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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25살이되는 보잘 것 없는 회사의 노예.



몇 년 전 대학생 시절 무시무시한 경험을 했습니다.


당시 나는 대학 3학년, 알바와 공부와 취업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기분 나쁜 놈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붙임성 만큼은 좋아서 아는 사람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인 A씨는 동갑인데, 학부는 다르지만 같은 대학에 다니는 여성었습니다.


처음 만난 것은 학생 식당에서 엄청 혼잡했을 때, 우연히 내 옆이 비어있어서 앉은 사람.


특별한 마음이 맞는다든가 그런 건 없었지만, 얼떨결에 연락처를 교환하고, 여러 번 A씨를 포함한 몇 사람이서 술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그 만남으로부터 몇 달 후, 한밤 중 이랄까, 새벽 4시에 내 아파트의 초인종을 연타당해서 깨어났습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친구가 술에 취해 그런 일을 했기 때문에 그 때도 그런 일이겠지 생각하고, 잠에 취한 채로 일단 구멍을 들여다 보니, 거기에 있던 것은 A씨였습니다.


응? A씨? 집 알고 있었나? 라는 생각하면서도, 아무튼 누군가에게 우리집을 들었나보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문을 열었습니다.


물론 문 앞에 있던 것은 A씨가 틀림 없었습니다.


몸집도 표정도 복장도 본 기억이 있는 A씨였습니다.


아하하하~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보니, 막차가 끊겨서 자고가도 될까~라고 말하길래, 이봐이봐, 뭐야 갑자기··· 라고 생각하면서도, 저는 A씨를 집에 들여 첫차까지 2시간 정도 재워 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A씨가 없었고 자고가게 해줘서 고마워! 라고 쓰여진 메모가 현관 문에 붙어 있었습니다.


네이네이~라는 느낌으로, 그날 저녁 A씨에게


"그때 제대로 첫차 탔나요? 놀랐네요. 갑자기 오셔서(웃음). 다음엔 먼저 전화나 라인으로 온다는거 알려줘~"


라고 라인을 보내자, 즉시 A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A씨 왈,


"지금 오카야마의 이모 집에 있습니다. 어제도 여기에 있었고요. 그래서 집에 갈 수 있을 리가 없어요."


"이상한 장난은 그만두라니까요."


슬슬 무서워져서 ㅋㅋㅋ라고 답장을 했더니, 이모가 위독하셔서 3일 전부터 오카야마에 있다며 증거도 있고, 그쪽이야말로 쓸데없는 농담은 그만하세요! 라며 화를 냈다.


아니, 그럼 그 집에 왔던 것은 누구?


진짜로 A씨였다. 그런 악의적인 장난을 칠만한 사람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나를 상대로 그런 일 할 이유도 없다.




저는 유령따위는 본 적도 없으니 믿지도 않지만, 이것만은 살아오면서 가장 불가사의랄까, 소름돋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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