으니까, 모르면 괜찮은거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하지만 깨닫지 못하더라도 무사히 끝나는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해."라는 것.


점점 목소리가 커지다가, 마지막 (내가 대신 양아치의 고함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떨어져 있는데도, 고함치는 남자의 목소리보다 뚜렷하게 들리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노래는 "7일"로 시작 (이게 처음일지도?)해서 한 곡이 끝날 때마다 "6일", "5일" ···로 줄어갔고,


내가 끊지않고 있었기 때문에 "3일"까지 나왔다고 한다.


끝까지 들으면 엄청나게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강행수단으로 나섰다고.


"뭐야 그거 ㅋㅋ 괴담 사이트 너무 읽은거 아냐?"라고 평정을 가장하면서도, 내심 "뭐야 그거 굉장히 성가시네."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업체가 전화해서 그 녀석과 이야기 하면 사기에 걸리든가 저주? 까지 입는 거잖아.


나중에 여친이 그 방면을 자세히 알게 되고는,


"아마 그 사람 본인에게 씌어있는데 확산되면서 말려들게 하는 고약한 녀석." 이라고 한다.




그 후. 여친의 애견이 변사한 것과 내가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가 부러진 것은 아마 그 사건과는 관계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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