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의 봄이었다.휴일에 나는 혼자 시내로 나가 백화점에서 자취생활을 위해 필요한 잡다한 것들을 샀다. 계산을 한 후에 서점이라도 들렀다 갈까라고 생각하면서 화장실을 찾는다.천장에 달려 있는 남, 녀 마크에 의지해서 어슬렁거리다가, 이윽고 구석 방향에서 마지막 화살표를 찾아냈다.골목을 돌자, 평평한 벽에 둘러싸인 통로가 있는데, 거기에 도중에 몇 번이고 길이 꺾여 있어 결국 화장실에 도착할 쯤 되자 사람의 기척이 완전히 없어져버렸다.시끌벅적한 특유의 소란함이 저 멀리 사라지고 내 발소리만이 크고 시끄럽게 울렸다.문득, 스승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그 백화점 4층의 화장실에서, 나온다더라.’오컬트 스승이 말하는 것이다. 물론 바퀴벌레나 그런 게 아니겠지.나는 여기가 4층이었다는 기억을 떠올리고는..
발렌타인 데이같은 걸 생각해낸 바보는 폭발해버리면 좋을 텐데. 발렌타인 데이에 초○렛을 선물하고 떠들며 기뻐하는 커플들도 폭발해리면 좋을 텐데. 초○렛같은게 있을 리가 없는데, 책상 안을 뒤지다 일부러 화장실 같은데 가서, 또 돌아와서 찾는다, 라고 하는 슬픈 학창시절을 보낸 옛 기억 따위 폭발해버리면 좋을 텐데. 2월 14일에 10월 10일을 더하면 12월 24일이니까, 그 날이 생일이라고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을 하나로 받는다, 라고 울부짖던 그 아이는, 그런 거겠지, 같은 걸 생각하며 왠지 흥분했던 그 때의 기억도 폭발해버리면 좋을 텐데. 어쨌든 발렌타인 데이가 폭발해버린다면 좋아. 같은 걸 서클 부실에서 열렬히 말하고 있으니, 웬일로 코타츠에 얌전히 앉아있던 아루쿠씨라고 하는 유령부원 선배가..
레이코씨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머리를 감쌌다. 미캇치씨도 눈의 초점이 맞지 않다.“전에 갔던 온천여행, 그 인형이 가방에서 나온 것을 본 것은 그녀 외에는 너 뿐이야. 그것은 정말 그 인형이었나?”스승의 질문에 미캇치씨는 낭패한 얼굴로 “아, 그렇지만”이라고 우물댔다. 그리고 “어?어?”라며 양손을 자신의 머리에 대고 반복한다.“인형을 그렸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해서 그렸는지, 지금 설명할 수 있나.”“어? 거짓말? 어라?”미캇치씨가 지금도 무너져내릴 것 같이 조그맣게 떨면서, 아무것도 말하지 못했다.“그 사진 가지고 와.” 라는 스승의 속삭임에 재빠르게 따라, 금세 나는 세 사람 앞에 사진을 가져와 내밀었다.“나는 그 인형을 그렸다고 하는 그림의 기모노의 옷깃을 보고 이상하다고 여겼어. 그건 ..
“열차에 타고 가는데, 처음에는 4명자리가 비어있지 않아서 2인 좌석에 나랑 레이코가 앉았어. 계속 수다를 떨었는데, 1시간 정도 있다가 가져오겠다고 한 책의 이야기가 되었어. 레이코가 가방 안을 뒤지더니, 아, 잘못 가져왔다, 라고 하는거야. 뭐야~? 다른 책 가져온 거야~?라고 물으니까 말야.”침을 삼킨 후 말한다.“스윽하고 가방에서 그 인형을 꺼내며 '책이랑 헷갈렸다'라고 하는거야……”나는 그것을 듣고 아까 갤러리에서는 느끼지 못한, 소름이 돋는 감각을 느꼈다.“별로 머리가 이상한 애는 아냐. 그 여행에서는 그거 이외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거든. 단지, 뭐지, 그거. 인형에는 혼이 머문다고 하잖아.” 그것에 씌인 것 같은…… 미캇치씨가 뒤에 말하지 못한 것을 머릿속에서 보완하며, 나는 스승을 보았..
인형에 얽힌 이야기를 하지. 대학 2학년의 봄이었다.당시 다니고 있었던 지방 오컬트 포럼의 주요 멤버 중에 미캇치라고 하는 여성이 있었다. 유쾌하다고 해야하나 부산스러운 사람으로, 오프 모임에서는 늘 중심적 인물이 되어 놀고 있었는데, 그녀가 언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지금, 친구들과 합동전시회하고 있는데 보러 오지 않을래?”대학 선배인 그녀는(캠퍼스 안에서 만난 적은 거의 없지만) 미술 과정을 다니고 있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아직 작품을 보여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좋아요.”라고 말하면서도, 문득 주위에 사람이 많다는 것이 신경쓰였다. 술집 오프 모임이 한창일 때, 어째서 나만 초대하는 것인가. 확실히 자주 오프에서 만나지만, 그 정도로 그녀와 친한 것도 아니었다. 포럼 주요 멤버..
스승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대학에 막 들어왔을 때 쯤, 학과의 선배들이 주최하는 신입환영회가 있었다.역 근처에 있는 번화가에서 1차는 샤브샤브 뷔페. 2차는 OB가 하는 독일식 술집으로, 나는 맥주를 엄청나게 마셨다. 3차는 어디로 갔는지 기억도 않는다.완전히 취해서, 또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하고 들떠있는 사람들에게서 어떻게든 도망쳤을 때는 밤 12시가 가까웠던 것 같다.나처럼 취해서 걸어가고 있는 정장을 입은 남자와 그에 기대듯 안겨있는 여자, 길거리에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 부르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무리, 전신주 밑에 앉아있는 젊은 사람의 등을 쓰다듬어주는 몇 명의 일행…… 나는 이런 지극히도 평범한 번화가 풍경을 지나가 역 방향으로 향하여, 액체같이 형태가 흐늘 해진 다리를 질책하며 걸어갔다.앞치마를..
대학 1학년 겨울. 나는 당시 참가하고 있었던 지역 중심 오컬트 포럼의 모임에 불리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보지 못한 것인지 그 오프 모임의 정보를 모른 채로 집에서 멍하게 있었을 때 즘에 전화가 걸려왔다.“오지 않는 건가.”쿄스케라는 닉네임을 쓰는 선배로부터 고마우신 불림이 있었다. 나는 당황해서 나갈 준비를 하여 바로 집을 나왔다. 시간은 밤 8시. 향하는 곳은 colo씨라고 하는 포럼에서 중심적 인물의 맨션으로, 지금까지 몇 번인가 그녀의 집에서 오프 모임이 열린 적이 있었다.문을 열자, 이미 상당히 들뜬 분위기가 느껴져 왔다.“오 왔다. 왔어. 이리와. 빠~알~리~”미캇치라고 하는 여성이 높은 텐션으로 이쪽으로 손을 흔들었다. 방 안에는 이미 다섯 명이 있어서, 각각 주스를 테이블에 늘어놓거나..
대학 2학년의 겨울.오후 늦은 때, 자전거를 타고 유치원 앞을 지나가는 데, 아는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 페인트를 바른 낮은 벽 옆에 서서, 저 편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살고 있는 아파트가 가까워서 설마 했는데, 역시 내 오컬트 쪽의 스승이었다.어린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20대 중반 남자의 모습은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이쪽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아서, 골목길 근처에 자전거를 새운 채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곧 있어 선생한테 들킨 것 같아 “그게 아닙니다”라고 들리지도 않는 거리에서 변명을 하며 이쪽으로 도망쳐왔다.눈이 마주친 순간, 실로 낭패한 듯한 얼굴로 “그게 아니야”라고 말하였고, 다시 한 번 “그게 아니야”라고 말하며 골목길 담장 안쪽에 몸을 숨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제법 영감이 강한 편이어서 이런저런 이상한 것들을 보는 일이 자주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 나 이상으로 영감이 강한 사람을 만나 여기저기 같이 돌아다니다보니 이전보다 더 이상한 체험을 많이 하게 되었다. 영감이라는 것은 보다 강한 것에 다가가면 공진 현상을 일으키는 걸까. 언젠가 나는 스승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이 자기 머리에 손가락을 대며 “길이 생기는 거야”라고 말한 것을 떠올린다. 대학 2학년 여름. 그 때 나는 스승에게 소개받아 어떤 병원에서 사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거기서 사람의 죽음을 안 간호사가 죽은 자의 일부를 몸에 단 채 걸어 다니고 있는 것을 몇 번이고 보았다. 영안실 앞을 지나갈 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목소리가 말을 걸기도 했다. 그 이야기를 나에게 들은 스..
전에 어떤 가게에 들어가려고 했던 때, 자동문이 열리지 않은 적이 있다. 막 나왔던 문인데 돌아가려고 하니까 반응이 없다. 쓴 웃음을 지으며 다른 문으로 돌아 들어갔다. 이런 때일수록 다른 목격자도 없다. 어떤 의미에서 개인적인 경험이라 자조하며 생각한다.그때 문득 대학시절을 생각해냈다. 학생 때는 자동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자취생은 대부분 매일 3회 이상 편의점에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도 캠퍼스 근처에 있는 대학로라고 할 만한 곳에 살고 있었으므로 주변이 편의점 천지였다. 뭐가 재미있었는지 아침부터 밤까지 일이 있을 때마다 심심풀이로 들락날락거렸다.그런 때, 대학 1학년의 여름정도 부터였나 자동문이 열리지 않는 일이 많아졌다. 어제와 같은 편의점에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들어가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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