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이상한 말을 하길래,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철탑이라고” 대학 1학년의 가을 즈음이었을 것이다.당시의 나는 서클 선배이기도 한 오컬트길의 스승에게 오컬트의 기초를 배우고 있었다.진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개중에는 스승에게서밖에는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그 때도, 텟토-(*주: ‘철탑’의 일본어 발음)라는 단어의 의미를 순간적으로 모르겠어서 되물었던 것이었다. “철탑. 텟, 토, 우. 철로 만든 탑. 아이언... 뭐지, 필라? 어쨌든 본 적 없으려나. 밤중에 올려다보면 꽤 있어” 스승이 말하기로는, 교외의 철탑에 밤에 가면 인간의 유령이 그 위를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어째서 유령은 철탑에 오르는가.그런 의문 이전에 유령이 철탑에 오른다는 전제가 내 안에는..
대학 1년째에 처음 맞은 가을.오컬트 쪽 인터넷 지인들과 ‘합숙’이라는 명목으로 오프 모임을 가졌다.산속의 야영지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산장에서 묵기로 한 것이다.오프 모임은 보통 때에도 자주 가졌지만, 1박을 하게 되면 여성이 많은 것도 있고 해서이상한 멤버를 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극히 내밀한 중심 멤버들만 모인 합숙이 되었다.참가자는 리더격인 CoCo씨, 쿄스케씨, 미캇치씨 등 여성 일행에, 나를 포함한 합계 4명.결국 나는 짐꾼 겸 육체노동 담당인 셈이지만, 불러줬다는 사실이 기뻤다.일정은 1박 2일.렌트카를 빌려서 갔는데, 성수기가 아닌 덕분에 야영지는 비교적 비어 있어서,신선한 공기를 마실 대로 마시고, 길고양이도 마음대로 만지는 등 제멋대로 할 수 있었을 터이지만,미캇치씨가 ..
대학 1년째 여름.“사차원 비탈길”이라고 하는, 그 지방에서는 나름 유명한 심령 스포트에 도전했다.소문에는, 밤에 그 비탈길에서 기어를 뉴트럴에 놓으면 차가 비탈길을 올라간다는 것이다.그 소문을 듣고 나는 갑자기 흥분했다.정말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유령 스포트와는 다르다.차가 움직인다고 하니까, 뭔가 굉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그렇다고는 해도 혼자서는 무섭기 때문에, 선배를 두 명 꼬셨다. 밤 1시.나는 인기척이 없는 가장 가까운 역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옆에는 내가 스승으로 받드는 괴짜 오컬트 매니아.역시 멍하니 서 있다.평소 같으면 내가 그런 이야기를 가지고 가면, 즉단즉결로 “그럼 가자” 고 하는 사람이지만,그 때는 가장 중요한 차가 없었다.스승의 애차인 고물 경자동차는 원인 불..
대학 2학년 여름 방학 때, 아는 사람의 고향에 따라갔다.꼭 같이 와줘, 라고 말하길래 따라 간 건데,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면서 8시간이나 걸린 데에는 질려버렸다.아는 사람이라는 것은 대학에서 만난 오컬트를 좋아하는 선배로,나는 스승이라고 부르며 경외하기도 했고 바보 취급하기도 했다.그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오라’고 하는데 가지 않을 수는 없다.결국 무서운 게 보고 싶은 거였다. 현 가장자리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로, 고도가 높아서 여름인데도 서늘하다.울타리로 둘러싸인 단층집에 도착하자, 아주머니가 나와 ‘친척이야’ 라고 소개되었다.스승은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그 집 사람들로부터는 묘하게 어색함을 느껴 마음이 불편했다.준비해준 방에 짐을 풀고, 나는 스승에게 그 점에 대해서 티 안 나게 물어보았다...
지칠대로 지쳐 마지막 기력을 쥐어 짜내어 자전거를 달리던 나는 집까지 얼마 남지 않은 곳까지 온 상태였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으로 힘이 빠질 것만 같은 다리를 질타해가며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양 쪽에 집이 늘어선 주택가였지만 가로등의 수가 부족한 건지 밤에 지나가면 조금 초조해지곤 하는 부근이었다.그 어두운 밤길 저 너머로 녹색 빛이 보인다.공중전화 부스다. 어렸을 적의 경험 때문에 귀신 전화라고 부르고 있는 그 부스.지금, 그 전화부스에서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DiLiLiLiLiLiLi……DiLiLiLiLiLiLi……하고, 숨을 쉬는 듯.그걸 알아차렸을 때 한 순간 가슴이 두근하고 울렸지만 금세 그 정체를 짐작해낸다.또..
어둡다. 어두운 기분. 진흙탕 밑바닥에 가라앉는 듯한 감각. 나는 이상하게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있었다. 어질러진 벽가에 가만히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바깥에서 발 소리가 들려와 나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현관에 서서, 문에 귀를 대고 숨을 죽인다. 어두운 기분. 죽여버리고 싶은 기분. 발소리가 밑쪽에서 올라오고 있다. 나는 그게 엄마의 발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마침내 그 소리가 문 앞에서 멈춘다. 똑똑똑 문을 두들기는 진동. 발돋움을 하고 체인을 벗긴다. 그리고 잠금장치를 찰카닥 연다. 손에는 단단한 것. 내 손에 딱 맞는 조그마한 날붙이. 문이 열리고, 슬그머니 창백한 얼굴이 들여다본다. 엄마의 얼굴. 본 적이 없는 표정. 보고 싶지 않은 표정. 문 너머, 엄마의 등 너머로 달이 보인..
그 날 방과 후에 나는 3학년 교실로 향했다.폴터가이스트 현상의 책을 빌려준 선배를 만나기 위해서다. 선배의 반은 복도에서 이름을 대고 물어보자 금방 알 수 있었다.선배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오,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주더니만, 자리에 가니 금세 양 손을 얼굴 앞에 맞대고 사과했다.「미안, 지금 동아리에 가야 해.」 검도는 그만두신 거 아니냐고 물어보니 「문화계~」라며 트럼펫을 부는 시늉을 한다. 취주악부나 뭐 그런 데에 들어간 모양이다.「딱 하나만 가르쳐주세요.」 나에게 「뭐, 일단 앉아봐.」라며 가까운 자리에서 의자를 끌어온다. 주위에서는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나를 신기한 듯이 힐끗힐끗 보고 있다.조금은 시간을 내 줄 것 같았기에 순서대로 물어보기로 했다.「선배님네 집에서..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크레이프를 먹으면서 상점가 길에서 방황하고 있었다.석양이 벽돌로 포장된 길을 물들여 이런저런 모양의 그림자가 보인다. 길 가는 사람들의 옆 모습은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 못하는 것만 같았다. 모두 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여자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앞을 스쳐지나간다.숨을 내쉬고는 마지막 한 입을 갉아 먹는다. 그 어떤 사람의 표정도 내 마음을 투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로르샤하테스트다. 웃는 얼굴을 제외하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 따위 원체 없으니까.결국 그 도서관에서 책이 낙하한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이런 일들이 어제, 즉 수요일부터 오늘까지 마을의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고 있..
무서운 꿈을 꾸고 있었던 듯하다.아침 햇살이 이상하게 더 성가시게 느껴진다.천장을 올려다보며 양 손을 머리 위로 뻗어 기지개를 켠다. 자기 자신이 기분 나쁜 땀을 흘리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챈다.이불을 걷어 차내고 몸을 일으킨다.꿈의 잔재가 아직도 머릿 속에 남아 있다. 현실의 눈은 감겨 있었는데도 시각 정보로서 기억에 새겨진 꿈 속의 광경. 지금까지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오늘은 무척이나 기묘한 것처럼 느껴졌다. 꿈 속의 나는 이상하게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었다. 흐트러진 벽에, 가만히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려와 나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현관에 서서, 문에 귀를 대고 숨을 죽인다. 발 소리가 아래서부터 올라온다. 나는 그 발소리가 엄마라는 것을 알..
무서운 꿈을 꾸고 있었던 듯하다.아침 햇살이 이상하게 더 성가시게 느껴진다.천장을 올려다보며 양 손을 머리 위로 뻗어 기지개를 켠다. 자기 자신이 기분 나쁜 땀을 흘리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챈다.이불을 걷어 차내고 몸을 일으킨다.꿈의 잔재가 아직도 머릿 속에 남아 있다. 현실의 눈은 감겨 있었는데도 시각 정보로서 기억에 새겨진 꿈 속의 광경. 지금까지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오늘은 무척이나 기묘한 것처럼 느껴졌다. 꿈 속의 나는 이상하게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었다. 흐트러진 벽에, 가만히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려와 나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현관에 서서, 문에 귀를 대고 숨을 죽인다. 발 소리가 아래서부터 올라온다. 나는 그 발소리가 엄마라는 것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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