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끝낸 소녀가 숨을 삼키는 것처럼 작은 소리를 냈다. 오싹했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였다. 그녀의 이야기 대로라면, 조부의 사인은 토사물이 목에 막혀 질식사한 것이겠지. 그 모습을 볼 때, 그 시점에서 사망했을 것은 확실하다. 그 시체의 목에서 소리가 나고, 두고 나온 주머니는 사라지고 장롱은 원래대로 정리되어 있었다. 이런 일로부터 도출되는 상황은, 어떻게 생각해도 으스스한 상상뿐이었다. 만약 조부가 살아있었다면, 그녀는 그 눈 앞에서 그를 살리려고도 하지 않고 소중하게 보관하던 유품인 반지를 훔쳤던 것이다. 그 후, 머지 않아 정말로 숨이 끊어져버릴 조부의 임종에, 터무니 없는 나쁜 짓을 해버린 것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조이는 듯 아팠다. 그리고 만약 조부가 처음부터 죽어..
소녀는 그 어두운 복도가 싫었다.기분 나쁜 곰팡이 냄새가 벽이나 바닥에 찌들어있는 것 같아서 항상 숨을 참고 그곳을 지나갔다.그 복도 끝에는 할아버지의 방이 있었다. 소녀가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거기서 누워있었다.다리가 안 좋다고 들었지만, 왜 안 좋아졌는지는 모른다.예전에는 목수의 동량이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해줬기 때문에, 아마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다.방에 찾아가면, 할아버지께서는 항상 기뻐하면서 얘기를 해주시거나 과자를 주시거나, 가끔은 용돈을 주시는 일도 있었다.그런 걸 엄마한테 들키면 혼나는 것은 할아버지였다.그래도 "요즘 며느리는 말버릇이 돼먹지를 못했어" 하면서 투덜투덜거리며 기죽지 않고,그런 일이 있는 밤이면 아프다 아프다 하고 소란을 피우며 기분이 풀릴..
대학교 1학년 봄이었다.그 무렵 나는, 예전부터 흥미를 갖고 있었던 유령 따위의 오컬트 이야기와 관련해서,독특하고 강렬한 개성을 흩뿌리던 동아리 선배에게 심취해 있었다.아니, 심취라고 하기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무서운 걸 봤다, 는 것 같은 것이었을까.스승이라고 부르며 따르고 있던 그에게서, 어느 날 이런 말을 들었다.「별을 보는 소녀를 보고 와」별을 보는 소녀?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금방 그런 이름의 괴담을 떠올린다. 괴담이라고 하기보다도 도시전설 종류일 지도 모른다.「어디로 가면 되나요」라고 물어봤지만, 대답해주지 않는다.무언가의 테스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힌트는 주지 않겠다는 건가.「알겠어요」 그렇게 말하고 거리로 나왔지만,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에 막 입학한 참이라 근처 지리도 잘 모른다. 커..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미술 시간에 '자신의 가족을 그려라'는 과제가 나왔다.다들 이야기를 하면서 색연필로 도화지 가득 그림을 그렸다.들판에 아버지와 어머니와 여자애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서 있는 그림.미끄럼틀 같은 것을 타고 놀고 있는 어린애 둘을 아버지와 어머니가 보고 있는 그림.아버지와 어머니 뿐 아니라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함께 늘어서 있는 그림.기르고 있는 고양이나 개도 함께 그리고 있는 아이가 많았다.그 연배의 아이들은 애완동물도 가족의 일원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리라.수업이 끝나고 다 그린 작품을 하나하나 보고 있던 선생님은 문득 어떤 아이가 그린 그림에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것은 반에서도 어른스럽고 눈에 띄지 않는 남자아이가 그린 것으로, 겉보기에는 여러가지 색의 색연필을 풍부하게 사용해 떠들..
자, 괴담은 아닌데 이런것은 어때? 오컬트를 엄청 좋아하는 나는 알고있던 서클의 선후배에게 무절제하게 '뭔가 없어? 무서운 이야기' 라고 묻고다니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나의 역대의 여자친구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전원 그런 심령체험은 1번만 했다고 말했다.그것이 이상한 유사점이었다. 첫번째 사람이 '엄마와 함께 쇼핑을 하러 갔을 때, 길가에 소인이 춤추는 것을 봤어'두번째 사람이 '북해도에 친구와 여행을 갔을 때, 코로봇쿠로(훗카이도 전설속의 난쟁이)의 사체를 봤어'세번째 사람이 '가위눌리고 있을 때, 소인같은 꼬마 여자아이가 배 위에 타고있었어.' 죄다 소인이 나왔다.불가사의하다. 4년정도 전에 나의 오컬트 스승이 '최근 소인을 보는 패턴의 괴담이 늘고있어. 5미리의 여자의 종류도 그 변형이다. 별로..
대학교 1학년의 봄. 휴일에 나는 자전거로 시내에 나와 있었다. 아직 새로운 거리에 익숙하지 않았던 무렵이라서 보세집 같은 가게를 몰랐던 나는, 일단 중심가의 커다란 백화점에 들어가 남성복 등을 둘러보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입점해 있는 가게들 중에 작은 애완동물샵이 있어서 별 생각 없이 다가갔더니 본 적이 있는 사람이 햄스터 코너에 있었다. 허리를 굽히고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작은 동물의 움직임을 열심히 눈으로 쫓고 있었다. 순간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금새 얼마 전에 오프모임에서 만난 사람인 걸 알았다. 지역 오컬트계 인터넷 게시판에 드나들지 시작했던 무렵이었다. 그녀도 이쪽의 시선을 알아챈 듯, 고개를 들었다. "아, 얼마 전의." "아, 안녕하세요." 일단 그런 인사를 나누었지만, 그녀가 검..
갑자기 스승의 호흡음이 멈췄다.내 뺨을 미지근한 바람이 스치고 간다.시간이 멈춰버린 듯, 스승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보고 있다.정면에 보이는 벽에 네모나게 구멍이 나있다.구멍은 양팔을 벌린 정도의 폭으로, 둘레엔 나무로 된 틀이 있다.창문이다.그렇게 생각한 순간, 무수한 손이 온몸을 기어오르는 듯한 기분 나쁜 감각에 휩싸인다.창문에는 격자문이 대어져 있다.그 격자와 격자 사이의 좁은 틈으로 건너편 풍경이 희미하게 보인다.스승이 천천히 다가간다.흔들리는 손전등 빛이 격자와 그 틈새의 요상한 줄무늬를 비추고 있다.스승이 창가에 서서 천천히 숨을 내쉰다.나도 뭔가에 홀린 듯 걸음을 옮겨 스승의 옆에 선다.격자 틈새로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그 건너편에는 어두운 공간이 펼쳐져 있다.어둡지만, 완전한 어둠은 ..
“야, 이것 좀 봐봐. 쌓인 먼지랑 그을음에 희미하게 밟고 지나간 흔적이 있어.”“그야, 이 집 사람이 옛날에 왔다 갔다 했을 테니까요.”“하지만 위에서 본 집 상태는 완전 폐허였으니 이 계단도 사용 안한지 꽤 되었을 거라고. 그을음이야 그렇다 쳐도 먼지는 쌓여있어야 할 거 아냐. 그 위에 어떻게 발자국이 찍히지?”누군가 이 아래에 있는 건가.지금도 여기를 오르내리는 사람이 있는 것일까.‘이 세상 것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신음소리가 들린다’라는 소문. 그것은 이 계단을 빠져나가는 바람소리가 아니었다는 건가.아니, 그때 나는 동시에 전혀 다른 것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것은 방향을 꺾는 횟수를 세고 있는 동안 뇌리에 스친 불길한 생각이다. 몇 번인가 떨쳐내려 했지만 지금 눈앞의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희..
스승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전공은 불교미술이다. 오래된 상가 같은 건 수비범위가 아니다.“그래도 분명히, 이런 걸 토오리니와(*通り庭 입구에서 뒷문까지 이어지는 통로 같은 걸로, 오사카지방의 상가에선 일반적인 구조였다고 함)라고 해요. 이쪽이 객실이고.”나는 뼈대만 남은 장지문을 가리켰다. 이어서, 우리가 들어온 뒷문과 반대방향의 안쪽을 가리키며,“저쪽이 가게겠네요.”라고 말했다.스승은 ‘호오.’하고 말하며 장지문을 열어젖히고 먼지가 쌓인 다다미방으로 들어섰다. 물론 신발을 신은 채로.살림살이 종류는 전혀 없는 휑한 방이었다. 썩은 다다미만이 역한 냄새를 풍기며 먼지를 날리고 있었다.“이 이상 들어가면 푹 꺼질 것 같아.”스승은 그 자리에 서서 벽을 비춘다. 흙색 벽에는 판자를 덧댄 상좌 위쪽으로 족자..
들은 이야기이다. “재밌는 이야기를 입수했어.”스승은 목소리를 낮추며 그렇게 말했다.내 오컬트 길에의 스승이다. 재밌는 이야기..라고 하는 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현(*우리나라의 도 ex.경기도, 강원도) 경계 부근의 마을에 오래된 상가(*어감은 옛날 가겟집정도일까 :Q) 터가 있는데, 거의 폐가나 마찬가지지만 아직 건물은 남아 있어. 누구 소유의 건물인지는 모르겠지만 허물지도 않고 방치되어 있지. 그런데 한밤중이면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집에서 이 세상 것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신음소리가 들려온다는 소문이 돌아서 말이야. 그 지역 사람들은 무서워서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아. 어때, 흥미가 좀 생겨?”대학교 2학년 여름이었다.흥미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단지 그때의 나는, ‘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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