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여동생과 셋이서 이사했다. 이사한 곳은 오래된 아파트. 미리 보러 나왔을 때는 아직 방의 수리 중이었는데, 입구에서 들어가 오른쪽 4조 (다다미 갯수를 세는 단위)정도의 방 문에 접착제 같은 것으로 뭔가의 종이를 차닥차닥 붙인 흔적이 있었다. 아파트의 지음새도 조금 나쁜 면이 있어서, 문을 닫을 때에 적당히 힘이 들어가야 할 정도. 안은 상당히 케케묵었다고 할까. 거기가 내 방이 되었다. 그리고 이사한 첫날이 되었는데 한밤 중 갑자기 깨어났다. 문은 제대로 닫아서 저절로 열릴리가 없는데 열려 있었다. 특별히 몸을 움직이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눈만으로 그쪽을 힐끗 보니, 문과 방 밖에있는 틈새의 천장 부분 일까. 거기에 하얀 얼굴이 있었다. 무표정했는데, 그것과 눈이 마주 친 순간, 그것도 의식..
내가 수십 년 전에 시모노세키시에 살던 시절의 일입니다. 당시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었는데, 너무나 배달하기 싫은 집이 한 집 있었습니다. 왜내하면 일반 배달하는 경로는 크게 벗어나 있었으며 울창한 숲속의 긴 언덕길의 막다른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3면이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집, 게다가 거기 배달 시간은 오전 3시 정도 였으므로, 항상 어둡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너무 무서웠습니다. 8월의 어느 날, 언제나처럼 배달하기 싫다고 생각하면서 그 집으로 배달하러 갔는데, 작은 소년이 담 위를 타고 놀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간에 왜?" 생각했지만, 담의 높이는 1m 정도 였고, 집 창문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으므로, "마침 여름 방학이니까, 어딘가 여행이라도 가는걸까? 부모님이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
친구들과 놀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시간도 늦었으니까 친구의 집에서 돌아오는 길, 이번 주 만화 아직 안읽었다는걸 기억해 내고, 편의점에 갔다. 가게에 손님은 나 혼자 뿐. 첫 번째 책을 손에 들고 문득 얼굴을 들자, 편의점 앞의 길을 하얀 우산 흰 옷을 입은 사람이 걷고 있었다. 이런 시간에 뭐하는거야 (나도 돌아 다니고 있지만)라고 생각하면서 책으로 눈을 떨어 뜨렸다. 첫 번째 책을 읽고는, 다음에 읽으려고 했던 책을 손에 들고 얼굴을 들어보니, 아까의 사람이 앞의 길을 걷고 있었다. 보도와 편의점 사이에는 주차 공간이 있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서 본 건 아니었지만, 외형도 걸음걸이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세상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는 그렇게 ..
그다지 무서운 내용은 아닙니다만, 최초로 겪은 심령 체험(?)이었습니다. 사이타마 미사토에 조차장 거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지도에도 실려 있습니다. 심령 스팟으로는 도로에 있는 귀신터널이 유명한데, 경험 한 것은 근처의 건물이었습니다. 조차장은 위에서 보면 "芋"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양쪽에는 도로가 있습니다. 그 동쪽 (치바) 편의 한가운데 근처의 길가에 부지가 있고, 그 안쪽 후미진 곳에 시커먼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부지 입구에는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으며, 건물의 입구는 철판 등으로 봉쇄되어 있습니다. 7, 8 층 건물인데 가장 꼭대기 층에 덩그러니 불빛이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거기는 예전부터 창문에서 사람이보고 있다거나, 사진을 찍으면 창문에서 손이 나와있는 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들도 그..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또래의 사촌 2명과 언니와 숨바꼭질을 시작했습니다. 술래가 된 것은 한 살 아래의 사촌이었습니다. 할머니 댁에 갈 때마다 숨바꼭질 만 했기 때문에 들키지 않을만한 곳 (장롱 위의 골판지 안이나 현관 신발장 아래 등)은 과거에 숨은적이 있었으므로, 숨을 곳이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숨는 일에 능하여, 가장 마지막까지 들키지 않았을 때가 많았기 때문에, 그날도 기합을 넣고 숨을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눈에 띈 곳은 불간의 벽장. 위쪽의 단에 올라서서 위를 바라보자 판이 몇 밀리 정도 어긋나있었습니다. 밀어 보니 분리되었기에 거기에 기어오르고 판을 되돌려놓고, 밖에서 새는 빛에 의지해서 근처를 둘러 보자,지붕 아래 공간이라기보다 터널 같은 ..
이건 아직 제가 일본에 있던 때의 이야기니까 10년 정도 전의 일입니다. 이미 그 기숙사는 철거되었으며, 상당한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여기에 써봅니다. 아직도 당시의 세세한 부분까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이런 경험은 한 번뿐입니다. 다시 경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당시 23세. 그때의 나는 백수였는데 잔고가 없어질 때까지 놀고, 돈이 부족해지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주변 사회에서는 입학, 입사 시즌. 난 이대로 이런 생활을 계속 해도 괜찮은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정규직으로 취업하여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싶었습니다. 운 좋게도 알음알음 식품 회사의 사장을 소개 받았는데, 근무조건도 좋았기 때문에, 연줄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다음달부터 근..
친구로부터들은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 그가 도쿄에서 독신 생활을 하던 때의 일입니다. 당시에 사귀던 여친이 집에 오기로 되어있던 날, 저녁 5시 정도였을까, 그는 가볍게 샤워를 하기위해서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샤워를 하며 땀을 씻어내고 있는데, 욕실과 탈의실을 구분하는 불투명 유리 너머에 가만히 서있는 사람의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친이 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샴푸를 손에 들고 머리를 감았습니다. 잠시 후 목욕이 끝남과 함께 현관 문이 열렸고, 여친이 들어 왔습니다. 신기하게 생각하여 여친에게 물어보니, 지금 막 도착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대범한 성격이었던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고, 착각이라도 한 것이라고 자신을 납득시켰습니다. 며칠 후 ..
친구네 집 이야기인데 귀신이 일곱명 있었다고 해. 그 친구 집에 말이야. 처음에는 부모님이 한밤 중에 다리를 당겨졌다던가, 그 정도로 끝났다는 모양이야. 아침에 일어나니 발목에 손자국이 남아있었다는 그런 정도. 그런데 그 와중에 그 집의 아이들 (장남인 친구 본인까지 포함)도 체험하게 되었다는거야. 형제는 세명이고, 모두 남자인데. 처음에 겪은 것은 둘째인 동생. 방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다가 문득 뒤를 되돌아 보자, 남녀 일곱명의 귀신이 방 구석에있는 휴지통을 응시하고 있었대. 귀신 중에는 손발이 없었던 사람도 있었다고. 두려워서 속공으로 도망쳤는데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다고 해. 그리고 다음은 친구. 역시 방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책상 앞의 미닫이 문 사이로 눈이 들여다 보고 있었대. 상당히 가까운 거리..
우리 아버지가 젊을 적에 산에서 목재를 베는 일을 하던 무렵의 이야기. 산속의 합숙소에서 다른 작업원들과 함께 먹고자면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 노래를 매우 잘 부르는 사람이 있는데, 잠꼬대로 민요를 노래하는 일도 종종 있었답니다. 무려 잠꼬대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훌륭한 노래를 뽑았다고... 주위에서 자고 있는 동료들도 잠이 깨었더라도 화내기는 커녕 그냥 감상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첫 소절을 부르면서, 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깊은 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날 밤에는 곁에서 듣고 있던 사람이 첫 소절이 끝나자마자 합을 맞추어 추임새를 넣어 보았다고... 그러자 잠꼬대 민요의 남자는 두 번째 소절을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걸 재미있다고 생각한 주위 사람들은 차례 차례로 추임새를 넣었..
(*사경: 불경을 베껴 적는 일) 친구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친구 A가 사경을 시작하면 반드시 다른 친구 B에게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친구 B의 집은 상당히 역사가 깊은 집이고, 창고가 세개나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본채에서 가까우면서 연결되어있는 창고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쪽에 들어가 버렸는지 확인하러 갔는데, 무언가를 긁는 소리와 함께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역시 고양이가 들어가서 못나오고 있는거구나 하고 불쌍하니까 꺼내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창고에 다가가는데, 점점 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왔다고 합니다. 동물의 울음 소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우~. 우으~"하는 신음소리. 긁는 소리도 고양이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라 더 크고 무거운 느낌. 하지만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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