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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691st] 몽유병 동생

레무이 2018. 7. 5. 07:30

내 동생은 자는 동안 무의식에 돌아 다니는 이른바 '몽유병 환자'였다.


그 이상한 행위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이 최고조였다.


3, 4일에 한 번은 한밤중에 벌떡 일어나서, 이미 방송이 끝난 텔레비전의 전원을 켜고, 모래폭풍 화면을 무심히 응시하곤 했습니다.


잠옷을 입은 채로 가방을 짊어지고 잠겨서 열리지 않는 현관의 손잡이를 빙글 빙글 돌리며 열려고 하다가 온 가족이 뜯어 말리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때는 누군가의 기척을 느끼고 눈을 뜨자 동생이 내 목에 손을 뻗으려고 해서, 갑자기 눈을 뜬 나는 놀라서 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무렵 우리 가족에게 걱정거리가 닥쳐왔습니다.


그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 돌아오는 캠프 합숙 수업이 다가온 것입니다.


한밤중에 마음대로 텐트를 빠져 돌아다닌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했습니다.





여기부터는 동생의 학급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예상대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밤 캠프 파이어에서 달아오르고, 베개 싸움과 같은 평범한 일과가 끝난 후, 잘 시간이 되어 반 강제적으로 선생님들에게 각각의 텐트에 끌려왔습니다.


곧바로 잠드는 아이도 있었지만, 좀처럼 잠들 수 없는 아이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몇 시간이 지난 무렵일까요, 선생님도 잠이 든지 한참이 지난 시간에 그것이 일어났습니다.


동생이 벌떡 일어나 배낭이 쌓여있는 쪽으로 스윽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배낭의 산을 만지작거리면서


"아니, 아니야. 없어! 엄마, 없어요!"


라고 떠들었다고 합니다.


일어나 있던 아이들이 하나 둘 얼굴을 들어 그곳을 바라봤다고 합니다.


잠시 그 이상한 광경에 무서워서 아무도 나서지 못했지만, 용기를 낸 한 명이 "무슨 일이야?"라고 말을 걸자, 홱 돌아보면서


"가야겠어!"


라면서 적당히 배낭을 손에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고 합니다.


역시 다들 놀라서 힘으로 말리려고 했다고 합니다만,


먼 곳을 보면서 "가야해, 가야해"라고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날 동생은 복통과 40도 가까운 고열로 이틀을 시달렸습니다.


감기라고 생각했던 어머니는 "내일이라도 병원에 데려가면 되겠지"라고 비교적 편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자고 있던 어머니의 꿈에 동생이 나왔답니다.


어머니의 머리맡에 서서


"엄마, 원망 해요~ 원망 해요~ 원망 해요~"


그래서 정신을 차란 어머니는, 이건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 동생이 자고있는 방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저쪽을 향하고 자고있는 동생에게 말을 걸면서 돌아눕히며 동생의 얼굴을 들여다 봤는데,


자고 있다고 믿고 있었던 동생은 크게 눈을 뜬 채 움직이지 않은 채로,


"원망할거야, 너"


라고 중얼거렸다고합니다.


차로 응급실에 데리고 가자마자 바로 수술실로 이송되었습니다.


1시간이라도 더 늦었다면 목숨을 잃었을거라고 합니다.



그 후에도 동생과 관련된 여러가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 그는 이미 이 세상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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