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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29th] 동창생에게 온 연락

레무이 2018. 8. 13. 07:30

제가 올 여름에 체험한 이야기입니다.



올 여름, 시골에 돌아갈까 고민하던 무렵, 욧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몇 년이나 내려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올해 동창회에는 참석하지 않을래? 올해는 성대하게 할거라서 선생님들도 동창들도 거의 모두 나올거랜다.


총무를 맡은 미에도 너한테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투덜대더라구. 전화해줘."


그런 내용이었다.


미에의 전화번호를 듣고, 그녀에게 연락하여 올해의 동창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동창회에 참석하니, 동창생과 선생님, 그리운 얼굴들이 있었다.


25년 만이라서 대부분 얼굴과 이름이 일치하지 않아서 모두들 잔소리를 하거나 어이없어 하며,


"여전히 무례한 놈 이구나."


라면서 친했던 선생님도 웃어버리셨다.


그러나 그 안에 욧시는 없었다.





총무에게 그것을 물었더니 "욧시는 누군데?"라고 되물어보는 것이다.


확실히 그 별명과 얼굴은 떠오르는데, 성씨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도 몰랐다.


그리고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총무인 미에도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은 엽서로 출석확인을 받았으니까, 집 전화번호만 가르쳐 줬거든, 그래서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가 와서 깜짝 놀랐어."


라고 했다.


그 자리의 분위기가 나빠질 것 같아서 더 이상은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아무도 거짓말을 하는 느낌은 없었다.





2차 자리에서 또 그것이 화제가 되었다.


누구도 욧시를 기억하지 못했고, 후배와 부모, 형까지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아무도 몰랐다.


나에게 동창회를 가르쳐 준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어머니가 욧시로 추정되는 친구를 기억하고 있었다.


전에 한번 더러운 헌 책을 "생일 선물"이라며 가지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너무 열심히 읽길래, 버리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선물을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물건으로 주는 이상한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기억한다며, 나에게 말씀하셨다.



타니구치가 "통화 기록 남아있지 않아?"라고 물었다.


통화 기록은 10건 저장되므로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내 휴대폰에는 그의 전화번호가 남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확인해보니 확실히 그의 것으로 보이는 번호가 있었다.


재 다이얼을 누르자, 갑자기 문 저편에서 휴대폰 벨소리 같은 것이 나기 시작했다.


곧바로 친구 몇몇이 문을 열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 내 휴대폰 배터리가 다되었다. (그 이후 고장이 났다.)


모두 무서워져서, 2차는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그리고 얼마 전에 욧시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한동안 그쪽에 놀러 갈건데, 그때는 자고가게 해줄거지?"


라고 쓰여져 있었다.



답장은 아직 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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