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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811st] 할머니로부터의 부탁

레무이 2018. 12. 20. 07:30

우리 동네에는 묘지가 있다. 거기 혼자 사는 우리 할머니가 체험 한 이야기.



어느 날 밤,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자고 있었는데, 인기척을 느끼고 일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다반사이므로 개의치 않고 그대로 잤다.



그러자 다음날에도 자고 있다가 누군가의 기척을 느끼고 깨어났다.


그날도 '무시하고 자버리자'고 생각은 했지만, 왠지 좀처럼 잠들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방을 배회하는 기색이 있었다.


할머니는 눈을 감고 적당히 모면했다.


몇분이 지났을까. 그 누군가가 나가는 기척이 들었다.


이렇게 숙면을 방해당하자니 불쾌한 일이었다.


할머니는 밖으로 나간 "그것"을 창문 너머로 보았다.


"그 것"는 일본 옷차림을 한 젊은 여성이었다.


그 여자는 무덤과 무덤 사이의 통로 같은 곳에서 멈춰 섰고, 문득 거기에 빨려 들어가듯 사라져 갔다.


할머니는 엉겹결에 밖으로 나와서 "그 것"이 사라진 곳에, 가지고 있던 성냥개비를 꽂아 표식을 남겨두었다.




다음날 그 성냥개비를 찔러둔 위치를 삽으로 파 보았다.


그러자 안에서 낡은 항아리가 나온 것이다.




"아무개 모씨, 향년○○"




그 할머니는 주지스님을 하고 있는 우리 아버지에게 연락하여 사정을 이야기했고, 그 무덤까지 빨리 와달라고 전했다.


아버지는 무덤에 가서 평소보다 몇 배나 정중하게 경을 올렸다.


그날부터 할머니의 집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며칠 후, 할머니는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했다.


"덕분에 내 쪽으로 그 사람은 오지 않는다. 그래서 말인데 너에게 오늘 쯤에 답례하러 갈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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