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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오소레 산에 갔을 때의 이야기를 해봅니다.
잊혀지지도 않는 대학 2학년의 여름, 한가함을 주체못한 서클 동료 여섯명이서 어딘가 담력시험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밤의 화장터에서 불꽃 놀이를 하거나 귀신이 나온다는 폐허에서 술잔치를 하기도 했던 우리.
선배가 "어이 K야(나). 아오모리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라면 어디겠니?"라고 묻자.
문득 "오소레 산이잖아요."라고 대답해 버렸습니다.
좋아,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자! 라며 선배의 웨건에 여섯명이 타고 아오모리 현 히로사키시에서 오소레 산으로.
그때가 이미 21시 30분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히로사키시에서 오소레 산까지는 대략, 세시간이면 도착할 것이었습니다.
아오모리시를 빠져나와 오소레 산이 있는 시모키타로 향하는 국도 279호를 달리는 무렵에는 이제 반대편 차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도로, 종종 차의 위에 누더기 기모노를 입은 노파가 올라타 있는 것이 목격되는 것.
하찮은 도시전설이지만 이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어둠속의 작은 도로위에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조금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선배가 무서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선배의 친구가 가위 눌림을 당하고, 잔뜩 귀신에 시달렸다든가, 그런 흔한 이야기.
단지 그 이야기 속의 친구가 매일 밤 가위 눌림을 당하는 것에서, 매번 가위 눌림이 시작되는 시간이 오전 2:14분이었다는 것이 묘하게 머리에 남았습니다.
무쓰 시를 지나 '오소레 산'이라고 적힌 도로 표지판을 의지해서 가다보니 어느새 주변은 온통 산길입니다.
가로등도 한개도 없는, 산길 특유의 구불구불한 도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급 커브에 이르렀을때, 차의 라이트가 뭔가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여러개 늘어선 지장보살입니다.
그 후에도 커브를 돌 때마다 지장이 서있었습니다. 꽤 무서운 분위기가 되어 왔습니다.
오소레 산에 도착한 것이 오전 한 시경이라고 기억합니다.
차를 세우고, 큰 문 앞에 왔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일단 문 앞에서 기념 촬영.
그런데,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들어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전원이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주위를 탐색했고,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쉽게 통과 할 수 있을 듯한 나무 울타리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당시의 나는 오소레 산의 섬뜩한 분위기에 휩쓸려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만,
선배들은 모두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런 곳에서 혼자 기다리는 것은 더욱 싫었기 때문에 자포자기로 선배들의 뒤를 쫓았습니다.
조금 걸어 올라가니 엄청난 사찰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깜깜했기 때문인지 선배의 손전등 만을 의지해야 했습니다.
절 옆을 지났더니 갑자기 세계가 확 바뀌어, 바위 투성이의 울퉁불퉁한 뭔지모를 기분나쁜 장소로 나왔습니다.
잘 보면 발밑에는 작은 돌을 쌓은 것이 잔뜩 여러개 있었습니다.
분명히 어려서 죽은 아이를 위해 부모가 쌓는 것이라던가요.
게다가 기분나쁜 것은 무수히 많은 바람개비.
오소레 산은 화산이기 때문에 바람개비들은 화산 특유의 유황 냄새가 나는 후덥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돌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팔락팔락대며 돌아가는 수많은 바람개비···
그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정말 되돌아가고 싶어졌습니다만,
선배 M은 무엇을 생각했는지? 발밑에 있던 바람개비를 뽑아 버렸습니다.
"선배, 그만두는 것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저에게, "기념으로 가져가려고."라고 말하고 걸어나가는 M.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좋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바위를 지나자 평범한 길로 나온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깜깜했기 때문에 믿음직스럽지 못한 손전등의 불빛 이외에는 정말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길을 따라 걸어 갔습니다.
나는 정말로 무서워서 옆을 걷고 있던 S와 잡담을 하며 어떻게든 마음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선배가 "쉿!"하고 말했습니다.
멈춰선 여섯 명.
오-응 오-응 오-응 오-응 오-응 오-응 오-응 오-응···.
처음엔 들릴랑말랑한 낮은 소리가 부정기적으로 가까이서 들리거나 멀리에서··· 불경을 읊는 소리였습니다.
정말로 무서울 때는 목소리도 낼 수 없다는걸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누군가가 뭔가 말하기만 하면 반드시 패닉에 빠질 것이 틀림 없습니다.
모두가 공포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것은, 실제로는 1~2분이었을까요,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불경은 점차 멀어지고 어느새 그쳐 있었습니다.
정적.
선배가 "돌아 가자."고 말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모두가 침묵.
차에 올라 탔을 때 정말로 모두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선배가 시동을 걸었습니다.
달리기 시작한 차안의 모두는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아까의 사건을 모두들 언급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말로 갑자기입니다.
엔진이 멈추었습니다.
멈춰버린 자동차. 이유를 모르고 모두 운전석에 앉은 S를 보았습니다.
S도 당황해서 키를 돌립니다.
큐우르르 큐우르르르르··· 시동이 바로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엑셀을 밟아도 차가 앞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뒷 바퀴가 헛도는 소리만이 울립니다.
아무도 아무 말도··· 말할 수 없는 시간.
문득 운전석 근처에 있던 디지털 시계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 2 : 14 ]
표시가 15로 바뀐 순간, 갑자기 차가 출발했습니다.
그 후, 자동차는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나아갔고, 무쓰 시의 불빛이 보였을 때 겨우 선배가 "무서웠지···"라고 중얼거렸습니다.
다음날 현상한, 모두 함께 문 앞에서 찍은 사진은
우리의 앞을 지나가는 긴 빛 줄기 같은 것이 찍혀 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오소레 산에서의 체험담입니다.
그 후, 별달리 불행한 사건 등은 없이 평화롭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장난삼아 저런 곳에 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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