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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쓸 만큼 무섭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가족 동반 자살 사건이 있던 별장의 청소를 했습니다.


그래도 핏자국이 있다거나 하는건 아니었습니다.


시체라든지 그런 것은 특수 청소라고 해서, 위생적으로 안전한 절차를 밟거나 특수한 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뭐든지 하는 업체에서 맡게 된 것입니다.



의뢰인은 N현의 리모델링 가게.


"일가족 동반 자살한 집의 정리 청소를 해주었으면 한다. 가구나 일상 생활 용품 등 일체를 모두 빼고, 그쪽에서 처분 해 달라."


신문에 실린 큰 사건이라고 하는데, 현지 업체쪽에서는 기분나쁘다며 모두 거절당했다던가···.



4t 트럭과 승합차로, 알바생 4명에 + 사장까지 5명으로 갔습니다.


20년 정도 전에 사건이 있었고, 이후에 아무도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원은 잡초정도가 아니라 덤불 수준···


우선 알바생들이 낫과 예초기로 잡초를 깎았습니다.


구덩이를 파서 잡초를 태우면서 별장 안으로···



별장 안에는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폐허 그 자체.


사건이 있었던 날의 가구 및 비품 모두가 남아있었습니다.


그 것들을 어떻게든 집 밖으로 들어내는데.


그 작업 중에 집이 엄청나게 울렸습니다···.


집안 곳곳에서 끼익!··· 끼익!··· 펑! 하고 울렸습니다.


급격하게 외부의 바람이 들어와서 그런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승합차의 CD에서 사장의 80년대 디스코를 틀어놓고 작업했습니다.



첫 날은 이런 느낌.


황혼과 함께 마을로 돌아와 숙소에서 묵었습니다···.



 


상인 숙소에서는 거기 아줌마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사건은 이랬다, 저랬다."라고 상세하게 가르쳐주는 겁니다···.


부부 2명, 아이 2명이 동반 자살했다고 원치 않는 정보를 입력.


덕분에 사장을 제외한 전원이 그날 밤 무서운 꿈을 꾸거나 가위 눌림을 당했던···.



다음날은 모두 일찍 일어나 아침 7시 30분 현장에 도착.


어쨌든 빨리 끝내고 어둡기 전에 귀가하고 싶은 마음 ㅋㅋ


집 울림이 어제만큼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시 어제는 기압이나 습도같은 문제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는데···, 어째선지 까마귀가 까악까악 시끄러웠습니다.


게다가 탁- 스윽, 탁- 스윽 ···하고 슬리퍼로 뛰어 다니는 소리가 몇번이나 들립니다.


우리는 모두 고무 바닥의 안전화를 신었기 때문에 탁탁대는 소리 따위 날 리가 없었습니다.


부술만한 목제 가구와 카펫 류를 정원의 구덩이에서 불 붙이는데,


한 알바생이



"불길에 아이가 보였다!"


라면서 반쯤 광란 상태가 되었습니다···.




우리들 알바생은 어쨌든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려고 절규하면서 작업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개런티는 2일 일당으로 16만원 + 출장 수당까지 총 20만원.



후일담으로는 "아이가 보였다"고 반쯤 광란이 된 알바생이, 그 후, 매일 밤 가위 눌림으로 고통 받다가 불제를 받았다던가.


작업 중에는 과묵했던 알바생은 사실 영감이 있어서,


"작업 내내 피투성이의 중년 부부가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어."


"새하얀 연기같은 아이들이 작업 중인 우리들 주위를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었다니까."


라고 고백했을 정도···.



저에겐 실제로 피해는 없었지만, 이후 그런 쪽의 현장은 절대로 거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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