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유월 무렵의 일인데, 죽은 엄마가 꿈에 나와서 무덤이 어떻게 되고있다고 말하셨다. 어쩐지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귀성하려고 생각하면서도 직장 일이 바빠서 돌아가기를 소홀히하고 있었는데, 절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집중 호우로 "경사면에 있는 우리 집의 묘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황급히 보러 내려갔더니, 정말로 무너지기 직전이었고 아슬아슬하게 보강공사를 맡길 수 있었는데, 견적을 받아보니 내가 지불할 수 없는 수준의 금액이었다. 그런 와중, 문득 만기가 된 보험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알아 보니 딱 맞는 금액이었다. 결국 환급금으로 지불했는데, 그것은 원래는 부모님이 쭉 납부해오신 보험이었다. 엄마는 어쩌면 이렇게 될 것을 내다보고 계셨던 것은 아닐까. 분명히 변변치 못한 아들이지만. 정말 뭐라 말할 수..
어느 날 나는 집 근처 쇼핑몰에 갔습니다. 5층 건물인데, 식료품을 취급하는 슈퍼마켓, 의류, 책, 신발이나 가방을 취급하는 전문점이 다수 입점해있고 영화관이 있는데다가, 옆 건물에도 또한 많은 전문점이나 레스토랑이 거리가 있는 거대한 상업 시설입니다. 주차장도 입체적으로 큰 주차전용 건물이 쇼핑몰 옆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차를 운전해서 주차장 나선의 비탈을 올라갔습니다. 일요일이므로주차된 자동차도 매우 많았습니다. 3층, 4층 주차장은 가득찼기에 5층 주차장에 들어갔습니다. 조심스럽게 차를 운전하여 빈 공간에 차를 넣고는 안심했습니다. 사실 나는 신차를 구입했는데, 아직 출고 후 3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고, 칠칠치 못한 나는 차량 번호도 잘 외워놓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신차에는 조금..
여자의 직감은 잘 맞는다고 하는데, 나에게도 맞는 말인가 봅니다. 그렇지만 내 경우에는 "여자의 감"이라고는 해도,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아차린다던가... 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람의 죽음"에 관한 것... 정말 스스로도 무서울 정도로 감이 오면 그대로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직장에서 병으로 휴직하고 있는 사람의 일을 들으면 "아~ 그 사람은 곧 죽겠네..."라고 왠지 모르게 생각이 드는 경우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죽기도 하고, 사라져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면 입원하기도 하고... 그리고 3년 전, 마침내 나 자신도 두려워 할 만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버렸습니다. 당시 직장 상사였던 사람이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전근한 지점의 지점장과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그 상사로부터 우울증이..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괴한사건이 많았기 때문에, 왕복은 어머니와 함께 했습니다. 피아노 레슨에 가려고 했는데, 내 자전거가 펑크로 인해 탈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날은 어머니의 뒤에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레슨을 마치고나서도 마중나와주셔서 어머니와 한가로이 집에 돌아가고 있었는데, 길 저편에서부터 굉장한 속도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 이쪽으로 오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대화를 하던 저와 어머니는 뭔가를 감지하고 조용히 자전거의 속도를 올렸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우리와 엇갈린 순간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는 방향을 전환하여 원래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즉, 우리를 쫓아오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정체 모를 공포에 어머니는 필사적으로 자전거를 ..
아직 독신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매일 자동차로 출퇴근 하고 있었습니다. 시골이므로, 교통량이 적은 편입니다. 그런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나는 언제나처럼 차로 출퇴근하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서 1대의 차량이 느릿느릿 달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달리고있는 것은 도로의 중간 쯤입니다. 시골이므로 중앙선이라는 것이 없었지만, 너무 심한 운전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직장까지 지각한다고 생각한 나는 주저없이 그 차를 추월했습니다. 그러자 추월한 직후부터 그 자동차가 엄청난 기세로 내 차의 뒤를 따라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대로 교차로에 접근했습니다. 신호는 빨간색이었습니다. 이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하면서, 조심조심 거기에서 정차했는데, 뒤에 차에서 아주머니가 고함을 쳤습니다. "아이가 타고 있는데 위험하잖아!!..
옛날 어떤 마을에 부유한 집이 있었다. 그런데 그 집은 불행이 거듭되어, 마침내는 형과 동생, 그리고 동생의 아내만 남았다. 동생의 아내는 아이를 임신해있었지만, 그 아내도 아이를 낳자마자 곧바로 숨지고 말았다. 남겨진 동생은 배고픈 우는 아이를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난감했다. 어느 날 밤, 그런 곳에 한 여인이 찾아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를 안아볼 수 있겠습니까..." 동생은 당초에, 밤 늦게 찾아와서 그런 부탁을 해오는 여자가 의심스러웠지만, 아이가 너무 불쌍했기 때문에 그 여자에게 맡겨보기로 했다. 그러자 아이는 여자에게 안겨지자마자 울음을 그치고 꿀꺽꿀꺽 소리를 울려 젖을 빨아 마시기 시작했다. "어휴~ 이제야 한 숨 돌리겠네...."라고 생각한 동생이 그 여자를 잘 살펴보니 무려 그것은 죽은..
그 옛날 가난했던 마을의 젊은이 둘이 도시로 향했다. 어떻게든 열심히 일했던 두 사람은, "이제 당분간은 먹고살 걱정은 안해도 되겠어." 라는 정도의 재산을 모아 마을로 되돌아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욕심이 깊었던 한쪽 남자는 그 재산을 독차지하려고 계획했다. 그리고 마을에 돌아가는 길의 산에서 다른 한 젊은이를 죽였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모아둔 돈이 바닥 난 욕심 많은 젊은이는 또다시 도시로 돈 벌러 가기로 했다. 그러던 도중 어디선가 노랫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산속에서 누가 노래하고 있는거야?" 노래의 주인을 찾아 무성하게 자란 풀숲을 헤쳐보니 거기에는 사람의 해골이 누워 있었다. 무려 놀랍게도 그 해골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신기하다. 영주에게 보이면, 한밑천 잡을 ..
옛날 아미다이지(현재의 아카마신궁)라는 절에 "호우이치"라는 맹인 비파 법사가 살고있었다. (일종의 음유시인같은) 호우이치는 헤이케 이야기*라는 연주에 능숙하여 평판도 좋았고, 특히 단노우라 전투**의 연주는 모두가 감탄할 정도의 솜씨였다고한다. (* 헤이케모노가타리: 헤이케(平家, 다이라 씨)의 번영과 몰락을 묘사한 13세기 일본의 문학 작품 - 출처, 위키백과)(** 단노우라 전투: 헤이안시대 말기, 단노우라(현재 야마구치 현 시모노세키 시)에서 벌어진 전투 - 출처, 위키백과) 호우이치가 어느 날 밤, 언제나처럼 비파를 연주하며 노래하는데, 거기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의 멋진 솜씨를 꼭 내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만약 괜찮으시면, 동행해 줄 수 있겠습니까?" 호우이치는..
달빛이 눈 부신 밤길을 걷고 있던 남자가 문득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러자 목으로부터 위가 없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남자는 서둘러 마을에서 소문난 점쟁이에게 상담을 했다. 그 점쟁이는 남자에게 말했다 "너는 죽을 운명이다. 이대로라면 며칠 후에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너무 갑작스런 선고에 남자는 당황했다. "그게 사실입니까?! 어째서 내가 죽을 처지가 된거예요... 어떻게든 방법이 없습니까?" 그러자 점쟁이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활로 쏘면 살아날 것이야." 집에 돌아온 남자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했다.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아내의 미소였다.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 그렇다고 아내를 쏴버린단 말인가...
이것은 약 10년 전, 내가 미국의 벽촌에서 유학생활을 보내고 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가난한 학생이었던 나는 재학중인 캠퍼스 주변의 주택을 저렴하게 빌려 친구들 몇 명과 쉐어하우스처럼 같이 살았습니다. 그 집은 2층 높이의 현대적인 외형이었는데, 안에 들어가면 1층, 2층, 지하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2층은 새로 만들어졌는데 원래 1층과 지하 층 뿐이었습니다. 집에 나중에 덧붙여져 만들어졌기 때문에 조금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1층에 2명, 지하에 2명, 그리고 2층에는 나 1명인 모양으로 5명이 살았습니다. 내가 살던 2층은 그 복잡한 구조 때문인지, 방 주변의 소리가 마치 벽이 없는 것처럼 또렷하게 들린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곧 익숙해져서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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