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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817th] 무덤의 규칙

레무이 2018. 12. 26. 08:00

엄청나게 옛날에, 내가 초등학생 된지 얼마 안된 쯤에 체험한 무서운 이야기.



집 주변은 논밭이나 잡목림 뿐, 도로도 포장되지 않은 깡촌이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이있는 무덤에서 인근 아이들과 자주 놀곤 했는데, 뭐 벌 받아 마땅한 꼬맹이들이었습니다.


공양용 나무판자로 칼싸움을 한다던지요.


절이 가까이에 없는 무덤이라, 특별히 꾸지람 당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부모님으로부터 이것만은 지키라고 말씀 들었습니다.


 


"무덤에서 넘어지지 마라. 무덤에서 넘어진다면 한쪽 다리를 놔두고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




그런데, 꼬맹이들이 노는거니까, (날뛴다고 표현하는게 더 어울릴까) 절대로 확실히 넘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리를 자를 수는 없으니, 대신 신발을 한쪽 벗어서 묘지에 두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어제는 죄송했습니다."라고 묘지에서 잘못을 빌고, 두고 간 신발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어느 날, 언제나처럼 동네 아이들과 무덤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술래 잡기인지 뭔지를 하면서요.



전원이 뒤엉켜 묘비에 부딪혀 대단하게 넘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신발을 한쪽 벗어두고 가기로 했습니다만, 1명의 아이(Y군으로 하겠습니다)가 새로 산 캐릭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신발 (울트라 맨이었던가?)이었기 때문에, 두고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지요.


신발을 두지 않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모두들 "한 쪽을 두고 가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분명 다리를 떨어져버린다고!" 라고 말하며 놀려댔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벌을 받을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Y군이 신발을 두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후, 나는 하교 중이었습니다.


도로 건너편에 어머니가 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때마침 막과자 가게 앞이었습니다.


과자를 사달라고 하기 위해, 도로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도로 저편에서 어머니가 엄청난 기세로 손을 흔들었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생각하는데, 경치가 갑자기 빙빙 돌았고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트럭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길 한복판에서 나는 멍하니 앉아있었다고 합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 때의 일.


부와아아앙 달려온 트럭에 부딪혀 도로 한복판에서 빙글빙글 굴렀는데, 긁힌 자국 하나 없었습니다.


무덤에서 놀았던 벌을 받은 것인지, 제대로 신발을 두고 간 덕분에 무사한 것인지, 여러가지를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모두에게 사고를 당했는데 다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자, 다들 뭔가 위험한 일을 당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신발을 두지 않고 돌아간 아이 Y군이 학교에 오지 않는 거예요.

 

놀러도 오지 않게되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전학을 갔습니다.


몇 년이 지나 이미 중학생이되어, Y군이 전학갔다는 이유로 사라진 이유를 알았습니다.

 



Y군은 집의 현관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쳐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는 듣지 못했지만, 반신 불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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