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년의 초여름이었다. 나는 오컬트 스승과 함께 산을 향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이 손에 들어 올 것 같거든.”이라고 말해서 어슬렁어슬렁 따라는 왔는데, 그의 ‘재미있다’는 일반 사람과 사용법이 다르므로 처음부터 각오는 했지만, 가는 곳이 절이라는 것을 알고 더욱 긴장이 되어왔다. 뭐라더라, 지인의 절이라고 했던가. 그 쪽에서 연락이 온 것 같았다. 시내에서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왔을까. 스승이 ‘여기다’라고 말하며 갑자기 차를 세웠다. 주위는 밭으로 둘러싸여있었고 산 틈 사이로 오후의 상쾌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낡아빠진 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작은 규모의 삼나무 숲 너머로 본당이 있는 것이 보였고 옆에 꾸며진 정원에는 탁한 못이 소리도 없이 파문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진종의 절이야..
대학 1학년때 이야기다.그 무렵 아파트에서 자취를 하던 나는 잘 때 늘 꼬마전구를 켜고 잤다.본가에 있을 때는 그조차도 켜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아파트에 하나 밖에 없는 베란다쪽 창문에는 두꺼운 커튼이 달려있었는데 밤에는 언제나 커튼을 빈틈없이 여몄다.그래서 꼬마전구까지 꺼버리면 밤중에 잠에서 깼을 때 주변이 온통 캄캄한데, 그 속에서 전등끈을 찾기 위해서도 손을 더듬는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그게 싫었던 거겠지. 어느 날 밤, 늘 그렇듯 불을 끄고 꼬마전구만 켠 채로 침대에 드러누워 잠들었다.심야 12시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때부터 얼마나 잠들었던 것일까.의식의 공백기간이 갑자기 끝나고, 머리가 반쯤 각성했다. 눈을 뜨는 것으로 자신이 깨어났다는 것을 알았다. 주변은 밤바다의 바닥처럼 조용했다..
스승과 길을 걷고 있었는데, 초등학생 한 무리와 스쳐지나갔다. 집단 하교인걸까. 모두 란도셀을 매고 있었다. 노래가 들린다. “1학년이 된다면 1학년이 된다면 친구 100명 만들 수 있을까 100명이서 먹고 싶구나 후지산 위에서 주먹밥을 우적 우적 우적하고“ 나도 모르게 흐뭇한 얼굴이 되었다. 초등학교 1학년일까. 걸어가면서 모두 목소리를 하나로 하여 노래 부르고 있었다. 나랑 똑같이 그 쪽으로 시선이 향하였던 스승이었지만, 왠지 상태가 이상하다. 왜 그러신가요, 라고 묻자 “저 노래, 싫어하거든.” 라는 답변. 기분 탓인지 얼굴도 창백해진 것 같다. “왜인가요?” “.... 무섭거든.” 무서워? 저런 귀여운 노래가? 그렇지만 장난이 아니라고 하는 듯, 그 얼굴은 어디까지나 진지하다. “어릴 적부터의 트..
대학 2학년의 봄이었다. 근처를 지나가는 김에, 오컬트 스승의 집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 아파트 문을 노크하고 열자, 방 안에는 스승이 다다미 위에 앉아 무엇인가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다가가자, 뒤를 돌아본 채의 스승과 눈이 마주쳤다. “여어” 탁상 거울이라고 하기에는 크고, 전신 거울이라고 하기에는 작은 어중간한 크기의 거울이었다. 살짝 기분나쁜 예감이 들었다. “거울입니까.” 라고 물어볼 필요도 없는 것을 묻자, “응”이라고 끄덕이고 거울에서 시선을 돌려 정면을 물끄러미 보았다. 나는 그 옆에 앉아 그런 스승을 아무 말 없이 관찰한다. 뭘 하고 있는 걸까. 일단 평범하게 생각하자면, 오컬트스러운 사연 있는 거울을 입수해서 만족해하는 모습.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그냥 자기 얼굴을 보고 ..
대학 1학년의 봄이었다.휴일에 나는 혼자 시내로 나가 백화점에서 자취생활을 위해 필요한 잡다한 것들을 샀다. 계산을 한 후에 서점이라도 들렀다 갈까라고 생각하면서 화장실을 찾는다.천장에 달려 있는 남, 녀 마크에 의지해서 어슬렁거리다가, 이윽고 구석 방향에서 마지막 화살표를 찾아냈다.골목을 돌자, 평평한 벽에 둘러싸인 통로가 있는데, 거기에 도중에 몇 번이고 길이 꺾여 있어 결국 화장실에 도착할 쯤 되자 사람의 기척이 완전히 없어져버렸다.시끌벅적한 특유의 소란함이 저 멀리 사라지고 내 발소리만이 크고 시끄럽게 울렸다.문득, 스승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그 백화점 4층의 화장실에서, 나온다더라.’오컬트 스승이 말하는 것이다. 물론 바퀴벌레나 그런 게 아니겠지.나는 여기가 4층이었다는 기억을 떠올리고는..
발렌타인 데이같은 걸 생각해낸 바보는 폭발해버리면 좋을 텐데. 발렌타인 데이에 초○렛을 선물하고 떠들며 기뻐하는 커플들도 폭발해리면 좋을 텐데. 초○렛같은게 있을 리가 없는데, 책상 안을 뒤지다 일부러 화장실 같은데 가서, 또 돌아와서 찾는다, 라고 하는 슬픈 학창시절을 보낸 옛 기억 따위 폭발해버리면 좋을 텐데. 2월 14일에 10월 10일을 더하면 12월 24일이니까, 그 날이 생일이라고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을 하나로 받는다, 라고 울부짖던 그 아이는, 그런 거겠지, 같은 걸 생각하며 왠지 흥분했던 그 때의 기억도 폭발해버리면 좋을 텐데. 어쨌든 발렌타인 데이가 폭발해버린다면 좋아. 같은 걸 서클 부실에서 열렬히 말하고 있으니, 웬일로 코타츠에 얌전히 앉아있던 아루쿠씨라고 하는 유령부원 선배가..
레이코씨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머리를 감쌌다. 미캇치씨도 눈의 초점이 맞지 않다.“전에 갔던 온천여행, 그 인형이 가방에서 나온 것을 본 것은 그녀 외에는 너 뿐이야. 그것은 정말 그 인형이었나?”스승의 질문에 미캇치씨는 낭패한 얼굴로 “아, 그렇지만”이라고 우물댔다. 그리고 “어?어?”라며 양손을 자신의 머리에 대고 반복한다.“인형을 그렸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해서 그렸는지, 지금 설명할 수 있나.”“어? 거짓말? 어라?”미캇치씨가 지금도 무너져내릴 것 같이 조그맣게 떨면서, 아무것도 말하지 못했다.“그 사진 가지고 와.” 라는 스승의 속삭임에 재빠르게 따라, 금세 나는 세 사람 앞에 사진을 가져와 내밀었다.“나는 그 인형을 그렸다고 하는 그림의 기모노의 옷깃을 보고 이상하다고 여겼어. 그건 ..
“열차에 타고 가는데, 처음에는 4명자리가 비어있지 않아서 2인 좌석에 나랑 레이코가 앉았어. 계속 수다를 떨었는데, 1시간 정도 있다가 가져오겠다고 한 책의 이야기가 되었어. 레이코가 가방 안을 뒤지더니, 아, 잘못 가져왔다, 라고 하는거야. 뭐야~? 다른 책 가져온 거야~?라고 물으니까 말야.”침을 삼킨 후 말한다.“스윽하고 가방에서 그 인형을 꺼내며 '책이랑 헷갈렸다'라고 하는거야……”나는 그것을 듣고 아까 갤러리에서는 느끼지 못한, 소름이 돋는 감각을 느꼈다.“별로 머리가 이상한 애는 아냐. 그 여행에서는 그거 이외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거든. 단지, 뭐지, 그거. 인형에는 혼이 머문다고 하잖아.” 그것에 씌인 것 같은…… 미캇치씨가 뒤에 말하지 못한 것을 머릿속에서 보완하며, 나는 스승을 보았..
인형에 얽힌 이야기를 하지. 대학 2학년의 봄이었다.당시 다니고 있었던 지방 오컬트 포럼의 주요 멤버 중에 미캇치라고 하는 여성이 있었다. 유쾌하다고 해야하나 부산스러운 사람으로, 오프 모임에서는 늘 중심적 인물이 되어 놀고 있었는데, 그녀가 언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지금, 친구들과 합동전시회하고 있는데 보러 오지 않을래?”대학 선배인 그녀는(캠퍼스 안에서 만난 적은 거의 없지만) 미술 과정을 다니고 있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아직 작품을 보여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좋아요.”라고 말하면서도, 문득 주위에 사람이 많다는 것이 신경쓰였다. 술집 오프 모임이 한창일 때, 어째서 나만 초대하는 것인가. 확실히 자주 오프에서 만나지만, 그 정도로 그녀와 친한 것도 아니었다. 포럼 주요 멤버..
스승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대학에 막 들어왔을 때 쯤, 학과의 선배들이 주최하는 신입환영회가 있었다.역 근처에 있는 번화가에서 1차는 샤브샤브 뷔페. 2차는 OB가 하는 독일식 술집으로, 나는 맥주를 엄청나게 마셨다. 3차는 어디로 갔는지 기억도 않는다.완전히 취해서, 또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하고 들떠있는 사람들에게서 어떻게든 도망쳤을 때는 밤 12시가 가까웠던 것 같다.나처럼 취해서 걸어가고 있는 정장을 입은 남자와 그에 기대듯 안겨있는 여자, 길거리에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 부르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무리, 전신주 밑에 앉아있는 젊은 사람의 등을 쓰다듬어주는 몇 명의 일행…… 나는 이런 지극히도 평범한 번화가 풍경을 지나가 역 방향으로 향하여, 액체같이 형태가 흐늘 해진 다리를 질책하며 걸어갔다.앞치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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