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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66th] 그 산에 가서는 안돼

레무이 2018. 9. 19. 07:30

어머니는 말 또는 어머니의 집안은 어느 산과 좋지 못한 인연이 있다는 모양인데,


할머니 말씀으로는 절대 거기에 가서는 안된다고 굳게 말씀하셨다.


"그 산에 가서는 안돼. 절대로 가지마. 가면 좋지않은 일이 일어난다고 전해내려온다."


라고.



어떤 겨울 날,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은 무렵, 친척에게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와 어머니와 나까지 3명이서 장례식에 나갔다.


모든 것을 마치고 귀가는 완전한 밤.


길에 저녁을 먹고 돌아가기로 했다.


고속도로 우동가게에서 몸을 녹이고 남은 길을 자동차로 계속해서 달렸다.


주변은 온통 밤. 시계는 9시를 넘고 있었다.



차를 몰고 한참 가다가 아버지가 "하아아아~암" 하고 크게 하품을 했다.


장례식 덕분에 하루종일 뛰었던 탓인지, 3명 모두 피곤해서 아무 말도 없었다.


어머니는 색색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멍하니 창밖을 보면서 가로등을 세고 애니메이션 노래 등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문득 깨달으면 고속에서 내려온 주변이 근처는 대단히 적막했다.


주위에는 민가 뿐만 아니라 가로등도 적다.


나는 불안해져서 운전하는 아버지에게 "집에 몇 시 쯤에 도착할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대답이 없었다.


들리지 않았던 것일까? 생각해서 다시, "아빠, 집에 몇 시 쯤에 도착할까?"라고 묻는다.


잠시 대답을 기다렸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


"아빠?"


거울 너머로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아니, 사실은 아버지이지만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표정,


가면 같은 얼굴이 가끔 흐르는 가로등의 빛을 오싹하게 반사하고 있었다.


나는 공포에 굳어져, 백미러 너머의 그 아버지 같은 얼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모양은 확실히 아버지의 그것인데, 전혀 생기가 없다.


마치 누군가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아버지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아빠? 아빠잖아? 어떻게 된거야?"


나는 아버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점점 언성을 높여 갔다.


당황한 내 모습을 어머니가 알아차리고 깨어났다.


"무슨 일이야?"


그러자 어머니의 목소리에 호응하듯이 자동차의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시골의 구부러진 좁은 길을 빠른 속도로 질주.


"당신, 뭐야? 여기 어디야? 빨리 돌아가요."


아버지는 반응 없었고, 항상 안전운전을 하던 아버지의 자동차가 굉장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지나쳐온 간판으로 어머니는 그제서야 자동차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이대로 이 길을 가면 그 산에 가 버린다.


어머니가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에게 가서는 안된다고 말해지던 그 산에.



"당신, 차를 세워! 저 당신! 정신차려!"



어머니는 아버지의 멱살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그래도 아버지는 전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어머니의 필사적인 호소에도 반응하는 기색이 없었다.


가면같은 얼굴로 핸들만 돌리고 있었다.


차는 점점 속도를 올리고 산길에 접어들었다.


 


이미 주변에는 가로등도 없었고, 자동차 불빛 만이 어둡고 쓸쓸한 산의 잡목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차 안의 사건에 영문을 모른 채로 울부 짖었다.


어머니는 울부짖는 나를 울상으로 바라 보면서,


"요스케, 안전 벨트 단단히 채우렴! 그리고 엄마의 등받이 단단히 잡고 있어!"


라고 외치며 크게 심호흡하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갑자기 확 당겼다.


자동차는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하는 큰 소리를 내며, 심한 진동과 함께 스핀을 시작했다.


타이어가 노면을 문지르며 감속한다.



스핀이 가라앉고, 차는 반대 차선에 절반 튀어나온 형태로 간신히 멈췄다.


아버지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액셀을 계속 밟고 있었다.


자동차는 크게 으르렁대며 끼익끼익 그 차체를 앞으로 움직이려고 했다.


재빠르게 어머니는 아버지의 팔을 핸들에서 풀어버리려고 했지만, 아버지의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빠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아버지의 안경이 날아갔다.


어머니가 따귀를 때린 것이다.


온후한 아버지의 뒤를, 거기서 또한 세 걸음 뒤로 물러나 따라오는 듯한 어머니,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따귀가 효과가 있었는지 아버지는 정신을 잃은 것처럼 푹 숙였고, 액셀을 밟는 발이 약해졌다.


어머니는 액셀을 밟는 아버지의 발을 뿌리치고는 키를 빼버리고 자동차의 움직임을 완전히 멈췄다.


그리고 기도하는 모양으로 키를 양손으로 움켜쥔다 했더니 푹 엎드리며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나도 백 시트에서 엉엉 울었다.



아버지는 떨궜던 얼굴을 천천히 올리면서


"···어이, 무슨 일이야?"


라고 불안한 듯 말했다.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통곡으로 바뀌면서 아버지에게 매달렸다.


아버지는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느낌으로 "왜 그래? 무슨 일인데?"라고만 반복했다.


아버지는 그 때 졸음 운전으로 사고라도 일으킨 줄 알았던 것 같다.



다음날 어머니가 병원에 가서 ​​할머니에게 원인을 묻기 위해 이 일을 이야기하자, "무사했구나. 다행이야."라고 말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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