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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절에, 어떤 눈이 먼 K라는 주지스님이 있었다.


이것은 그 K스님이 몇 명의 젊은 스님을 데리고 오소레야마 산에 갔을 때.



아는 사람도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오소레야마 산에는 군데군데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각각의 의미가 담긴 많은 돌멩이들이 산모양으로 쌓여있다.


눈 먼 스님은 젊은 스님들을 향해 말했다.


"여기에 쌓여있는 자갈은 절대 가지고 돌아가서는 안된다."


그것을 듣던 한 젊은 T스님은,


"뭐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돌이잖아. 이게 대체 뭐라고 그러는거야?"


그런 생각으로, 돌멩이를 하나 집어서, 품에 넣어버렸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의 일.


잠시 달리고 있는데 눈먼 K스님이 갑자기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맙소사! 도대체 왜···"


라고 외쳤다.


놀란 스님들이 "무슨 일이십니까?"라고 묻자 그 스님은


"여자가 무서운 형상으로 이 차를 따라오고 있다···."


"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모두 뒤를 돌아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K스님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졌다.


"이 중의 누군가를 쫓아오는거야··· 너희들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젊은 T스님은 깜짝 정신이 들어, 자신의 품에서 돌을 꺼냈다.


"설마 이것이···?"


그리고 무심코 그 돌을 뒤집어 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뚜렷하게 여성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히이이이이익!"


완전히 당황한 그 스님은 무심코 그 돌을 창문 밖으로 던져 버렸다.


"아아 따라잡힌다!"


K스님이 외친 순간, 돌은 아스팔트에 내던져져, 두 동강 나버렸다.


"이제 살았어···"


그렇게 생각한 T스님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 K스님이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여자가 피투성이가 되면서, 필사적으로 차를 쫓아왔다···"


"그런, 그럴수가! "


조급해진 T스님은 모든 것을 그 주지스님에게 말했다.


그러자,



"제대로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다면 어떻게든 될 것을···. 어째서 이렇게되기 전에 말해주지 않았던거냐. 아쉽지만 돌을 깨버린 이상···"



그 후. 그 젊은 스님은 고열에 시달려, 손도 쓰지 못하고 죽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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